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 조상들은 '백약(百藥)이 무효(無效)'라고 표현했습니다.

'미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국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이명박 정부의 처지가 이와 같습니다. 장관 고시를 두 차례 연기하고, 미 무역대표부 대표의 서한을 받아오고, 대통령까지 나서 대국민담화를 했어도 '재협상'을 촉구하는 국민 여론은 요지부동입니다.

'한미FTA비준' 카드를 통한 '야3당 갈라치기, <PD수첩>에 대한 소송으로 상징되는 비판언론에 대한 다양한 압력과 '조.중.동'을 통한 '쇠고기협상 반대세력' 색칠하기, 검.경의 엄정대응 엄포 등 가용 수단이 모두 동원됐지만, 국민은 한술 더떠 광장에서 거리까지 진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0여명이 연행되고, 내각과 청와대, 여당, 그리고 국가정보원까지 가세한 공안당국이 다단계로 엄포를 놓았음에도 청계광장에서는 촛불이 계속 타오르고 있습니다. 또 당국의 '거리시위 불용 방침'을 비웃듯, 연 5일째 가두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길 가던 시민들도 이에 합세하는 형국입니다.

엄포도, 봉쇄도 통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내놓은 회유책은 모두 '국민 염장지르기'가 돼 버렸습니다. 어쩌면 이제 정부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한 가지 뿐인지도 모릅니다. 국민의 뜻에 기꺼이 굴복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재협상'에 나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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