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사건의 문제이고, 당 정체성을 야기한 문제로 당이 쪼개질 사안이 아니다"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4일 심상정 비대위가 총사퇴하면서 ‘분당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8년 동안 당을 해 오는 동안 이런 문제로 갈라설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설득하고 대화할 수 있다"며 탈.분당파측에 대화로 풀어갈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년 동안 평등과 자주라는 기치는 당의 중요한 골간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갈 것이다"면서 "진보운동에서 평등과 자주의 가치는 따로 따로 갈 수 없다. 분단된 나라에서 자주평화통일은 최고의 과제이다. IMF 양극화 시대에 평등하게 사는 것은 진보진영의 꿈이다"고 양 정파의 ‘한 지붕 아래 단결’을 촉구했다.

이어 "따로 가면 연못 속의 붕어 두 마리처럼 다 죽는다"며 "단결하려면 가슴을 열고 만나야 한다. 분당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당을 처음 만들때 처음 만나는 심정으로 얘기해야 할 때이다"고 거듭 분당을 감행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비대위측이 혁신안의 부결을 이유로 사퇴를 감행한데 대해 "신임을 결부시킬 사안이 아니"라면서 '일심회 제명안'은 자주파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었다고 항변했다.

"패권부렸다는 비판은 뼈아프게 받아야 하지만, '종북주의' 공격은 도저히 못 받아"

김 전 사무총장은 평등파측이 자주파측을 비판해 왔던 패권주의에 대해선 ‘뼈아프게 반성’해야 하지만 '종북주의'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보다 비대위가 잘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당권을 쥐었던 사람들(자주파)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지도부 사퇴했고, 국회의원 불출마도 선언했다"며 "웬만큼 억울해도 (혁신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종북주의' 공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패권을 부렸다는 비판은 뼈아프게 받아야 한다. 수권정당다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혁신의 안을 내려면 함께 혁신할 것을 끌어내야 한다. 갑작스레 종북척결을 내면서, 당내에서 통일운동을 해 온 사람들을 종북친북으로 매도해 버리고, 앞으로는 당내에서 운동하지 말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대중적인 정치를 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만큼 아주 심각한 평가를 하면서 이것을 혁신의 첫째로 내걸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자주파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당내외적으로는 당의 친북이미지를 벗는 것이 혁신의 첫 번째 과제라고 했는데 과연 친북이미지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나?"며 "종북논쟁 일으킨 분들이 탈당의 명분을 쌓기 위해 자주파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는데, 비대위는 그것에 대해 종북주의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했다"고 혁신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이 문제는 친북이미지를 벗기 위해 당을 혁신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내부적으로는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한다"며 비대위측의 ‘이중플레이’를 지적하면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엄격한 진상조사와 본인의 소명이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 판결만 가지고 하려고 했다. 그것도 판결문을 공개했다. 인권유린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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