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신, 오후 11시 47분> 노무현 대통령, "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
- 답례만찬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우리민족끼리 힘 합해야"

▲3일 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주최 답례만찬에서 노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은 3일 밤 “오늘 남북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 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주최한 만찬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과 관련해 “단순 교역이나 개별 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 장기적인 청사진과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이기도 하다”며 “경제 협력이 평화를 다지고 평화에 대한 확신이 다시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 건배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김 상임위원장은 만찬 답사에서 “굳건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해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역사의 기회와 민족의 진로를 자주적으로 열어나가야 한다”며 “모든 장벽을 초월해 민족 대의를 앞에 놓고 북남이 뜻과 힘을 합쳐 나가자”고 말했다.

또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이라며 “이것은 6.15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평양 체류 기간은 비록 짧았지만 이번 걸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걸음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날 만찬은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아리랑 공연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밤 10시10분에야 시작됐다.

노무현 대통령 만찬사 전문

존경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그리고 남과 북의 귀빈 여러분, 어제와 오늘 ,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뜨겁게 맞아주신 북녘 동포 여러분의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우리 일행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귀빈 여러분, 오늘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나는 이번 회담을 통해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불신의 벽을 허무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만남이 7천만 겨레에게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전 세계인에게 한반도의 미래가 더욱 평화롭고 밝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귀빈 여러분, 2000년 6.15 공동선언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에서는 만 8천여 명의 남북 근로자들이 함께 땀 흘리고 있습니다. 반세기 넘게 끊어졌던 길이 다시 열려, 매일 천여 명의 사람과 2백 대가 넘는 차량이 남북을 오가고 있습니다. 교역액도 올해 17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 교역이나 개발 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서, 장기적인 청사진과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남쪽의 투자가 북쪽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남쪽 경제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는 방향으로 협력의 차원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농업, 보건,의료, 인프라 등 우선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분야부터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 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이미 개성공단 사업에서 확인했듯이, 경제적 협력관계는 신뢰를 쌓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협력이 평화를 다지고 평화에 대한 확신이 다시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장차 민족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 우리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큰 시장이 연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위에서 함께 번영을 누리면서 동북아시아에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앞의 미래입니다. 남과 북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는 가능한 미래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나갑시다.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세계사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번 만남이 우리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소중한 기회를 되기를 바랍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합니다. 건배!

<평양=공동취재단>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만찬사 전문

남측 대표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도착과 평양시민의 열렬한 환영, 특히 위대한 장군님께서 노 대통령을 맞이해주시고 만나주신 격동적 소식은 지금 내외에 폭풍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입니다. 이것은 6.15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노 대통령의 짧은 평양 체류 기간동안 상봉과 회담, 좌담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알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이해를 더 깊이 갖게 됐습니다. 서로의 이해와 믿음에 기초해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지양시켜 나간다면 북남은 더욱 힘있게 진전될 것이며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번영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6.15 공동선언이 있으며 민족공동의 정신을 거듭해 나가는 우리민족끼리 믿음이 있습니다. 6.15를 여는 길에 통일된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습니다.
그 길에는 외풍도 있을 수 있고 역풍도 있을 수 있습니다. 좌절과 시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굳건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해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역사의 기회와 민족의 진로를 자주적으로 열어나가야 합니다. 모든 장벽을 초월해 민족 대의를 앞에 놓고 북남이 뜻과 힘을 합해 나갈 때 이 땅에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 조선민족의 일대 전성기가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비록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기간은 짧았지만, 이번 걸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걸음으로 계속 이어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내외의 건강을 위해, 남측 귀빈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이 잔을 들 것을 건의합니다.

<평양=공동취재단>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을 초청해 주최한 답례 만찬은 3일 오후 10시10분에 시작해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평양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은 남북측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환송 오찬에 참가하겠다고 말한 뒤 이날 만찬에 불참해 2000년 정상회담 때의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가라앉은 가운데 시작됐다.

노 대통령 부부와 김 상임위원장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대동강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난 직후 만찬장으로 이동하느라 만찬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40분 정도 늦게 개최됐다.

특히 전날 만찬에 참석했던 남측 인사들 중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만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4일)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서명할 합의문 작성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어제 오늘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특별히 우리 일행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으나 이제는 다르다”며 “남과 북이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낮 동안 비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야외 경기장에서 1시간30분 동안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때문인지 목소리가 가라앉아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는 듯 했다.

