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면총리의 망언은 묵과할 수 없다

한국경제의 미국경제에 대한 예속성을 심화시키고 또한 사실상의 밀수를 공공연하게 조장함으로써 위약한 한국경제를 걷잡을 수 없는 파탄으로 몰아넣을 것이 틀림없는 한․미경제협정이 거족적인 반대에 직면하게 되자, 장총리는 양심의 충격을 받았음인지 냉정을 잃은 발작적인 망언을 함부로 뇌까리기에 이르렀다.

장총리는 십오일의 주례기자회견에서 한․미경제협정에 대한 야당의 반대는 협정의 내용을 잘 모르는 어리석음과 노파심에서 나온 것이나 이러한 반대에 편승하여 공산당이 반미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하고 덧붙여서 한일회담을 방해하여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이간시키려는 공산당의 음모까지 편승하고 있다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국회와 언론기관 그리고 각 정당 사회단체가 한결같이 한․미경제 협정에 반대하고 있는 것을 어리석음이라고 모욕하고 노파심이라고 가볍게 받아넘기려는 오만불손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에 한국예산의 52%에 상당하는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터에 『한국국민들이 한국 내에서의 미 달러화의 소비를 감독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반대하는 것은 그들의 기억력의 빈곤을 말해주는 것』이며 이와 같은『비난의 탄막으로 해서 우리가 이 현명한 협정에서 한뼘이라도 뒤로 물러서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한 미국의「뉴욕 월드 텔레그람 앤드 선」지(紙)의 실정에 어두운 논지를 뒷받침하고 있는 장총리는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며 어느 나라 내각수반인가 묻고 싶다.

전일에도 장총리는 민의원에서의 답변에서 미국을 과거의 일본에 비기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독이라는 말로부터 시작하여『미국에 대하여 일본에 대한 것과 같은 의심을 갖는다면 차라리「미국과 국교를 단절하라」고 분명히 주장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극언한 바 있거니와 작금의 장총리의 일련의 발언을 연결하여 생각할 때에 우리는 그의 정신상태에까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진실로 유감으로 여긴다. 다난한 이 나라의 내각수반으로서의 그의 적극성 여부가 문제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마는 만약 그가 자기대로의 정상상태에서 이러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면 우리국민으로서는 국가이성(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입각하지 않은 내각수반을 하루라도 믿고 따라갈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국민은 미국이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여온데 대하여 상당한 감사를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또 편협하고 배타적인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국가이성이 미국의 그것과 모든 경우에 일치되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국제정치의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장총리가 한․미경제협정에 대한 야당의 반대에 편협한 공산당의 음모라는 것을 강조한 구절은 지난날의 독재자의 수법을 방불케 하고 있어서 독재자로부터 이적행위를 한다는 낙인을 몇 번 씩이나 받고 국제공산당과의 관련으로 몰리기까지 하던 그가 이제 집권반년여에 오직 무능만을 드러낸 권력의 자리에서 너무나 빠르게 독재자의 행실을 닮아 가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없다.

『한․미경제협정이 십여 년간의 이승만통치가 초래한 의존적이며 파국적인 한국경제의 약 점을 이용하여 미국이 강요하는 편무적 불평등조약이라는 사실을 엄숙하게 정시』하여야 되겠다는 이 땅의 젊은 세대들의 호소에서도 장총리는 공산당의 그림자밖에는 찾으려고 하지 않는단 말인가. 한․미경제협정 반대 등에 편승한 공산당의 공작이 있다면 그 책임은 바로 모든 기회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공산당에게 거족적 반대에 편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하여준 장총리와 그의 내각에 있는 것이다.

통일을 위한 노력의 의식적「사보타쥬」는 민족적 죄악이다
-거류민단의 통일운동을 주시하면서 -

민단계의 재일교포들은 지금 조국통일문제에 관하여 독자적인 입장에서 북한계인 조총련측과 접촉교류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 보도되고 있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민단계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교포의 조직체이며 조총련이라고 하는 것은 공산북한을 지지하는 교포들의 조직체이다. 종래 견원상쟁의 관계에 있던 이 두 조직체가 조국통일이라고 하는 민족의 비원을 실현하기 위하여 제휴의 태세를 보이게 되었다는 것은 중대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하여 민단내부 일부 보수파 인사들은『공산주의 술책에 빠진다』는 경고를 발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 적극파 인사들은 『조련계를 우익으로 전향시킬 가능성도 있지 않으냐』고 왕성한 의기를 보이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상반되는 견해는 국내에서도 꼭 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자와 같은 비관론에 빠질 필요도 없고 후자와 같은 낙관론에 도취할 것도 못되는 것이지만 적어도 그와 같은 움직임이 조국통일에 대한 열화와 같은 의욕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진지하게 평가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승만 독재는 통일방안으로 소위「북진 통일」을 부르짖었다. 이리하여 한국정부는 전 세계에 시대착오적인 전쟁도발자와 같은 인상을 주었으며 국내적으로는 또한 국민들로 하여금 전쟁의 공포 속에 떨게 하였다. 그러면 이 정권이 물러간 오늘날 정부는 어떠한 통일방안을 내걸고 있는가.『유엔 감시하의 남북총선거』가 그 구호로 되어있다. 이와 같이 막연하고 타율적인 통일방안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가 없다. 이리하여『우선 건설하자. 통일은 후일의 과제로 하자』는 것이 결국『유엔 감시하의 남북총선거』에 대치되어버리고만 것이다.

그러면 건설은 언제나 되면 만족한 상태로 이루어지며 따라서 통일은 어느 세월에 이르러 성취될 수 있는 것인가? 이 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통일의 단념이라고 보아도 좋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민족으로서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통일을 단념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나라의 해방이 남의 손으로 이루어졌다고 하여 이 나라의 통일마저 남의 손으로 이루어지기만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민족이 헤어진 지 십 육년이 되었다. 통일은 우리에게 있어 너무나도 절박한 문제이다.

