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상(재일조선인력사연구소 연구부장, 재일동포)

2. 총련결성 이후의 우리학교(1955.5∼1990년대말)

1955년5월, 약 5년동안의 민전활동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총련)가 결성됨으로써 재일조선인운동은 근본전환되고 새로운 발전의 길에 들어섰다. 총련결성은 민족교육사업에서도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열어놓은 사변으로 되었다. 한마디로 민족교육사업에서 민족적주체를 확립할수 있게 된것이다. 총련은 교육사업을 담당하는 전문부서를 내오고 교육체계와 내용을 정비하는데 주력하였다.

총련은 결성대회에서 고등교육기관을 내올것을 결정하였다. 동포학부모, 학생들속에서 날로 높아가는 고등교육에 대한 열망, 조선고급학교졸업생에 대한 일본의 제도적차별로 인한 일본대학진학의 제한, 그리고 총련전임일군들에 대한 수요 특히 조선학교의 교원양성문제는 절박한 요구로 나섰다.

이러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재일동포들은 1956년4월10일 조선대학교를 창립하였다. 2년제단기대학의 형식으로 교원 10여명, 학생 60여명으로 도꾜조선중고급학교의 교실을 빌려 개학의 종소리를 울리였다. 많은것이 불비한 상황이였으나 조선대학교(조대)의 창설은 초급학교로부터 대학에 이르는 민족교육의 체계를 완성하고 민족교육을 발전시켜나가는 획기적계기로 되었다.

교수진, 과정안을 힘들게 준비하면서도 자기건물을 마련하는것은 대단히 어려웠다. 대학건설관계자들은 대학을 지을만한 부지를 구입하려고 온 도꾜도내를 돌아보았다. 일정한 넓이의 부지를 구입하고 그 옆부지도 구할려하니 거절당하거나 적당한 부지를 찾아 구입하려고하면 그 어디선가에서 방해가 들어와 계약에 응해주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트랜지스타공장을 만든다고 해서 부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지었다. 그것이 바로 도꾜에서도 풍치좋은곳으로 이름난 무사시노 한복판에 우뚝 서있는 오늘의 조선대학교이다.창립이후3년만인1959년6월에 새학사를 준공한셈이다. 조선대학교는 1958년4월부터 4년제와 2년제의 학제로 개편하고 새학사에서 재일동포자녀들에 대한 고등교육을 마음껏 실시하였다.

재일동포자녀들이 돈이 없어 공부를 하기가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것을 가슴 아파하시고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못하고있는 그 어려운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57년 4월 재일동포자녀들을 위한 첫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일본에 보내주었다. 이것은 총련일군들과 재일동포들,조선학교학생들에게 커다란 고무로, 힘으로 되었다.

후날에 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1957년1월에 국가예산을 심의하는 내각회의에서 김일성주석은 재일동포자녀들을 위한 교육원조비는 어느 항목에 넣었는가고 묻자 담당일군은 워낙 외화사정이 긴장되여 별도예산으로 하였다고 말씀올렸다. 그러니 주석은 우리가 공장을 한두개 못짓는한이 있더라도 보내주어야한다,이것은 민족적의무이다, 한해만 해서 끄칠것이 아니라 자녀들에 대한 민족교육이 있는한 계속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주석은 이미 1955년9월에 재일동포조국방문단을 만난 석상에서 교육원조비를 보낼데 대하여 말씀하셨고 그후 공화국을 방문한 일본의 국회의원단에 대해서도 돈을 보낼것을 일본정부가 승인하도록 사업해달라고 당부한 사실이 있다. 온나라가 재더미로 되고 복구건설에 필요한 자금이야 얼마라도 요구된 때였다.

첫원조비는 영국파운드로 일본도꾜의 은행에 입금되였다. 일본은행으로부터 입금되였다는 소식을 듣고 꿈이나 생시냐고 한 동포가 있었고 그날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모를정도로 기뻤다고 한 일군 등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내준 사실은 문자그대로 민족교육의 생명수로 되었다.

조선대학교의 새학사건설에는 두번째와 세번째로 보내준 교육원조비의 많은 금액이 투입되였다. 때문에 조선대학교관계자들은 대학의 나무한그루, 풀한포기에 이르기까지 조국의 사랑이 깃들어있다고 자랑차게 말하는것이다. 이남의 정권이 기민정책을 하던때의 일이다.

1965년6월에 ‘한일조약’이 체결되였다. 이 ‘조약’이 매국성, 굴욕성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더 있겠는가. 이 조약은 재일동포사회와 동포들에게도 커다란 해를 끼쳤다. 례를 들어 동포들의 ‘외국인등록증’에 표기되여있는 ‘한국’은 국적이고 ‘조선’은 기호에 지나지 않다고 일본정부가 공식발표한것처럼 재일조선인을 딱 두가지로 가르고 동포사회의 분단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일본당국은 남조선당국과 결탁밑에 총련과 조선학교에 대한 탄압기도를 로골화하였다. 조선학교는 일한정부주도하의 탄압기도에 직면하는 새로운 위기에 처해졌다.