노 대통령에 이어 만찬 답사를 시작한 김 상임위원장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노 대통령을 맞이해 주시고 만나주신 격동적 소식은 지금 내외에 폭풍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이라며 “이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김 상임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리 민족끼리”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이날 헤드 테이블에는 노 대통령 내외와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북측에서 박관오 평양시 인민위원장,김용진 교육상(교육부장관),로두철 부총리,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류미영 천도교 중앙위원장,강능수 문화상,김용삼 철도상,박순희 여맹위원장이 자리했다.남측에서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구본무 LG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 기업인들과 백낙청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이 자리했으며, 정부 인사 중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추가, 4일 오전 7시 30분>노무현, 김영남 표정 밝아

노 대통령은 전날 북측이 주최한 만찬 때처럼 식사를 하면서 김 위원장과 쉼없이 대화를 계속했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이후여서인지 두 사람의 표정은 시종 밝았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테이블 곳곳에서는 건배 제의가 이어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헤드테이블로 가서 노 대통령과 술잔을 마주친 뒤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사회로 간단한 여흥시간이 이어졌다. 안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벗님가’와 ‘사랑가’ 등을 불렀고,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북채를 잡고 즉석에서 고수 역할을 맡았다.

이어 문씨가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민족통일의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술잔을 들어달라”며 건배를 제의하며 만찬이 끝났다. 참석자들이 일어난 시각은 4일 0시20분이었다.

이날 만찬은 재료에서 요리, 서빙까지 모두 남측이 주관했다. 요리 재료는 2일 저녁6시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져왔고, 롯데호텔과 워커힐호텔 조리담당 직원 11명이 함께 와 북측 요리사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이 음식 준비를 도왔다.

<평양=공동취재단> 


<6신 대체, 오후 7시50분> 내일 '평양 정상선언' 발표
- 노대통령, "회담결과 만족스럽다" 평가

▲오후 2차 회담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악수를 하며 인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오전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선언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양측이 조율한 선언형태의 합의문에 직접 서명한 후 함께 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고, 이 선언에는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경제협력,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제반 조치 등에 대한 정상간 합의사항들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저녁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오늘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친 회담에서 충분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대통령께서도 회담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며 "합의 내용은 선언의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내일(4일) 오찬 전에는 선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선언문에 담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가 준비해온 의제들은 거의 모두 개진했다"며 한반도 평화정착, 경제협력, 화해와 협력 등 각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회담이 빨리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양 정상이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했고, 대통령께서 회담 의제 하나하나에 대해 꼼꼼하고 설득력 있는 준비를 한 것 등이 큰 이유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선언의 주체와 발표 형식과 관련, "2000년 정상회담의 예에 준할 것으로 보이며 양 정상이 함께 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베풀 예정인 환송오찬 전에 별도의 (선언발표) 세리머니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 양측은 남북정상간의 합의 내용을 토대로 실무진간에 선언 내용과 문안 조율에 착수했다. 천 대변인은 "선언문안 협의는 장관급에서 할 수도 있고 또는 그것보다 좀 낮은 급에서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와 김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4분부터 오전 11시45분, 오후 2시45분부터 4시25분까지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고 4시간 가량 의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고,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이 기록을 위해 회담장 후열에 배석했다.

<천호선 대변인 브리핑(전문)>

<모두 발언>

오늘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에 정상회담이 있었다. 우리는 양 정상이 충분하고 또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대통령께서도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
정상 간에 공식회담은 종료된 것이고, 그 합의 내용은 선언의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내일 오찬 전에는 선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위해서 양측의 실무진간에 협의가 진행될 것이다.

<질의응답>

- 질문 : 오후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하루 더 머물다 가시라고 청했는데 회담 과정에서 논의를 통해 가지고 없던 일로 했는데 그 과정이 어떻게 된 건가?

= 천호선 : 과정은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 이상 없을 정도로 아주 단순명료하다. 풀기자도 들어와 계셨고 녹취록도 있기 때문에 대화 내용을 여러분들이 다 알고 계실 것으로 보인다, 영상도 있고.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면 김정일 위원장의 일정 연장 제의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회담의 성과를 높이고 예정된 일정을 다 하고 가셨으면 하는 취지의 호의였다. 그러나 회담이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되어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합의에 이르게 되자 스스로 이 제안을 거두어들인 것이다.
그렇다. 실제로 말씀드렸듯이 그 제안을 받고 회담 말미에 저희 입장을 정리하려고 했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먼저 아까 말씀드렸던 내용대로 스스로 제안을 거두어들이게 된 것이다.

- 회담과정에서 대통령이나 우리측에서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곤란하다'는 등 가부간 입장을 말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 본인이 스스로 철회했다는 것인가.

= 그렇다.

