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역사적인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지 3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7.4 남북 공동성명'은 한국전쟁 이후 남북 당국간 첫 '통일' 관련 합의였습니다. 그해 6.29 평양에서 남측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측 김영주 노동당 조직부장이 서명하고 7.4 서울과 평양에서 발표된 이 성명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통일의 3대 원칙으로 공식 천명하였습니다.

남북한 당국이 분단 27년 만에 채택한 조국통일의 3대 원칙은 이후 남북한간에 이뤄진 모든 접촉과 대화의 기본지침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도 '3대 원칙'이 명기되어 있습니다.

3대 원칙을 둘러싼 '해석투쟁'은 그 역사가 깊습니다. 가장 황당했던 사건은 김영삼 정부에서 일어났습니다. 민족문제에 대해 식견이 전무했던 이 정부는 3대 원칙 중 '민족대단결'을 '민주'로 바꾸고, 그 의미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소모적인 논쟁은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간 공동선언을 통해 일단락되었다고 하겠습니다. 6.15선언의 1항과 2항은 표현은 다르지만 7.4 공동성명의 3대 원칙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참고로 북측은 '7.4 남북 공동성명'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비롯하여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 '연방제통일방안'을 '조국통일 3대 헌장'이라 규정, 통일의 근본원칙과 방도 및 설계도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7.4 남북 공동성명'은 어두웠던 냉전과 대결시대에 우리 민족에게 한줄기 빛처럼 찾아왔습니다. 그 미약했던 시작이 오늘의 6.15시대라는 창대한 바다로 이어졌다고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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