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종로구 세종로 통일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선별없는 6.15민족통일대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민간통일행사에 대한 정부의 선별배제방침이 6.15공동선언 정신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6.15공동선언 이행과 선별배제 없는 6.15민족통일대회 보장을 촉구했다.

13일 오전 11시,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통일부) 앞에서 한국진보연대(상임공동대표 정광훈.오종렬.한상렬)를 비롯한 3개 단체가 소속 회원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선별배제 없는 6.15민족통일대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선핵포기'론에 기초한 '비핵개방3000'안을 내놓고 민족적 결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부정하면서 남북관계를 적대와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반북대결정책은 민간통일운동진영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올해 초 정부는 대북 민간지원 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였고, 교류협력기금지원도 축소하며 '돈'으로 활동을 통제하려 하였는가 하면, 반통일악법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선별 배제의 망령도 되살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규재 범민련 의장.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정부는 지난 4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진행되는 첫 남북 민간공동행사였던 남북청년학생대표자회의 참가자 42명 중 8명을 국가보안법상의 이유로 방북 불허를 통보한 바 있다.

방북이 불허된 명단에 2007년 '615민족대축전' 행사에 남측 대표로 평양을 방문한 이승호 한국청년단체협의회(이하 한청) 의장이 포함돼 정부의 근거 없는 선별배제방침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정부는 5월 남북언론단체대표자회의 참가자 중 5명에서 준법확약서를 요구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상임대표 김경호.양승동.정일용)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6월 15, 16일 양일 간 금강산에서 개최되는 '6.15민족통일대회'에도 정부의 불허 방침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남과 북의 협력과 대화를 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6.15공동선언, 10.4선언 실천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없는 대화와 협력이란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화해와 단합을 위한 민족공동의 통일행사에 반통일악법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다"면서 "반통일악법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여는 말에서 "8천만 민족이 조국통일을 기약하려는 민족통일대회에 대한 선별배제의 의미는 평화체제 무대에서 5천만 국민들을 제외시키는 처사"라며 "선별배제 금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 역시 규탄발언에서 "6.15선언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역사적인 선언이다"며 "정부가 6.15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에 근거를 둔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 했다. 그는 "남북 간 물적, 인적 교류가 헤아릴 수 없게 급증되고 있는데 정부는 오히려 이를 외면하고 남북기본합의서로 폄하하고 있다"면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옳게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일침을 놨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48시간 1인 농성'에 돌입하는 이승호 한청 의장은 이명박 정부의 '소통'의 부재에 대해 말을 꺼냈다. 이 의장은 "100만의 민중들과도 소통하지 않으려는 이명박 정권은 민족과도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며 "오직 미국과 (소통)하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그는 "선별배제 한다는 것은 사상과 정견을 떠나서 통일을 하자는 6.15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면서 "이는 누구는 참가하고 누구는 참가하지 않는 나뉨의 정신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승호 한청 의장은 6.15민족통일대회에 출발하는 15일 아침까지 48시간 1인 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선별배제방침이 6.15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부를 규탄했다.  [사진-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이승호 의장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외교통상부 앞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1인 농성에 앞서, 그는 "방북 불허가 14일 저녁쯤이 되면 거의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15일 민족통일대회로 떠나는 시간까지 이곳에서 1인 농성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1인 농성을 진행하면서 촛불문화제에도 가담할 생각이다"며 "6.15공동선언을 무시한다면 또 다른 100만의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 이 의장은 "통일을 배제하고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며 국민적 저항을 만드는데 한청은 앞장설 것이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승호 한청 의장,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 임방규 통일광장 대표, 박희진 한청 부의장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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