- 지금까지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됐던 사항들은 다 논의가 된 것으로 봐도 되나?

= 그렇다, 이 말씀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겠다. 저희는 준비해 간 의제들을 다 또 충분히 개진했다. 그리고 성과도 좋은 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다만 결과는 합의문 또는 선언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작성되기 전까지 저희가 무엇이 합의됐다라고 먼저 알리는 것은 외교 관례상 맞지 않는 일이다. 그 부분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오늘 아마 저녁부터 본격적인 선언 문안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것이고, 이것은 장관급에서 할 수도 있고 또는 그거보다 좀 낮은 급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옥류관 오찬 발언을 통해서 쉽지 않은 고지에 있다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이 회담 과정에 있어서 ........

= 이렇게 보시면 된다. 그 질문에 대해서 제가 답변을 바로 드리긴 상당히 어렵다. 대통령께서 벽이라고 말씀하셨을 땐 무엇을 의미하셨는지... 그리고 남북간에 입장의 차이나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적어도 저희로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가지고 왔던 의제들에 대해서 충분히 토론했고 각각의 의제들에 대해서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 편이다. 그래서 벽이 있었는데 벽이 허물어졌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오전 회담과 오후 회담의 분위기가 달랐나?

= 그걸 제가 직접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단정해서 오전과 오후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오전과 오후 대개 상당히 분위기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대화는 상당히 서로의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솔직하게 개진하는 그런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

- 우리가 예상하지 못 했던 새로운 제안도 있었나?

=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다. 제가 서울에서 떠나기 전에도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의제나 제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대개 오랫동안 남북간에 합의돼 왔던 그런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많은 합의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 전에 이행되지 않은 것들이 많고 이번 정상회담 목적은 그 합의됐던 것들이 이행되기 위해서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막힌 곳을 뚫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일정한 합의가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일 발표가 되겠습니다만 합의를 크게 볼 때는 여지껏 남북간에 합의해 왔던 것 중에서 이행되지 않았던 것들의 어떤 실행력을 더 높이고 그것을 좀 더 구체화하는 그런 결과라고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 이번 합의사항 가운데 대통령께서 출발하시기 전에 한반도 평화정착 부분에 대해서 의제로 생각하고 얘기를 회담을 하시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 성과는 어느 정도 달성되신 것인가?

= 각 분야에 대해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준비해 갔던 의제는 거의 개진을 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의제 중에 당연히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부분도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 양 정상이 오후 회담 들어서 예상보다 빨리 합의하게 된 게, 오찬 때 대통령께서는 최고 지도자의 인식 부분이 장애 부분의 하나라고 하셨는데 인식에서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입장을 개진했다고 보면 되나?

= 그건 제가 아주 단언해서 말씀드리기 어렵고, 그걸 쉽게 평가하기 어렵다. 굉장히 많은 의제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졌기 때문 전체적으로 무슨 인식의 변화가 크게 있었다 없었다로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 부분은 제가 없다 있다라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그것을 제가 평가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회담을 쭉 임했던 사람들이 총괄적으로 평가를 해야 될 대목이기 때문에 그렇게 단정하기는 좀 어렵지 않은가 싶다.

- 관련된 질문인데, 오찬하고 오후까지 상당히 좀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에서 생각보다 빨리 정리가 된 것은 바꾸어서 보면 대통령님과 인식을 좁히는 그런 노력을 하는데, 이걸 이 시간 내에서 정리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해서 아예 그냥 빨리 매듭을 짓고 나머지 부분으로 하지 않겠느냐 이런 해석도...

= 그렇지는 않고 제가 아까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다. 저희로서는 이 회담이 빨리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두세 가지 이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추정할 수는 있다. 하나는 상호가 양 정상이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했다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서로의 기본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대화가 있었던 것도 오늘의 회담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개하는데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여 진다. 더 나아가서 우리측의 입장에서는 대통령께서 정상회담의 의제 하나하나에 대해서 꼼꼼하고 설득력 있는 준비를 하셨던 것도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다.

- 합의문 형식의 발표란 선언 형태로 발표하는 것의 차이는?

= 그것은 이제 사실은 뭐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겠지만 합의문은 회담결과를 정리해서 발표하는 측면이 강하다면, 선언이라는 것은 양 정상의 의지가 보다 적극적으로 실려서 합의된 내용들의 수준을 좀 높여서 발표하는 측면들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제가 그걸 선언과 합의문의 차이점을 개념적으로 아직 정리해서 깔끔하게 갖고 있지는 않다. 그건 한 번 같이 정리를 해 보자. 대개 어떻든간에 합의문보다는 선언이라고 얘기할 때는 아까 말씀드린 합의의 수준이 훨씬 더 높은 것이다라고 일반적으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뭐 정확한 사전적 개념이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 한반도 평화, 공공이익, 화해와 협력 이 세 가지가 큰 주제인데 이걸 선언문의 포괄적인 개념으로 담을 수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서 민족경제공동체 굉장히 중시하고 ... 부속합의서는 첨부되는 이런 내용들 구체화하기 위한 ...

