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774차 정기수요시위가 해방 62주년 세계연대 행동의 날인 15일 서울 광화문 日대사관 앞에서 열렸다.[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을 지켜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해방 62주년을 맞은 15일, 국내 50여 시민단체와 여고생, 국회의원은 물론 독일, 대만 등 해외 시민단체들과 함께 제774차 정기수요시위를 가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행동주간(Global Action Week 8-19일) 중 해방 62주년 세계연대행동의 날인 이날 오전 12시 세계연대행동의 날 서울집회를 주관하는 50여 단체의 소속회원들과 이화외고, 한영외고 학생들 등 400여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 골목을 가득 메웠다.

세계연대행동의 날인 이날 독일 베를린과 대만 타이페이 등지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와 사진전 등이 진행된다.

연대발언에 나선 이강실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방됐다고 하지만 일본은 잠시 물러나왔을 뿐이지 때만 되면 다시 들어오려 한다”며 “대북적대정책과 재일동포 억압은 군국주의의 야심이 살아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군국주의가 살아있는 한 정신대 문제를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신대 문제를 내버려 두고 평화를 말하는 것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옥자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회장의 미 하원 결의안 통과 경과에 이어 단상에 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성폭력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세계를 괴롭히는 일본, 이제는 역사가 이뤄졌다”며 “이제 시작이다. 일본이 공식사죄하고 법적배상하도록 200년 살면서 같이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진화 위원장은 한 참가자가 들고 있는 피켓에 적힌 ‘위안부 보다 무서운 것은 일본이 그것을 잊는 것입니다’는 글귀를 가리키며 “일본정부가 잊는 것 보다 무서운 것은 우리가 그 아픈 역사를 잊는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을 숙연케 했다.

이어 “교문 앞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잡아내는 문화, 1시간씩 서 있는 애국조회 모두 일제시대 때 생긴 것”이라며 “일제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오늘 이 자리에 각계각층, 해외 모두 참가했지만 딱 한 곳이 참가하지 않았다”며 “북녘에서는 함께 하고 있지 못하다. 지금 대학로에서는 8.15 행사를 하고 있다. 분단의 문제를 아픔으로 기억하며 통일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이화외고.한영외고 학생들이 모은 서명 및 모금을 정대협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시작한 박준석(한영외고.3학년) 군은 “여성부에서 천안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박물관을 짓는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독립운동을 한 여성들이 중심이었다”며 “정대협에서 2년 전부터 박물관 건립을 해 왔는데 돈이 없어서 못 짓고 있다. 그래서 모금운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군은 7월부터 학교에서는 물론 청계천에 시민 모금운동을 벌여 170만원을 모았고, 이를 정대협 측에 전달했다.

▲ 이화외고, 한영외고 학생들이 정대협 측에 모금과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한편, 이번 774차 정기수요시위에는 예비대선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미경, 장항숙 의원 등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고 대권 후보들은 간략한 선거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일본 정부가 공식사과를 하고 배상을 할 때까지 대통령이 된다면 할머니, 어머니, 청년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고,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은 “일본 정부가 역사를 인정하고 사과 할 때까지 일본 정치인에게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우리는 지금 미완의 8.15, 청산되지 않은 8.15를 맞고 있다”며 “미완인 것은 아직도 우리의 땅은 통일돼 있지 않은 것이고, 청산되지 않은 것은 할머니들 문제가 청산되지 않은 것”이라고 광복절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일본에 요구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떳떳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돈으로 박물관을 세워달라는 할머니들의 요구를 들어 떳떳하게 일본에 촉구하자”고 호소했다.

노래패 ‘아름다운 청년’, ‘바닥소리’ 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시종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와 연대해 나갈 것을 상징한 공동결단식과 ‘기차놀이’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집회 이후 명동과 인사동 일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및 박물관 모금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 참가자들이 세계 모양 지도에 나비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와 연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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