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 29일 낮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용차가 시위대와 조우했다. [사진 - 평통사]
▲ 벨 사령관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클라이슬러 승용차가 시위대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 - 평통사]
한미연합 전쟁연습에 대한 항의행동을 벌이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과 범민련 남측본부 활동가들이 한국의 사회단체로는 처음으로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TANGO) 앞에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탑승한 차량과 조우했다.

평통사 등이 벨 사령관과 마주친 시간은 29일 낮 12시 25분경. 벨 사령관은 ‘서울 30 허 719×’ 크라이슬러를 타고 전쟁지휘소를 나오던 중이었다.

벨 사령관의 차를 발견한 평통사와 범민련 남측본부 활동가들은 피켓을 들고 벨 사령관을 향해 “NO UFL(을지포커스연습 반대)”, “NO MILITARY EXERCISE(군사연습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잠시 벨 사령관의 차를 막아섰다. 잠시 멈췄던 벨 사령관의 차는 이를 피해 그 곳을 빠져나갔다. 차 안에는 벨 사령관을 포함하여 4명 정도가 타고 있었다.

▲ 짙은 선팅 탓에 탑승자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사진 - 평통사]
선팅을 짙게 해서 벨 사령관의 얼굴이 사진으로 확인 되지 않지만 차량 내 운전석 앞에 있는 4성 장군 표지판은 선명하게 사진에 찍혔다. 참고로 주한미군 중 4성장군은 벨 사령관뿐이다.

▲ 차량 안의 4성 장군 표식. [사진 - 평통사]

이들은 22일에도 같은 번호의 차에 벨 사령관이 타고 전쟁지휘소를 빠져 나가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평통사 등이 벨 사령관 차와 조우한 직후 초소 경비가 다가와 벨 사령관이 탄 차라면서 차를 막아서지 말라고 항의했다.

곧 이어 정부 고위관료로 보이는 민방위복을 입은 사람들이 탄 체어맨 승용차와 승합차가 빠져 나갔고, 그 바로 뒤에 주한미대사관 소속으로 보이는 외교관 차량이 전쟁지휘소를 빠져 나갔다.

이를 볼 때, 오전 중에 벨 사령관과 정부 고위관료 등이 참가한 회합이 전쟁지휘소 안에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평통사와 범민련남측본부 등은 탱고 앞에서 을지포커스렌즈연습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중이다. [사진 - 평통사]
▲ [사진 - 평통사]
평통사 등은 한미연합 전쟁연습인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이 시작된 20일, 한국 평화운동 사상 처음으로 TANGO 정문 앞 기자회견에서부터 1인 시위, 피켓팅을 매일 진행해왔고, 일요일인 26일에는 ‘전쟁연습 반대와 평화실현을 위한 청계산 등반대회’에 이어 촛불문화제와 평화띠잇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28일에는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군축집회를 개최하여 을지포커스렌즈연습 중단을 요구했다.

국방부가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따르면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은 ‘작전계획 5027’ 및 충무계획 수행 절차를 익히는 연습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작전계획 5027-04’의 작전 목표가 ‘북한군 격멸’, ‘북 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이고 을지포커스연습이 작전계획 5027-04에 의거하여 진행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통상적인 방어연습”이라는 한미연합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도 한미합동군사연습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 평통사]

이 연습은 올해의 경우 한국군 수 만명, 주한미군 5천명, 해외미군 5천명이 참가하는 등 규모에서도 세계 최대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연습이 북한 정권 붕괴를 상정한 ‘북한 지역 안정화 작전’, 북한 점령통치계획인 충무계획과 연동해서 실시된다는 점에서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의 대북 공격성은 감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통사 등은 전쟁연습이 끝나는 31일까지 항의행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추가>한편, 유엔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종과 차량번호로 볼 때, 벨 사령관의 차량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통사 측은 '22일 같은 차량에서 벨 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한 점', '경비가 벨 사령관이 탄 차량이라고 막아나선 점' 등을 들어 벨 사령관이 탑승한 차량이 확실하다고 맞섰다.

□ 한미연합사령부의 최첨단 지하 전쟁지휘소 ‘탱고(TANGO)’

o 탱고(TANGO : Theater Air, Navy, Ground Operation)란?

-한미연합사의 전쟁지휘소로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을 비롯한 한미양국군 수뇌부가 전쟁을 지휘ㆍ통제하는 지하벙커
-최첨단 군사 시설과 방어시스템이 갖춰져 있음.
-전체 면적 : 295,032평(2003년 미 국방부 자료)
-주요기능 : 전시 중요작전본부
-시설 : 지하 벙커

o 전쟁룸(War Room)

-탱고의 심장부에 해당, 전쟁 상황을 대형화면을 통해 한눈에 살펴보면서 작전회의를 할 수 있음.
-전쟁룸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적군의 규모 및 공격 방향, 속도 등 적군에 대한 정보와 아군의 병력 및 대응태세,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궤적도 실시간으로 추적이 가능함.
-탱고회의에 참석했던 군 관계자는 “100km 바깥의 전쟁 상황이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함.

o 스키프(SCIF)

-탱고에 설치된 최첨단 정보시설로 한국군 고위 관계자도 쉽게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되는 극비구역
-이 시설은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첩보위성과 주한미군 U-2정찰기의 대북 감시정보는 물론 미 본토의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이 파악한 첩보를 실시간을 받아 볼 수 있는 곳
-한미 군 당국은 SCIF와 같은 시설을 통해 북한의 세세한 군사 동향까지 손금을 보듯 파악할 수 있으며, 적어도 개전 48시간 이전에 북측의 도발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음
-탱고 내 지휘관들은 이를 통해 방대한 정보를 모은 뒤 최신 화상회의시스템으로 국방부 및 각 군 본부에 있는 한국군 수뇌부와 작전회의를 열게 됨.

<자료 제공 -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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