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신 못차리고 흐리멍덩
                        남북 기자 ․ 서신 교환은 좋은것

『전진이 있는냐? 의 여부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아직 혁명과정에 있다고 봐요. 이「혁명」이 언제 완수될지는 까마득한 일이지만-다시 말하자면 혁명이라 하면 정권교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활지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까마득하다는 것 이야요. 솔직히 말해서 사 ․ 일구 후 지금까지 아무 개선이 없었다는 것보다 개선되겠다는 희망조차 국민에게 주지 못하고 있지 않아요?』

이희승씨는 불을 피우지 못한 응접실을 겸한 서재가 춥다고 해서 따뜻한 온돌방으로 기자를 안내 하면서 혁명과정완수에 대한 소신을 숨김없이 말해준다

『국민전체 더욱이 지도층이 지금까지 그러한 (개선되겠다는 희망),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혁명과정완수란 간단한 문제가 아니겠지만 원칙적으로 말해서 여당이고 야당이고 또는 일반국민이고 간에 자기 사사로운 의욕보다도「공(公)」이라는 것을 중히 여기는 것이 국가사업을 개선하는 요소가 되는 것인데 그것이 이루어졌는지가 의문이야 이를테면 정당들이「헤게모니」싸움만 일삼으면 백년하세월로「공(公)」을 위할 수는 없는 것이거든 대체적으로「사(私)」를 너무 앞세우면 지도층이나 지도를 받는 층이나 모두 향상이 없는 법이야요.』이씨는 기자에게「카바」없는 방석을 권하면서 차근차근 말을 계속한다

『여기에는 경제조건이 필연적으로 부수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국민은 살기위해서 고달프고 정당은 운영자금에 쪼들리기 때문에 경제적 개선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혼란과 부정 ․ 불의의 원인을 경제적 궁핍에 덮어씌우려는 데 지나지 않다고 봐요 자유당 때에 과오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유층이었는데 그들이 배고파서 그랬겠어요. 요는 국민사상의 주류 - 즉 국민의 세계관과 인생관을 올바른 궤도 위에 올려놓아야 해. 불의를 하든지 부정을 하든지 당장 먹을 것이 있으면 따먹겠다는 생각으로서야 되겠어요?
원흉처단이다, 부정축재처리다, 공민권제한문제다, 이러한 것만 보아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흐리멍덩하잖아요. 좀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했어야 할 것 이야요』이씨는 남북통일방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이렇다할 뚜렷한 방안을 제시할 힘이 없다」고 말하면서『남북이 갈라진 것이 타력에 의한 것이니만치 합하는데도 우리의 의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 아니겠어요?』고 반문하였다.

『우리가 한번 뒤집어 생각해 봅시다. 당초 우리의 의사만 갈려지지 않으려고 했으면 갈려지지 않았을 것이 아니겠어요? 단일민족으로서 서로 갈등의 상태에 있고 심하면 수수간(원수간)의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하는 날이 와야만 된다고 봐요. 다시 말해서 우리가 절대적인 힘으로 합친다면 타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 이야요』

이씨는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신적인 결합만이 남북통일의 유일한 길임을 강조하면서『남북한의 이해를 촉진시키는 의미에서 요즘 일부 논의되고 있는 남북간의 기자교환이나 서신교환 같은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순수한 서신 또는 언론사명을 떠나서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희승씨는 부흥을 이룩하기 위해 정부에서 일으키고 있는 국토개발사업을 환영하였다.

『과거나 근세를 막론하고 큰 기근이나 경제공황 또는 정치적위기라든지 이러한 것이 올 때 토목사업을 일으키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어요. 노임을 흩어서 생활을 구제하게 하고 따라서 국가의 산업도 부흥시켜 앞으로의 경제를 윤택하게 하는 방법 이야요. 그러나 이것이 처음 계획한대로 잘 되어야 해요.
이번에는 아주 대규모인 모양인데 과거에도 소규모로 흔히 그러한 사업을 일으켰지만 어디효과가 있었나요 그렇게 식목을 하고 사방공사를 하고 했어도 벌거숭이산은 그대로가 아니야요? 요는 세밀히 조사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워 일을 시작하되 정부당국자나 국민이 성심성의로 사업에 주력해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도록 해야 해요.
국민신생활운동에 앞장선 청조운동만 해도 그래요. 국민들이「언제까지 하나 어디 두고 보자」는 태도인 것 같아요. 실천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그이들이 꾸준히 일평생동안 실천을 해서 다른 모든 사람이 감동되게 해야 성과가 있을 것 이야요』이씨는 모든 일에 국민이 희망을 갖도록 지도자들이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 희망을 토대로 정신적인 실력을 갖춤으로써 혁명과정이 차츰 완수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희승씨 약력
(경기도출생 = 당66세)
경성대학 조선어 문학과 졸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수료
이전 , 연전 교수
서울대학교 교수
「미네소타」대학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문리대학장

(자료-민족일보 1961.2.15)

