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8일 서울에 도착해 6자회담 현안과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둔 한.미 관계 증진 방안 등을 협의하게 된다고 외교소식통들이 7일 전했다.

10일까지 한국에 체류하는 힐 차관보는 1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예방, 북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포함한 향후 한미관계 증진 방안과 동북아 정세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방은 힐 차관보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대통령직인수위 관계자는 전했다.

힐 차관보는 또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체제교섭본부장과 만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고비를 맞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진전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핵 프로그램 신고 이행시한(12월31일)을 넘긴 만큼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신고서를 작성하도록 촉구하는 방안 등이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신고를 11월에 이미 했다'거나 '수입 알루미늄관을 이용한 군사시설을 참관시켰다'고 주장했으나 미 국무부는 다음날인 5일 '아직 북한의 정확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받지 못했다'고 일축하는 등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신고의 핵심이슈인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에 대해 "알루미늄관을 수입은 했지만 UEP와는 관계없는 용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측은 북한이 핵 신고 결단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6자 수석대표회담을 열어 북한을 설득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 1월 중순 이후 6자 수석대표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워싱턴을 출발한 힐 차관보는 하와이를 거쳐 7-8일 일본 도쿄(東京)을 찾았으며 한국 방문을 마친 뒤에는 중국 베이징(北京.10-11일)과 러시아 모스크바(11-12일)를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이징 체류 기간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회동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로서는 북한 관리들과의 회동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유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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