정부는 학생들에의 한 중립화 통일론을 냉혹하게 비판하였으며 심지어 위험시하였다. 이리하여 학생들은「빨갱이」로 몰려는 일부의 몰지각한 인사들도 나타났다. 또 남․북한 사이에 적대의식을 앙양시키려고 시도하는 인사들도 나타났다. 이것은 즉 이승만식 북진통일론을 찬양하며 흠모하는 태도가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한민족이다. 또다시 피를 흘리는 사태가 재연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통일을 위한 끈기 있는 모색은 언제나 높이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사․일구혁명 이후에도 국내에 있는 일부인사들이 여전히 통일에 대한 노력을 의식적으로 「사보타쥬」하는데 항의하면서 재일거류민단이 과감히 민족적 비원을 실현하기위하여 독자적인 노력을 개시한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커다란 자극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북한동포는 우리의 적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가상 적으로 만들려는 모든 음흉한 술책에 우리는 엄중히 반대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거류민단이 어디까지나 그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은 채 조총련과 접촉한다면 그것은 통일운동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시험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확신 하는 것이며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거류민단의 행동을 높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료-민족일보 1961.2.16)

國土統一을爲한 努力의 意識的 「사보타쥬」는 民族的罪惡이다
-居留民團의 統一運動을 注視하면서 -

民團系의 在日僑胞들은 지금 祖國統一問題에關하여 獨自的인立場에서 北韓系인 朝總聯側과 接觸交流를 始作하고있다는것이 報道되고 있다. 說明할 필요도없이 民團系라고 하는것은 大韓民國을 支持하는 僑胞의 組織體이며 朝總聯이라고 하는것은 共産北韓을 支持하는 僑胞들의 組織體이다. 從來 犬猿相爭의關係에있던 이두組織體가 祖國統一이라고하는 民族의 悲願을 實現하기爲하여 提携의態勢를 보이게되었다는것은 重大한 事實이 아닐수 없다.

이와같은 움직임에 對하여 民團內部一部 保守派人士들은 『共産主義 術策에 빠진다』는 警告을 發하는가하면 또 다른한편 積極派人士들은 『朝聯系를 右翼으로 轉向시킬 可能性도 있지 않으냐』고 旺盛한 意氣를 보이기도 한다고 傳해진다. 이러한 相反되는 見解는 國內에서도 꼭같이 나타날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前者와같은 悲觀論에 陷入할 必要도없고 後者와같은 樂觀論에陶醉할것도 못되는 것이지만 적어도 그와같은 움직임이 祖國統一에 대한 熱火와같은 意慾을 表示하는것이기때문에 이를 眞摯하게 評價할 義務가 있는것이라고 생각된다.

李獨裁는 統一方案으로所謂 「北進統一」을 부르짖었다. 이리하여 韓國政府는 全世界에 時代錯誤的인 戰爭挑發者와같은 印象을 주었으며 國內的으로는 또한 國民들로하여금 戰爭의恐怖속에 떨게하였다. 그러면 李政權이 물러간 오늘날 政府는 어떠한 統一方案을 내걸고 있는가.『유엔 監試下의 南北總選擧』가 그 口號로 되어있다. 이와같이 漠然하고 他律的인 統一方案이라는 것은 現實的으로는 아무런 意味도 가질수가없다. 이리하여 『爲先 建設하자, 統一은 後日의 課題로하자』는것이 결국『유엔 監試下의 南北總選擧』에 代置되어버리고만것이다.

그러면 建設은 언제나되면 滿足한 狀態로 이루어지며 따라서 統一은 어느 歲月에 이르러 成就될수있는것인가, 이點에 對하여는 아무런 答辯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統一의 斷念이라고 보아도 좋은것이 아닐까. 그러나 民族으로서의 良心을 가진사람이라면 어느누구도 統一을 斷念할수는 없는것이 아니겠는가. 이나라의 解放이 남의손으로 이루어졌다고하여 이나라의 統一마저 남의손으로 이루어지기만 기다릴수는 없을것이다. 民族이 헤어진지十六年이되었다. 統一은 우리에게있어 너무나도 切迫한問題이다.

政府는 學生들에依한 中立化統一論을 冷靜하게 批判하였으며 甚至於 危險視하였다. 이리하여 學生들은「빨갱이」로 몰려는 一部의 沒知覺한 人士들도나타났다. 또 南․北韓사이에 敵對意識을昻揚시키려고 試圖하는 人士들도나타났다. 이것은 卽李承晩式 北進統一論을 讚揚하며 欽慕하는 態度가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한民族이다. 또다시 피를 흘리는 事態가 再演되어서는 아니 될것이다. 그러므로 平和統一을爲한 끈기있는 摸索은 언제나 높이 評價되지 않을수없다.

四․一九革命이후에도 國內에있는 一部人士들이 如前히 統一에 對한 努力을 意識的으로 「사보타쥬」하는데 抗議하면서 在日居留民團이 果敢히 民族的悲願을 實現하기 爲하여 獨自的인 努力을 開始한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커다란 刺戟이 되지않을수 없다. 北韓同胞는 우리의 敵이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假想敵으로 만들려는 모든 陰凶한 術策에 우리는 嚴重히 反對한다. 이러한 意味에서 居留民團이 어디까지나 그主體性을 喪失하지않은채 朝總聯과 접촉한다면 그것은 統一運動에있어 看過할수없는 試驗이 되리라는것을 우리는 確信하는것이며 그러한 觀點에서 우리는 居留民團의 행동을 높이 評價하고자 하는것이다.

(자료-民族日報 196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