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경기도 성남 '탱고'기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가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2일부터 한미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Key Resolve/Foal Eagle)'연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경기도 성남 소재 한미연합사 지휘소인 '탱고(TANGO)'기지 인근에서 '전쟁연습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소속 회원 30명은 탱고기지로 오가는 미군 차량을 대상으로 갖가지 피켓을 들어 보이며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전쟁연습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반대운동을 벌인 탱고기지 진입로에는 평택의 'K-16' 미군기지와 이곳을 오가는 대형버스를 비롯해 군용 차량, 일반 차량 등이 한국군과 미군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탱고(TANGO : Theater Air, Navy, Ground Operation)' 기지는 한미연합사의 전쟁지휘소로 한반도 유사시 한미양국 군 수뇌부가 전쟁을 지휘.통제하는 지하벙커(bunker)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면적이 295,032평에 달한다.

▲ 미국군과 한국군을 싫은 대형 차량에 대해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들 단체는 오전 10시경 기자회견을 열고 '방어연습'이라는 한미연합사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은 명백한 대북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유영재 평통사 정책실장은 "미국은 핵선제공격 전략 뿐만 아니라, 북한 군사시설의 핵심부를 타격하는 종심작전개념도 채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군사연습의 토대가 되는 '작전계획 5027'의 목적이 '북한군 격멸, 북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이라는 사실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에 의해 이미 밝혀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한.미 대규모 군사연습에 대한 참가자들의 우려도 높았다. 윤희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은 "북.미간 평화화해 분위기를 단숨에 거스를 수 있는 전쟁연습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욱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도 "북쪽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함께 오케스트라로 연주하고, 남쪽에서 남한과 미국이 북선제공격 전쟁연습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국이 짜준 전략과 작전, 작전계획에 따라 대북 침략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불러오고 최악의 경우 민족 공멸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기에 미국의 호전광들에게는 이익이 될지언정 우리 민족과 국가이익에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 동안 이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의 공식 일정은 2일부터 7일까지이며, 주한미군 12,000명을 비롯해 한반도로 증원되는 미군 6,000명, 해상대기 미군 9,000명 등 27,000명이 참가한다.

한편 북한의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연습에 대해, "미국과 남조선 호적세력들이 우리를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기도를 끝내 실현하려 한다면 조선인민군은 수동적 방어가 아니라 우리가 오랫동안 비싸게 마련해 놓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주동적 대응 타격으로 맞받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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