= 선언의 형식에 대해서 지금 저희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데 한정해서 제가 말씀드리면 대개 부속합의서는 그 선언 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다른 회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이다. 그래서 내일 선언과 부속합의서가 같이 채택될 것이다라고 기대하는 것은 정확한 예측은 아닌 것 같다.

- 대변인께서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해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라고 설명을 하셨는데 평화체제 논의라는 게 프로세스를 보면 북핵 해결이나 이것을 전제해서 그 다음 단계로 가는 연관성이 충분히 했는데, 그렇다면 북핵 문제에 있어서 나름대로 남북이 상당히 인식공유나 해결방안에 대해서 성과가 있었다고 추론할 수도 있는데?

= 제가 그걸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고, 그러니까 여러 가지 여러분들이 예상하는 아까 했던 세 가지 큰 카테고리의 주제에 몇 가지 또 핵심 의제들이 있다. 대개 저희가 준비한 것들, 여러분들이 예측했던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성과의 높낮이는 있을 것이다. 모든 부분이 다 성과가 좋았다 이렇게 저희가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그러나 일정한 진전들이 전반적으로 있었다고 보고 있고, 기본적으로 아까 기자가 말씀하셨던 의미에서 포괄적인 그런 선언의 ... 선언의 형식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좀 포괄적인 것도 있겠지만, 그 중에 어떤 것들은 좀 더 구체화된 사업의 형태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 그것은 오늘부터 합의해 나가는 결과에 따라서 지금부터 합의해 나가는 과정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다.

- 선언의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사인이나 선언식 같은 게 있을 수 있는지?

= 원칙적으로 선언의 주체에 대해서 단정할 수 없지만 2000년 정상회담의 예에 준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그 다음에 이것도 역시 아직 단정적으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양 정상이 함께 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평양=공동취재단>

 <5신, 오후 5시 10분> 김정일, "연장 안 해도 되겠다"
- 4일 오전 합의사항 발표, 김 위원장 주최 환송오찬 후 귀환

▲ 3일 오후 속개 된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늦어도 4일 낮 환송오찬 전까지 선언의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4시25분까지 진행된 오후 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김 위원장이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 하루 연장 제안을 논의한 결과, 당초대로 노 대통령이 2박3일 평양일정을 소화하고 4일 오후 귀경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고 말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평양에 내리는 비로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던 아리랑 공연 관람은 오늘 저녁 7시30분 당초 예정대로 진행된다.

<4신, 오후 2시 48분> 오후 회담 속개

▲2시 45분경, 백화원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회담이 속개됐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오후 2시 45분경, 백화원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회담이 속개됐다. 이에 앞서 양 정상은 오전에 같은 장소에서 2시간여 동안 첫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날 오후에 예정됐던 공동 식수 행사는 4일로 연기됐다. 또 전날 연기됐던 3대혁명전시관 중공업관 참관 행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시간과 겹쳐 노 대통령의 참가여부가 유동적이나, 특별수행원들은 예정대로 참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 회담 속개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옥류관에서 수행원과 기자단 전원이 참가하는 오찬을 가졌다.

한편, 현재 평양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오후 예정돼 있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공연 관람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북측이 기상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통보해 주기로 하였다.

<3신, 오전 11시 59분> 첫 정상회담 종료, 오후 2시30분 속개키로

▲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 9시34분부터 백화원 영빈관에서 시작한 정상회담을 오전 11시45분께 종료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45분께 회담이 종료됐다"며 "양 정상은 심도있는 토론을 했고, 더 많은 대화를 위해 오후 2시30분에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후 정상회담 재개에 따라 당초 예정돼 있는 노 대통령의 일부 오후 일정은 순연되거나 부분적으로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2신, 오전 11시 50분> 김정일,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큰 의미"
- 노무현, "스스로 군사분계선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다"


▲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 앞서 서로 위치를 바꾸어가며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 9시34분께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했고, 노 대통령의 평양 첫날 밤, 육로 방북, 북측 수해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누면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회담과는 달리 북측의 요구로 평양에 파견된 공동취재단 기자들의 취재 접근이 일체 불허됐다. 따라서 양 정상의 대화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2000년에는 양 정상의 회담 모두발언이 상당분량 공개됐다.

