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 알래스카 주둔 '스트라이커' 여단, 대구 도착
20일 '핵잠수함' 오하이오호 부산항 입항 확인
22일 전시 미증원군 지원을 위한 'WHNS절차모의연습'
24일 '스트라이커' 여단 실사격 훈련
26일 미 해병대 해상사전배치부대 공개
28일 세계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부산항 입항 예정

 

▲ 24일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미8군 종합사격장에서 실사격 훈련을 한 스트라이커 장갑차. [통일뉴스 자료사진]

본격적인 군사연습을 위한 시침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본 연습 보름 전, 알래스카에서 C-17수송기를 통해 전개된 '스트라이커' 여단이 대구에 도착했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전개되는 미 증원군이다. 이 부대는 이미 한반도 군사분계선 인근에 배치돼 훈련에 들어갔다.

스트라이커 부대가 전방으로 이동할 무렵, 핵잠수함 '오하이오'호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투력 증강을 위한 미 항모전투단의 한반도 전개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1개 항모전단의 전력은, 주한미군 전투기 수와 맞먹는 80여 대의 각종 전폭기,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구축함, 핵잠수함, 이지스함 등 수십 척의 기능별 함정으로 편성돼 있다. 이와 함께, 전장에 투입된 미 해병 원정대 병력이 30일 동안 작전할 수 있는 무기와 물자를 적재한 '미 해병대 사전배치선단'도 경남 진해에 도착했다.

다음달 2일부터 7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진행되는 '키리졸브/독수리(Key Resolve/Foal Eagle)'연습을 위한 준비가 끝나가는 것이다.

'키리졸브' 연습은 작년까지 진행돼 왔던 'RSOI'연습을 대체한 연습으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대규모 증원군을 수용(Reception).대기(Staging)시켜 전방으로 이동(Onwrad Movement), 한미연합사령관이 지휘하는 전투작전에 통합(Intergration)시키는 연습이기 때문에, 스트라이커 여단을 한반도에 '수용'할 때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연합사 "키리졸브 연습은 방어연습"

지난 1일 한미연합사(사령관 버웰 벨 미 육군대장)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연습이 '방어 연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도자료에는 "방어에 중점을 둔 연습", "이 방어적인 연습은", "방어적인 군사준비태세연습" 등 '방어(defensive)'라는 단어가 여러 번 중복 사용됐다.

한미연합사가 이토록 '방어연습'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매번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될 때마다 북한이 크게 반발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한미연합사는 "(유엔사를 통해) 북한군측에 이 연습 실시를 통보했으며 또한 이 연습은 방어적인 군사준비태세연습이며 어떠한 도발적 의미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리 없다. 북 <노동신문>은 19일자 기사를 통해 "전쟁연습을 하면서 상대를 위협하지 않는다, 도발적 의미가 없다고 떠드는 것은 눈감고 아웅하는 격의 유치한 망동"이라며 '한미연합사'에 일갈을 날렸다.

이어 이번 연습은 "북침공격을 가상한 매우 도발적인 전쟁연습"이라며, "미군부는 '작전계획 5027'을 비롯한 북침전쟁시나리오들을 부단히 갱신하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타격 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이번 연습 역시 "그 연장선에서 감행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방어적'인지, '공격적'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 '작전계획'의 내용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모든 군사연습이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전계획'은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베일에 가려 있다.

'작계 5027 3단계 2부' 공격적 내용, 한국 법원도 인정

▲ 2006년 3월 RSOI/FE 연습 일환으로 진행된 '만리포 한미상륙훈련'에서 반전평화단체가 기습 시위를 벌였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줄여서 '작계')과 관련 지난해 주목할만한 재판이 진행됐다. 2006년 'RSOI/FE' 연습의 일환으로 진행된 '만리포 한미상륙훈련' 당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습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이들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피고인들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은 '북침공격연습'으로,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통일 원칙을 밝히고 있는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적법한 공무'가 아니라며 '공무집행방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법정에서 '한미군사연습'의 공격성과 위헌성 여부를 두고 변호인 측과 검사 측 사이의 공방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작전계획'에 대한 내용이 거론됐다.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판결문에 주목할만한 내용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증거물에 의하면, 만리포상륙훈련은 작계 5027-04 3단계 2부에 근거해 실시된 것으로, 전쟁발발 후 65일이 경과된 시점에 한미연합사령관이 평양을 직접 압박하고 고립시키기로 결심한 후 북한의 서해안 지역을 상정하여 실시된 훈련임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당시 <통일뉴스> 취재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을 법원이 공식 인정한 것으로,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이번 재판에서 제출한 사실조회 회신서에서 "특정지역의 고립 및 침투를 목적으로 실시한 훈련이 아니"라고 주장한 점을 배격한 것이다.

특히 '평양의 압박과 고립을 위해 북한의 서해안 지역을 상정한 상륙훈련'은 한미연합연습의 공격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에 의해 밝혀진 '한.미 연합사의 작전기획을 위한 대한민국 국방장관과 미합중국 국방장관의 군사위원회에 대한 전략기획지침'도 작계 5027-04의 공격성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이 '전략기획지침'에는 한미연합사 작계 5027-04의 작전 목적이 북한군 격멸, 북한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이라고 명시돼 있다. 즉, 작계 5027-04의 목적은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는 자위적 방어 수준을 넘어, 북한 정권 제거를 통해 한반도 무력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작계 5027-04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비한 방어를 위한 계획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헌법 제3조의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을 거론하며, "북한의 전면남침에 대한 방어 후 북한지역으로의 진격이 자위전쟁의 비례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미군사연습'의 부분적 공격성은 인정했지만, 큰 틀에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 정권 붕괴를 목적으로 한 군사연습, 과연 필요한가'

이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정밀타격계획'인 작전계획 5026에 따라 한미연합군이 북한의 군사주요시설을 선제정밀타격하고, 북한군이 전면적으로 반격하면 '전면전 대비 작전계획'인 작계 5027로 전환한 다음, 북한이 내부 붕괴에 이르면 이에 따른 작전계획인 직계 5029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 만리포 상륙훈련당시 '전쟁연습 반대' 피켓과 미군병사. [통일뉴스 자료사진]
이같은 한미연합사의 선제공격에 따른 한반도 전면전 확대 주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이번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미연합사의 모든 작전계획이 공개돼야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군사기밀 상 불가능한 일이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북한의 전면적 남침에 대비한 방어연습'이냐, '북침 선제공격을 통한 공격연습'이냐 하는 논쟁에 앞서 근본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남북 화해협력시대에 북한 정권 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과 군사연습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점이다.

최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주제로 한 '반전평화단체' 워크숍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조영선 변호사는 "이 문제는 북을 격침의 대상으로 보는가, 평화공존의 대상으로 보는가 하는 확연한 인식 차에서 비롯된다"며 "국민들에게 '이런 군사훈련이 왜 필요한가'라는 직접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트라이커' 여단의 실사격 훈련이 공개됐던 24일, 이 사진이 포털 사이트 톱기사로 실리자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 네티즌이 '한.미연합군 vs 북한군, 누가 이길까?'라는 호기심 섞인 질문을 던지자, 많은 네티즌들의 댓글이 올라왔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이상 결과는 모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연히 '한미연합군이 이길 것'이라는 답이 우세했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이 이겨도, 전쟁이 나면 한국경제는 망하고 후진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부분이었다.

국민 대부분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보다는 남북관계개선이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제 상식이 됐다.

'요즘 같은 세상에 북한 정권 붕괴를 목적으로 한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계속 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대답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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