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북한 핵문제 해결방안과 관련, "올해 안에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내년에는 여태까지의 수많았던 터부(taboo:금기)를 넘는 빅뱅 수준의 대전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전 시내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독자출마에 나선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와의 면담에서 문 후보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수교가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하며, 동북아경제협력벨트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조기에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듣고 "나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문 후보측이 전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양국은) 상당히 비슷한 목표와 꿈을 갖고 있다. 한반도의 통일이나 평화, 역동적인 경제협력벨트가 러시아, 일본, 미국과 함께 가는 구상은 매우 좋은 것"이라며 "일부에서 미국을 반(反)통일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던 것은 유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버시바우 대사는 한나라당 중앙위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 포럼' 특강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달성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강에서 "6자회담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당사국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등 북핵 해결에 효과적인 메커니즘"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북한) 핵무기 불능화와 핵물질 신고 등 '2.13 합의'의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연기 배경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입은 수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수해 정도가 심각하고 피해도 광범위하다. 그래서 아리랑 축전도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한미 안보동맹은 계속해서 양국관계의 기반이 될 것이며 전시작전권 이양도 양국관계를 균형 잡힌 동반자 관계로 만들어 동맹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주한미군 재배치로 주한미군은 줄어도 통합으로 인한 (안보력의) 희생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비자면제 조치와 관련, "일부 언론에서 마치 비자면제 가입 시점이 정확히 정해진 것처럼 나갔는데 이는 잘못된 보도"라면서 "아직 비자면제를 위해 미국과 한국 정부 각자 할 일이 있다"면서 비자면제의 선결 과제로 미국으로 여행하려는 한국인의 데이터를 미리 본국으로 전송하는 문제와 미국내 한국인 여행객의 모니터링 프로그램 강화 등을 들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최근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대해 "검증을 하면서도 현안과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면서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인단 투표에 앞서고도 여론조사에 뒤져 패한 데 대해서는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앨 고어 후보가 조지 부시 보다 대중투표에서 100만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뒤져 패배한 점을 언급하며 "일단 경선 규칙이 정해지면 모두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사태에 위로의 뜻을 표한 뒤 "인질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을 돕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 "동맹국으로서 인질의 즉각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안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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