다만 청와대 전속 영상팀의 회담 장면 촬영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으나, 양 정상의 대화 내용은 정확히 녹취되지 않았다.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은 양 정상의 대화 장면도 2분 가량만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고 노 대통령은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현장에 있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전언을 토대로 양 정상의 대화 내용을 정리했다.


▲ 3일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영빈관 입구에서 악수를 나눈 뒤>
김 위원장 = 잘 주무셨습니까.
노 대통령 =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
김 위원장 = 이 숙소에서 김대중 대통령도 주무셨습니다.

<영빈관 안 벽 그림을 보며 대화>
김 위원장 = 큰물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하게 되어...(말을 계속 이어갔으나 잘 들리지 않음)
노 대통령 = 차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 = 그래도 노면이 좋지 않아 불편했을 것입니다.

<정상회담 모두발언 중>
김 위원장 = 김대중 대통령은 하늘로 오셨는데,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 =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1신 4보, 오전 10시26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시작

▲ 2차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첫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서울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화면이 들어오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 9시30분께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전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파격적인 영접에 이어 회담 둘째날 이른 시각에 남북 정상간 첫 대좌가 시작됨으로써 이번 회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날과 같이 국방색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오전 9시2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고, 3분전에 미리 나와 현관앞에서 기다리던 노 대통령 내외와 정상회담에 배석할 남측 공식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 내외와 악수를 하며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노 대통령은 "아주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좋습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던 중 영빈관 내의 바닷가에 파도가 치는 그림을 보면서 대화를 나눴고, 노 대통령은 "북측이 수해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나 걱정했다. (평양으로) 오면서 보니까 잘 정리돼 있더라"고 말했다.


▲ 기념촬영. 왼쪽부터 백종천, 이재정, 노무현, 김정일, 권양숙, 권오규, 김만복.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촬영을 하면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가운데에 서기를 사양하다가, 한번은 노 대통령이 또 한번은 김 위원장이 중앙에 위치하기로 하고 권양숙 여사를 비롯, 양측의 배석자들과 함께 두 차례 사진을 찍었다. 이어 배석자들이 빠진 가운데 양 정상만이 나란히 서서 또 한번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은 회담장 입구에 미리 진열돼 있던 김 위원장을 위한 선물들에 대해 설명했다.선물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 제주도와 8도 명품 차, DVD 세트와 드라마(대장금,겨울연가 등)·다큐멘타리·영화 CD 등 모두 네 종류였다.

12장생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쪽의 장인(匠人)이 만들었습니다. (부산) APEC 때도 이 분이 만든 작품을 회의장에 설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무궁화 문양의 다기를 가리키며 “평소 (외국) 정상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나, (제가)해외에 나갈 때 외국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는 세트”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회담이 시작됐다.

남측에서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김만복 국정원장이 노 대통령의 오른쪽,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왼쪽에 배석했으며,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 오른쪽에 배석했다. 또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이 기록을 위해 배석했다.

남측 김만복 국정원장과 북측 김양건 통전부장은 '2007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한 지난 '8.5합의서' 타결의 주역이기도 하다. 

▲ 3일 오전 10시 서울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이 회담 이틀째 일정에 대해 브리핑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편, 청와대 김정섭 부대변인도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설치된 서울프레스센터 정례브리핑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부대변인은 "오전 9시27분 백화원 영빈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찾아오는 형식으로 시작됐다. 두 정상 간에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뒤 기념촬영이 있었다. 바로 가벼운 대화가 시작됐고, 9시34분부터 본격회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자세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30분 앞당겨진 이유'와 관련해서는 "앞당겨진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저희가 사전 배경설명을 통해 언급한 일정은 첫 정상회담의 전례에 비추어서 안내해 드린 것"이며 "30분 차이가 변경되었거나 어떤 사정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전 의제와 오후 의제'에 대해, 김정섭 부대변인은 "일정과 의제 문제인데, 1차 2차 혹은 단독 확대 이런 식으로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정상 간에 지금 회담이 진행 중인데 '어떤 일정 가지고 더 논의하자' 그 자리에서 말씀이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기본적인 회담 스케줄은 1차 때 전례에 비추어 충분히 준비했다"고 답해 회담 일정이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김장수 국방장관이 첫 회담 배석자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일반론적으로 답변하면 청와대 안보실장은 안보 관련 전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하는 자리고 김만복 국정원장이 같이 배석하니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보좌할 것으로 본다"고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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