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일보 다시보기’ 연재를 시작하며 |
간섭없이 민족자결해야죠
=요새 맺은 한․미경제협정 같은 걸 좀 봐요=
통일안된 건 노예근성 때문이지
『허 이것 사면초가구려 만국지도를 펴놓고 자세히 보세요! 미국, 소련, 일본, 중공이 우리의 목을 졸라매는 것 같군요』
신 옹의 개탄이었다. 팔십 평생을 조국광복에 헌신한 노옹의 애국론 이었다.
『우리가 살길은 말입니다 간섭 없는 민족자결의 원칙을 고수하는 거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나할까 힘을 자랑하는 양대 진영의 틈바구니에서 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입니까? 독립도 하지 못한 주제에 공산주의다, 자본주의다 그리고 또 무슨 주의다, 무슨 주의다 하면서 골육상쟁만을 일삼는 바람에 반도의 허리는 두 동강이로 잘라지고 사랑하는 부모형제는 생이별을 했지』
나라 잘되는 것을 한번만이라도 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왕년의 노 투사는 남북분열이라는 엄연한 조국의 현실에 쓸쓸한 표정만을 짓고 있었다.
『우리 단군의 피를 나눈 겨레 가운데 통일을 원치 않는 역적 놈들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래도 통일이 안 되는 것은 무슨 원인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노예근성 때문예요. 자주적으로 일어서겠다는 투지가 마비된 까닭이에요. 이조 오백년을 대국(中國)에 붙어살고 다음 또 반세기를 왜놈 밑에서 종노릇하고, 그래도 뭣이 모자라 8․15해방이후 지금까지 이놈 저놈의 하수인이 되어 불행한 겨레의 심장에 총칼을 겨누는 동안 민족과 국가통일과 독립은 어느새 까마득히 잊었던 탓 이죠』 말을 이어가는 옹의 노안엔 솟구친 이슬이 글썽거렸다.
『뭣 보담도 내가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뭐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잃어버린 나라는 찾으면 되고 헤어진 겨레는 만나면 되지만 남의나라의 종살이 하고 파하는 이 망국병이 예나 제나 다름없이 우리나라 위정자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에요. 생각해보면 알 것입니다마는 왜놈의 속국이 된 것도 망국적인 노예근성 때문이었고, 8․15이후의 처참한 혼란상도 역시 노예근성 때문 이었어요』
돈화문 근처의 초라한 삼간집에서 어려운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신 옹은 화제가 4․19에 미치자 실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혁명이 가져온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4․19영령을 뵙기에 부끄러워-앞문의 호랑이에 뒷문의 이리(狼)죠. 물가는 천장을 모르고 뛰는데 벌이는 없고 보니 혁명의성과를 뭘로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배불리 먹고 편안히 자기를 원하는 백성들에게 4․19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요. 어디를 가나 자유당 치하보다도 더 어렵다는 몸부림뿐입니다. 혁명이 왔다고 무조건 무에서 유를 구하는 조물주의 역할을 기대할 정도로 우매하고 성급한 백성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나라 새 정부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하여 성의와 열의만은 가져줄 것으로 믿었죠. 그렇지만 이러한 기대마저 물거품에 사라졌죠. 살기가 더 어렵게 되었고 또 자꾸만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며칠 전에 체결되었다는 한․미경제협정 같은 걸 좀 봐요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아도 이미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가일층의 민생고와 자주성 없는 경제조약에 화살을 던지는 옹은 분노와 흥분에 못 이겨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다음과 같은 말을 있는 것이었다.