일본문부성은 1965년12월28일 문부차관통달을 내여 재일동포자녀들도 일본학령아동들과 같이 일본학교에 다닐수 있다는것과 조선인만으로 운영하는 학교는 인정하지않다는 두가지 통달을 하달하였다. 조선학생들을 일본인과 같은 교육을 시킨다는것은 동화교육의 강요이며 조선학교는 인정할수 없다는것은 조선학교를 없애라는 소리이며 이것 역시 일본인화교육의 강요이다. 뿐만아니라 일본당국은 ‘외국인학교법안’같은 법을 제정하여 조선학교의 교육내용을 규제하고 나아가서는 학교를 페쇄하려고 하였다.

총련과 재일동포들, 조선학교교직원들과 학생들 모두가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섰다. ‘외국인학교제도법안’조작기도를 분쇄하기 위한 투쟁, 조선학교의 합법성을 고수하기 위한 인가획득투쟁 그리고 민족교육의 정당성, 생활력을 대내외에 소개선전하기 위한 사업 등 1966년경으로부터 1971년경까지 벌린 민족교육을 지키는 투쟁은 다른 투쟁과 함께 력사에 기록될 빛나는 투쟁이였다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일본당국은 ‘법안’의 조항을 여러차례 수정하면서도 기어이 법제화하려고했으나 총련에 뭉친 동포들과 량심적인 각계일본인사들의 강력한 투쟁과 반항에 맞아 법제화를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민족교육의 합법성을 지키기 위해 각지 조선학교들은 도도부현지사가 인가권을 가진 학교법인인가를 획득하기 위하여 꾸준한 요청사업을 벌리도록 하였다. 결과 거의 모든 학교가 법인인가를 받아내는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였다. 이것은 상기의 문부성통달을 형해화한것으로 되였다(조선학교는 일본교육기본법에서는 ‘83조교’로 된다).

특히 민족교육의 최고학부인 조선대학교의 인가문제는 일본문부대신이 직접 간섭방해함으로써 정치적문제로 부상되였으나 1968년4월 당시 도꾜도지사는 인가하였다. 조선대학교의 인가획득은 조선학교를 없애려는 세력들에는 커다란 타격으로 되였으며 민족교육을 고수하고 발전시키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고무로 되었다. 또한 인가획득투쟁의 상징적성과로 되었다.

이 시기에 조선학교에서는 8,000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대집단체조의 상연과 3,000명의 학생들과 동포예술인이 참가한 대음악무용서사시의 공연을 성공시킴으로써 민족교육의 정당성을 남김없이 발휘하여 대내외에 지지자, 동정자를 더 많이 얻게 되였다.

동포들과 교직원들, 학부모들은 조선학교의 합법성을 지키고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이약하게 벌리였다. 일본의 공립학교는 국가와 지방자치체가 교육비를 마련한다. 또한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국가와 지방자치체의 방조가 있다. 그런데 재일조선인들은 납세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반대로 그 환원의 혜택은 거의 없었다. 총련은 일본이 국제인권규약을 부분적이지만 비준한 조건(1979)에서 재일조선인에 대하여서도 그에 상응하게 대처할것을 요청하였다.

그 일환으로써 동포들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하였던 조선학교에 대한 교육조성금을 받아내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리였다. 그리하여 도꾜도오오타구의회가 조선학교에 조성금을 낼데 대한 결의를 처음으로 채택(1980.3)한것을 시작으로하여 일본각지지방자치체들에서는 여러가지 명목의 교육조성금을 내게 되었다. 물론 납세의무에 비한 권리라고 볼때는 형편없이 적은 금액이다.

이와함께 동포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조선학교학생들의 통학정기권할인률(이전 일본국철, 현재 JR의 학생통학정기권값은 일반성인정기권값과 동액이였다)을 일본학교학생들과 동등하게 하기 위한 투쟁도 벌려 1994년4월부터 실시하게 하였다.

또한 오랜 노력끝에 조선학교학생들의 희망의 하나였던 일본학생들과의 정식체육경기에도 참가할수 있게 하였다. 조선고급학교는 일본고등학교체육련합회의 미가맹학교였으나 특별조치로서 ‘고등학교종합체육대회’(인터하이)와 각종 전국경기대회예선에 참가할 수 있게 되였다. 1994년8월 처음으로 출전한 인터하이에서 조선학교학생은 권투부문에서 입상한것을 시작으로 제84차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2006.1)에서 오사까조고가 8강에 들어가는 쾌거도 이룩하였다.

1979년8월달부터 단기재일동포조국방문단사업이 시작되여 공화국방문이 이전에 비하여 수월하게 이룩되게 되었다. 조선학교고급부졸업학년학생들의 조국방문도 이전에는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1990년도부터 수학려행형식으로 진행되였다. 이것은 일본에 태여난 3세, 4세 학생들에게 조국의 모습을 피부로 체득시키며 민족성을 견지하여 살아나가는 귀중한 계기를 주고 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