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하루 앞둔 14일은 美쇠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국민주권’을 되찾자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과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정부간 ‘싸움’의 분기점이었다.

장관고시가 연기되면서 국민적 저항에 정부가 뒷걸음질을 치는 형국이지만, 이날 서울시청을 가득 메운 1만 2천여 촛불은 ‘이 정도로는 안 된다’는 눈치다.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美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1,700여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커뮤니티로 구성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만나 그 동안의 ‘싸움’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통일뉴스 : 장관 고시를 하루 앞둔 오늘(14일)이 분기점이었는데, 지금까지의 국민과 정부의 싸움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 우선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식탁의 안전 문제이다. 건강의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협상내용을 들여다보면 상식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건강을 우선시 하는 것보다 미국 정부의 환심을 사서 정권의 대미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치적 고려에서 나온 협상이라고 밖에 느낄 수 없는 졸속협상이다. 동물사료금지조치와 관련한 한 구석만 봐도 이 정부가 얼마나 허술한 협상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때문에 장관고시 연기는 국민들의 열기에 밀린 것이고 국민이 승리하는 과정이다.

다만, 장관고시 연기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다. 협상내용을 변동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것만으로 여론이 사그라지기를 기다린다면 정부는 어리석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원천적으로 잘못된 협상을 무효화 하고, 장관고시를 철회하고, 재협상을 선언하는 것이다. 미국과의 외교적 통상마찰을 감수할 용기라면, 그 용기를 낼 때가 지금이다. 지금은 효력을 갖지 않고, 국제협약이나 조약이 아닌 양해각서다. 물론 통상마찰은 있겠지만, '미안하다' 하면 끝나는 문제다. 통상이 이뤄져서 유통과정에서 합의에 없는 내용을 가지고, 수입을 중지한다면 통상마찰이 더 클 것이다.

美무역대표부 수전 슈워브 대표가 (가트 20조를) 인정한다고 얘기했지만, 그것은 어느 나라나 다 있는 것이다. 수입금지 조치를 양해한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우리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막을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지금 재협상에 나서는 것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여중고생의 참가가 두드러졌던 초반과 달리, 여중고생이 줄고 참가계층이 다양해졌다.

■ 양 측면이 있다. 여중고생이 줄어든 것은 교육부나 정부당국의 탄압, 이런 것으로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같은 경우 꾸준히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3-40대 참가가 많아졌다. 어린 학생들도 안전과 검역주권이 무너지는 것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참여하는데 ‘이대로 있어서 되겠나’ 하는 반성이 늘어나면서 가족단위, 3~40대가 늘어났다. 80% 국민들이 재협상이 원하는 동향을 정확히 보여준다.

□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장관고시를 10일 후로 연기했다.

■ (25일께) 미국에 파견한 검역단이 돌아오면 하겠다는 것인데, 검역단은 일종의 여론 무마용 이벤트로 본다. 도축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 못하고, 스케줄도 정하지 않고, 미국측이 보여주는 것만 보다 오는 것이다. 미국측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오는데 제대로 파악하겠나? 근데 검역단이 갔다 왔다는 이유로 ‘안전하더라’ 이러면서 밀어붙이겠다는 스케줄인 것 같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334건의 의견제출 검토도) 표면상의 이유다. 어제 마감됐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도 ‘민란 직전의 여론을 피하고 보자’는 것이다.

□ ‘17대 국회가 끝난 후 18대 국회서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그걸 국민들이 모르겠나?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 미국산 쇠고기 수입하는데, 국민대책회의가 전문가들과 함께 외국의 사례까지 담아서 (정부 고시를 대체하는) ‘수입위생조건’을 발표할 것이다.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일주일간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22일 날 농민 분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갖는다. 24일 전교조 교사대회와 민주노총 공공부문 집회가 끝나고 촛불문화제로 모인다. 대운하 순례단도 온다.

□ 장기적으로 가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도 피로감이 생길 것 같은데.

■ 아직은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촛불문화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제기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