『자주성 없이 독립 없습니다. 독립 없이 번영 없습니다. 국가의 성쇠흥망은 국민 각자의 성쇠흥망입니다. 성쇠흥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주권은 특정인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의 것입니다』
신숙씨 약력
‣경기도 가평 출신 (78세)
‣한성 사립대 동(東)전문학교 법과수료
‣천도교 대교구장
‣3・1운동에 참가, 제2차 독립선언에 서명, 임시정부조직으로 일본헌병대에 체포
‣중국에서 북경군사통일회의장 역임
‣만주 중심으로 독립항쟁 중 왜경에 체포
‣한국독립군대표로 중국정부에 파견
‣길림 조선인회위원장
‣전만주조선인회위원장
‣한국교민대표단을 대동하고 남경, 상해 경유 귀국
‣천도교 도사
‣민주혁신당 중앙정치위원장
‣광복동지회 부회장
(자료-민족일보 1961.2.17)
申翁의 慨嘆이었다 八十平生을 祖國光復에 獻身한 老翁의 愛國論이었다
『우리가 살길은 말입니다 干涉없는 民族自決의 原則을 固守하는거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나할까 힘을 자랑하는 兩大陣營의 틈바구니에서 大體 이게 무슨짓이란 말입니까 獨立도하지못한 주제에 共産主義다 資本主義다 그리고 또 무슨 主義다 무슨 主義다 하면서 骨肉相爭만을 일삼는 바람에 半島의 허리는 두동강이로 잘라지고 사랑하는 父母兄弟는 生離別을했지』
나라 잘되는것을 한번만이라도 보고 죽는것이 所願이라는 往年의 老鬪士는 南北分裂이라는 엄연한 祖國의 現實에 쓸쓸한 表情만을 짓고있었다
『우리 檀君의 피를 나눈 겨레가운데 統一을 願치않는 역적놈들이 어디있을까마는 그래도 統一이 안되는 것은 무슨 原因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奴隸根性때문예요 自主的으로 일어서겠다는 鬪志가 마비된 까닭이에요 李朝五百年을 大國(中國)에 붙어살고다음 또 半世紀를 倭놈밑에서 종노릇하고, 그래도 뭣이 모자라 八․一五해방以後 지금까지 이놈 저놈의 下手人이 되어 不幸한겨레의 심장에 총칼을 겨누는동안 民族과國家統一과 獨立은 어느새 까마득히 잊었던탓이죠』 말을 이어가는 翁의 老眼엔 솟구친 이슬이글썽거렸다
『뭣보담도 내가 억울하게 생각하는것은 뭐다른것이 아닙니다 잃어버린나라는 찾으면되고, 헤어진 겨레는 만나면되지만, 남의나라의 종살이 하고파하는 이 亡國病이 예나제나 다름없이 우리나라 爲政者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있다는것이에요 생각해보면 알것입니다마는 倭놈의 屬國이된것도亡國的인 奴隸根性때문이었고, 八․一五以後의 凄慘한 混亂相도 亦是奴隸根性때문이었어요』
敦化門近處의 초라한 삼간집에서 어려운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申翁은 話題가 四․一九에 미치자 失色을 감추지 못하면서
『革命이 가져온것은 아무것도없어요 四․一九英靈을 뵙기에부끄러워-앞문의 호랑이에뒷문의 이리(狼)죠 物價는 천장을모르고 뛰는데 벌이는 없고보니 革命의成果를 뭘로말할수있다단말입니까 배불리먹고 편안히 자기를원하는 百姓들에게 四․一九는 너무나 거리가멀어요 어디를가나 自由黨治下보다도 더어렵다는 몸부림뿐입니다 革命이왔다고 무조건無에서 有를求하는 造物主의 役割을期待할 程度로우매하고 性急한百姓은아니지만 그래도새나라政府는民生問題解決을위하여 誠意와 熱意만은 가져줄것으로 믿었죠 그렇지만 이러한 期待마저 물거품에 사라졌죠 살기가 더 어렵게 되었고 또 자꾸만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며칠전에 締結되었다는 韓․美經濟協定같은걸 좀 봐요 具體的인 얘기는 하지않아도 이미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을겁니다』
加一層의 民生苦와 自主性없는 經濟條約에 화살을 던지는 翁은 憤怒와 흥분에 못이겨 두주먹을 불끈 쥔채 다음과같은 말을 있는것이었다
『自主性없이 獨立없읍니다 獨立없이繁榮없읍니다 國家의 盛衰興亡은 國民各自의盛衰興亡입니다 盛衰興亡에 責任을 질줄아는 國民이되어야 합니다. 主權은特定人의것이 아닌바로우리의 것입니다』
申肅씨 略歷
‣京畿道加平出身(當七八歲)
‣漢城私立大東專門學校法科修了
‣天道敎大敎區長
‣三・一運動에參加 第二次獨立宣言에署名 臨時政府組織으로 日本憲兵隊에 被逮
‣中國에서 北京軍事統一會議長被任
‣滿洲中心으로 獨立抗爭중 倭警에被逮
‣韓國獨立軍代表로中國政府에派遣
‣吉林朝鮮人會委員長
‣全滿洲朝鮮人會委員長
‣韓國僑民代表團을帶同하고 南京 上海經由歸國
‣天道敎道師
‣民主革新黨 中央政治委員長
‣光復同志會副會長
(자료-民族日報 19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