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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통일되느냐, 이게 문제다”<현지 대담> 송환 비전향장기수 우용각, 최선묵, 최하종 선생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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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2.18  10: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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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오후 통일뉴스 방북취재단은 평양 보통강려관에서 송환 비전향장기수 선생들과 대담의 자리를 가졌다. 왼쪽부터 최선묵, 우용각, 최하종 선생.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95살인 이종 선생이 아직까지 정정하시다”, “언제 통일되느냐, 그걸 듣고 싶다”.

7일 오후 평양시 보통강려관으로 통일뉴스 방북 취재단을 찾아온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이 반가운 포옹을 나눈뒤 면담실에 자리잡자 마자 안부를 전하면서 통일을 화두로 첫 질문을 던졌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 따라 그해 9월 2일 북으로 송환된 63명의 비전향장기수 중 우용각(77), 최선묵(79), 최하종(80) 선생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통일뉴스 기자들에게 평양에서의 생활과 최근의 생각들을 들려줬다. 42년, 38년, 36년, 이들 3명의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의 수감 기간만 합해도 무려 116년에 달한다.

2000년 8월 송환을 앞두고 통일뉴스와 대담을 가졌던 신인영, 우용각, 최하종 선생 중 신인영 선생은 2002년에 별세해 우용각, 최하종 선생만을 만날 수 있다. [관련기사1 보기]  [관련기사2 보기]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은 검은 외투와 털모자를 쓰고 연세에 비해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고, 최하종 선생만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했다.

리인모 선생 장례, “공화국 창건이래 첫 인민장”

   
  ▲ 보통강려관 면담실에서 진행된 대담에 임한 선생들은 모두 건강해보였고 최하종 선생만 보청기를 사용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우용각 선생은 “오랜 감옥생활로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았는데 담당의사들이 붙어 정기적으로 종합검진을 받고 있다”며 “내일 나도 검진을 받는 날이다”고 말했다.

또한 “낙성대에 계셨던 이종 선생은 95살이지만 아직까지 정정하시다”며 “의사들이 집에도 와 가지고 돌봐주고 100살까지 사셔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 상태로는 자시는 것이나 기동하는 것 봐 가지고는 괜찮게 움직이신다”고 전했다.

   
 

▲ 최하종 선생. 가슴 왼쪽(사진 우측)에는 '공화국영웅'메달, 오른쪽에는 '조국통일상'메달을 달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최하종 선생은 “90세 이상이 5명”이라며 “옷도 기우면 오래 입는데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점검하니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비유하고 이같은 극진한 보살핌을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려’ 덕으로 돌렸다.

우용각 선생은 타계한 신인영 선생에 대해 “나 사는 곳 아래층에서 살았다”며 “감옥에 있을 때 골수암이 도져가지고, 여기 들어와서 많이 치료도 받고 그랬는데 말기 증상이라 치료가 늦었다”고 안타까워하며 “광복 후부터 어린 나이에 민청 활동부터 시작한 참 순결한 동지다”고 회고했다.

3명의 선생들은 “저쪽(남쪽)에서 넘겨주면서 가는 도중에 사망하실 수도 있다고 한 리인모 선생이 여기 와서 12년간 사셨다”며 “국장 빈소가 있는데도 장군님은 인민문화궁전에서 국장보다 더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도록 해주셨다”고 전했다.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의 생활을 담당하고 있다는 우호련 민족화해협의회 성원은 “장의에는 국장, 사회장, 민간장이 있지만 처음으로 인민장이 새로 나왔으며, 그 첫 번째 사람이 리인모 선생이라는데 방점이 있다”며 “인민장은 공화국 창건이래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은 2005년 10월 2일 시신으로 북으로 송환된 정순택 선생의 장례식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조선작가동맹, 비전향장기수 63명 소설 완간

   
  ▲ 서예작품을 서화전에 출품하고 있다는 최선묵 선생.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최선묵 선생은 “정신과 신념이 중요하지만 건강해야 한다”며 “지금도 최 선생과 나는 서화전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의 서화 작품을 모은 전시회를 7년째 열고 있으며, 현재까지 26만여명이 다녀갔고 40만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최선묵 선생은 “궁체로 서예를 하고 있는데, 공화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썼다”며 ‘하나의 민족’, ‘우리 민족끼리’를 즐겨 쓴다고 말했다.

최하종 선생 역시 ‘이민위천’, ‘조국통일’, ‘결사옹위’등 서예작품 30-40점을 썼다고 전했다.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에 대한 북측의 예우는 알려진대로 각별한 듯 했다.

최하종 선생은 “돌아온 비전향장기수 한사람 한사람을 소재로 한 소설이 4년에 걸쳐 63명이 다 나왔다”며 “작가동맹으로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하종 선생의 일생을 담은 소설 ‘소원’과 최선묵 선생의 ‘밭갈이 노래’, 우용각 선생의 ‘푸른 언덕’ 등이 바로 그것이다.

가슴에 단 메달들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최하종 선생은 ‘공화국 공민의 최고 영예’인 국기훈장 1급에 해당하는 ‘공화국 영웅칭호’와 ‘조국통일상’이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조국통일상은 남쪽에서 감옥 안에 갇혀있던 91년에 수여받은 사실을 북으로 송환된 뒤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국통일상’은 이남과 해외에서 조국통일운동에 공로가 큰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우용각 선생은 95년, 최선묵 선생은 98년에 역시 옥중에서 수상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우였다.

“언제 통일되느냐”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은 평양 고려호텔 인근 내각의 상(장관)급 간부들이 사는 아파트와 안산 두 곳에 모여 살고 있으며, 북녘 각지를 돌아다니며 강의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생활의 일부이다. 

   
  ▲ 연설과 강연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우용각 선생.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우용각 선생은 “판문점에서 들어올 때 인사말과 평양시 군중대회 인사말을 했다”며 “각 직장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이야기를 해달라면 생활 경험 등을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최하종 선생은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에 대한 북녘 사회의 인식이 높다며 “청진에 가도 내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통일에 대한 선생들의 관심과 걱정은 여전했다.

최선묵 선생은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은 우리민족이 하나로 빨리 되는 것이다”며 “언제 통일되느냐, 이게 문제다. 그걸 듣고 싶다”고 말했다.

우용각 선생 역시 “10.4선언 이후 비약적 전환이 있었다”며 “앞으로 통일전망이 상당히 밝아지고 있다”며 “언론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하종 선생 부인 두 달 전 사망

3명의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은 한결같이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장을 비롯해 통일광장과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천주교인권위 등 남측에서 지낼 때 교류한 단체 관계자들의 안부를 묻고 인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3명의 선생들은 모두 부인과 자녀, 손자들과 생활하고 있으며, 최하종 선생은 두 달 전에 부인이 사망했다고 한다.

우용각 선생은 “자식이 하나고 손자 손녀가 다 군사복무에 나가 있다”며 “아들 며느리가 직장 나가고 노친네(부인)가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좀 적적하다”고 생활상을 전하기도 했다.

   
  ▲ 대담을 마치고 통일뉴스취재진과 포즈를 취한 장기수 선생들. [사진 - 우리민족끼리]  
 

   
  ▲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며 선생들을 볼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는 아직 모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오랜만에 남측 기자들을 만난 3명의 선생들은 남측의 대통령선거 관련 소식이나 통일운동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북으로 송화되면서 생이별 아닌 생이별을 하게된 남측 지인들에 대한 안부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신념과 의지의 강자’로 불리우는 비전향장기수들이 다시 남측을 편하게 방문하고 남북을 오갈 수 있을 때쯤이면 통일은 우리 앞에 한발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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