<<통일뉴스> 취재단은 북측 조선륙일오편집사와 민족화해협의회의 초청으로 7월 9-12일 방북해
북한 IT분야 교육시설 등을 참관, 취재했다.
이번 방북취재는 한국언론재단의 후원을 받았음을 밝혀둔다. /편집자 주


○ 평양 시민에게 복숭아 수송 작전


▲ 11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 복수아를 실은 트럭들이 모여 들었다.[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 2.5톤 트럭에 복숭아 박스가 가득 실려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조선인민군 창건일과 같은 국가 기념일마다 인민군 사열이 거행되는 김일성광장을 50여대의 대형 트럭이 가득 메웠다. 11일 오전 평양 전역에 복숭아 집중 수송 작전이 펼쳐진 것.

2.5톤 트럭에 어림잡아도 복숭아 백여 박스가 실렸다. 이 복숭아들은 황주 과수농장, 평양 인근 력포 과수종합농장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복숭아를 실은 트럭들이 모두 집결하자, 트럭은 배정된 지역으로 재빠르게 줄지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복숭아는 만경대구역, 중구역 등 각 구역별로 이동한 다음, 각 동마다 있는 과일남새상점으로 배분돼 각 세대별로 전달된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인민대학습당 관계자는 복숭아 철을 맞아 평양 인민들에게 복숭아 맛을 보이게 하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해 복숭아 철이면 복숭아, 사과 철이면 사과가 올라온다"며 "위원장님께서 이렇게 세심하게 철마다 과일을 공급하는 것을 알면 남측 사람들도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과일이 평양 시민에게 수송되는 장면은 북한 TV를 통해서도 방영된다고 한다.

○ 평양 시가지는 ‘아리랑’ 물결

▲ 10일 오후 인민대학습당 앞 김일성광장에서 평양 시민들과 학생들이 아리랑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8월초 ‘아리랑’ 공연을 앞두고 평양 시내 곳곳에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국가 창건 60주년을 맞아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외에도 ‘조국이여 번영하라’ 공연도 병행해 펼쳐질 예정이다.

10, 11일 평양시내 참관에 나선 <통일뉴스> 방북 취재단은 김일성광장, 김일성경기장 앞 공터, 4.25문화회관 광장, 전승광장 등에서 통일된 복장으로 줄을 맞춰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연습이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0일 개선문 참관지에서 바라다 보이는 김일성경기장 앞 연습장에선 여성 지휘자가 무슨 장면, 무슨 장면을 연이어 지시하자 대학생 참가자들이 일사분란하게 호응해 “역시 대학생들이라 빠르구만요”라고 말하는 등 연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으로 보였다.

밤 10시 평양시 참관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서야 연습을 마치고 무리지어 귀가하는 인파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 한 차례 소나기가 퍼부은 다음에도 아리랑 공연 연습은 계속 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11일 인민대학습당에서 내려다본 김일성광장에서 ‘아리랑’ 공연 연습 모습이 보이지 않아 궁금해 하던 차에 북측 한 관계자는 “마지막 단계여서 경기장에 들어가서 연습하는 단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공연이 열릴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에서 본연습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2008년판 ‘아리랑’은 8월 4일경에, ‘조국이여 번영하라’는 8월 중순경에 공연될 예정이다. ‘조국이여 번영하라’는 낮에, ‘아리랑’은 저녁에 공연되며 10월 중순경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의 관람객 모집도 이미 시작된 상태이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대외초청영접위원회’가 발간한 홍보책자에는 ‘아리랑’ 공연날짜가 “매해 8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로 명기돼 있고, 서장 아리랑, 1장 아리랑 민족, 2장 선군아리랑, 3장 행복의 아리랑, 4장 통일아리랑, 종장 강성부흥아리랑으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돼 있다.

특히 2008년도판 ‘아리랑’에는 영변의 비단아리랑이 새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시설로 이름나 있는 영변이 사실은 비단 산지라는 것이다. 북측에는 ‘영변의 비단처녀’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영변의 비단은 유명하다.

남측에서도 민간단체들이 ‘아리랑’ 관람을 추진 중에 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관람이 가능할지의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 교과서로 맺어진 특별한 인연

“현직 학교 교장들이 북측 학교를 방문한 것은 처음일 것입니다.”

▲ 이삼렬- 11일 오전 양각도국제호텔 로비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삼렬 사무총장과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다.
9일 중국 심양을 거쳐 조선민항기에 오를 때부터 <통일뉴스> 방북취재단과 일정을 같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이삼열 사무총장은 11일 오전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삼열 사무총장과 전성민 협력사업본부장 등은 공립학교를 대표한 서울사대부속여자중학교 이홍자 교장과 사립학교를 대표한 부산 남성여고 김용무 교장과 함께 방북해 10일 금성학원을 방문했고, 11일에는 평양제1중고등학교, 모란제1중고등학교를 방문한다.

이처럼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교육자들과 함께 방북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3년 전 북측 유네스코민족위원회로부터 교과서 인쇄기 지원을 요청받은 뒤 남측 대한교과서(주)를 통해 고속윤전기를 지원해 2006년 11월 마침내 시운전에 성공했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교과서 용지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길이 25m, 높이 3.8m의 대형 고속윤전기를 분해해 6개의 컨테이너에 실어 북송해 정상가동시키는 과정은 소설 한편으로도 부족할 숱한 난관에 부딪쳤다고 한다.

▲ 교장들 - 이삼렬 사무총장(가운데)과 함께 북측 학교를 방문한 김용무(왼쪽), 이홍자(우측) 교장.

이번 7월 초 200만톤 교과서 용지 지원사업에는 유네스코 협력학교들이 학생들의 성금을 모아 2천만원을 마련해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다고.

유네스코 협력학교인 부산 남성여고 김용무 교장은 “금성학원은 예술교육과 과학.컴퓨터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며 “남북 화해협력에 도움을 주는 유네스코를 통해 귀한 기회를 갖게 돼 교육자로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북한 핵실험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기술자들을 모두 철수시키지 않고 남겨 윤전기 기술교육을 시켜 마침내 시운전에 성공하고 이후 교과서를 찍어내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바뀌었지만 학생과 교육자의 교류는 중요하고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금성학원, 방북단에게 특별공연 선사

▲  10일 오후 평양 금성학원 학생들이 방북단을 위해 특별공연을 선사했다.[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북한 최고의 문화.예술 영재들을 길러내는 금성학원 학생들이 방북단을 위해 특별공연까지 선사했다.

11일 오후 <통일뉴스> 취재단뿐만 아니라 이어서 금성학원을 찾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방북단에게도 수준 높은 공연을 독자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방북단은 10여명, 무대 위에 오른 학생들은 30여명이었다. 관객보다 공연진이 더 많은 셈. 100여명의 학생들도 객석 뒤에서 방북단을 환영했다.

▲  금성학원 학생이 수업실에서 교원과 1:1 교습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재흥 기자]

소학년부터 중학교 6학년까지 최고 기량의 노래, 악기 공연을 선보인 학생들은 30여 분간 특별공연을 마치고 무대로 직접 내려와 방북단이 떠나는 길을 환송했다.

금성학원은 1966년 11월 11일 개교돼 4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문화.예술 영재양성 기관에 걸맞게 각종 시설들을 갖추고 있으며, 소학반(4년), 중학반(6년), 전문부(3년) 등으로 나뉜다.

<통일뉴스> 방북단이 금성학원을 들렀을 무렵, 금성학원 2층은 노랫소리, 피아노소리, 장구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학생들은 기초과목 수업을 끝내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0여개의 개별 연습실에서 교원들과 일 대 일 교육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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