『前進이 있는냐?의 與否에 대해서는 잘알수없으나 우리는 아직 革命過程에 있다고봐요 이 「革命」이 언제 完遂될지는 까마득한 일이지만-다시 말하자면 革命이라하면 政權交替만을 뜻하는것이 아니라 모든 生活指標가 根本的으로 改善되어야하는것인데 그것이 까마득하다는 것이야요 솔직히 말해서 四 ․ 一九後 지금까지 아무改善이 없었다는것보다 改善되겠다는 希望조차 國民에게 주지못하고 있지않아요?』

李熙昇氏는 불을 피우지못한 應接室을겸한 書齋가 춥다고해서 따뜻한 溫突방으로 記者를안내案內하면서 革命課程完遂에 대한 所信을 숨김없이 말해준다

『國民全體 더욱이指導層이 지금까지 그러한 (改善되겠다는希望) 能力을 보여주지못했어요 革命課程完遂란 간단한問題가 아니겠지만 原則的으로말해서 與黨이고 野黨이고 또는一般國民이고 간에 자기 私事로운 意慾 보다도 「公」이라는것을 重히여기는것이 國家事業을 改善하는 要素가 되는것인데 그것이 이루어졌는지가 疑問이야 이를테면 政黨들이「헤게모니」싸움만 일삼으면 百年何歲月로 「公」을 위할수는없는것이거든 大體的으로 「私」를 너무 앞세우면 指導層이나指導를받는層이나 모두向上이없는 法이야요』李氏는 記者에게「카바」없는 방석을 권하면서 차근차근 말을 繼續한다

『여기에는 經濟條件이 必然的으로 附隨되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國民은 살기爲해서 고달프고 政黨은 運營資金에 쪼달리기 때문에 經濟的改善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混亂과 不正 ․ 不義의 原因을 經濟的窮乏에 덮어 씨우려는데 지나지않다고 봐요 自由黨때에 過誤가 있은 사람들이 대부분 富裕層이었는데 그들이 배고파서 그랬겠어요 要는國民思想의 主流 - 卽國民의 世界觀과 人生觀을 올바른 軌道위에올려 놓아야해 不義를하든지 不正을 하든지 당장 먹을것이 있으면 따먹겠다는 생각으로서야되겠어요?
元兇處斷이다 不正蓄財處理다 公民權制限問題다 이러한것만 보아도 아직 精神을 못차리고 흐리멍덩하잖아요 좀더 과감하고 積極的으로 했어야할것이야요』 李氏는 南北統一方案에대한 記者의 質問에「이렇다할 뚜렷한 方案을 提示할 힘이 없다」고 말하면서 『南北이 갈라진것이 他力에 依한 것이니만치 合하는데도 우리의 意思만으로는 할수없는일 아니겠어요?』고 反問하였다.

『우리가 한번 뒤집어 생각해봅시다 당초 우리의 意思만갈려지지않으려고 했으면 갈려지지않았을것이 아니겠어요 單一民族으로서 서로 葛藤의狀態에있고 심하면 仇讎間의 狀態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後悔하는날이 와야만된다고봐요 다시 말해서 우리가絶對的인 힘으로 合친다면 他力으로 어찌할수없는것이야요』

李氏는 單一民族으로서의 精神的인 結合만이 南北統一의 唯一한 길임을 强調하면서『南北韓의 理解를促進시키는 意味에서 요즘 一部論議되고있는 南北間의 記者交換이나 書信交換같은것은 매우좋은일』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것들은『純粹한書信또는 言論使命을 떠나서 政治的으로 利用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李熙昇氏는 復興을 이룩하기 爲해 政府에서 일으키고 있는 國土開發事業을 歡迎하였다

『過去나 近世를 莫論하고 큰飢饉이나 經濟恐慌 또는 政治的危機라든지 이러한것이올때 土木事業을 일으키는것이通例로되어있어요 勞賃을 흩어서 生活을救濟하게하고 따라서 國家의産業도 復興시켜 앞으로의 經濟를 윤택하게하는 方法이야요 그러나 이것이 처음 計畫한대로 잘되어야해요
이번에는 아주 大規模인모양인데 과거에도 小規模로 흔히 그러한 事業을 일으켰지만 어디효과가 있었나요 그렇게 植木을하고 砂防工事를하고 했어도 빨가숭이 山은 그대로가아니야요? 요는 세밀히 調査하여 緻密한 計畫을세워 일을 시작하되 政府當局者나 國民이 誠心誠意로 事業에 注力해서 所期의 成果를 達成하도록 해야해요
國民新生活運動에 앞장선 淸潮運動만해도그래요 國民들이 「언제까지하나 어디두고 보자」는態度인것 같아요 實踐問題가 가장 重要한데 그이들이 꾸준히 一平生동안實踐을해서 다른 모든사람이 感動되게 해야 成果가 있을것이야요』 李氏는 모든일에 國民이 希望을갖도록指導者들이 이끌어가야한다는 點을거듭 强調하면서 그希望을土臺로 精神的인 實力을갖춤으로써 革命課程이차츰 完遂될것이라고 展望하였다

李熙昇氏略歷
(京畿道出生=當66歲)
京城大學朝鮮語文學科卒
日本東京大學大學院修了
梨專,延專敎授
서울大學校敎授
「미네소타」大學招聘敎授
서울大學校文理大學長

(자료-民族日報 19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