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3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5층 한국언론재단 회의실에서 '인터넷통일언론인모임'이 주최한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파행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백낙청 상임대표는 지난 14-17일 평양에서 열린 ‘6.15민족통일대축전’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고 8.15 공동행사는 부산에서 열릴 것임을 재확인했다.

28일 오후 3시 30분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15층 한국언론재단 회의실에서 ‘인터넷통일언론인모임’(대표 이철우) 간담회에 초청받은 백낙청 상임대표는 6.15 공동행사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전날(27일) 운영위원회 회의를 마친 6.15남측위의 정현곤 사무처장과 이재규 부대변인이 배석했으며, 26일 6.15남측위 언론본부가 집행부에 비판적인 논평을 낸 탓인지 한때 팽팽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8.15행사, 북측 당국 초청 기대”

▲  백낙청 상임대표는 6.15공동행사 이후 처음으로 인터넷통일언론인모임과의 간담회 자리를 빌어 기자들을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백낙청 상임대표는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사견임을 전제로 “파행하는 과정에서 남과 북 사이의 깊은 대화가 오갔고, 서로를 그냥 원만하게 진행됐으면 알 수 없었을 그런 면까지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과 “비록 제때에는 못했지만 이틀 뒤에 원만하게 단합대회를 치렀다는 점”을 주요한 성과로 꼽고 “우리 남측위 뿐만 아니라, 북측위를 포함한 6.15민족공동위가 자랑해도 좋을 성과”라고 자평했다.

또한 8.15 공동행사에 대해 “이번 6.15가 그런 파행을 겪었기 때문에 8월 대회, 광복절 기념 부산 축전이 제대로 될까하고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이번 경험으로 볼 때 여러가지 부담되는 사항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지금 큰틀에서 북미관계가 잘 풀려가고 있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있고, 남북당국관계도 이제 회복단계로 들어갔기 때문에 이번 8월에는 제가 속단할 일은 아니지만, 남쪽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쪽 당국을 초청하는 가운데 815행사가 벌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예측한다”고 낙관전 전망을 내놓았다.

6.15 공동행사 폐막사에서 당초 “부산에서 다시 만납시다”라는 대목을 빼놓은 일에 대해서는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에서 협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북측에서는 남쪽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고, 남측에서 정한 것을 통보받고 그것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 포함은 나의 결정”

▲ 6.15행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질문의 초점은 6.15민족통일대축전의 본행사 격인 민족단합대회가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을 주석단에 배치하는 문제로 이틀간이나 파행을 겪고서야 열리게 된 점에 모아졌다.

백낙청 상임대표는 “다소간에 어려움은 예상했지만 단합대회, 주석단 문제까지 어쨌든 합의가 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며 “북측의 기류에 대해서는 기류가 결코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을 이번에 포함시키자 하는 것은 나의 결정이다”며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형오 의원이 갈 의향이 있으면, 한번 데려가 보는 것도 생각해보자는 것도 나의 생각이었는데, 그 문제는 내가 나중에 생각을 바꾸었다. 북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데려오는 것을 처음에는 올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심사숙고해라 이렇게 말해서, 원내대표 급을 데려가는 것은 북, 남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결국 세 명만 포함하게 된 것이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한나라당이 6.15공동선언을 당론으로 반대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을 6.15공동행사에 가담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한나라당이) 가담하는 것이 오히려 6.15정신 실천에 부합된다는 내 나름의 6.15운동관, 615정신 해석에 따른 것이다”며 “이것은 집행위원장이나 일각의 책임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대해서는 “말을 다 안하는 이유는 지금 그래도 이렇게 원만하게 수습이 됐고, 북측위가 성의를 보였고, 어떻게 보면 남측위 이상으로 북측위도 상처를 받았을지 모르는데, 이걸 까발려 가지고 민족공동위 전체 입장을 난처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다”며 언급을 삼갔다.

다만 6.15남측위 언론본부(상임대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의 논평에 관한 논박 과정에서 정현곤 사무처장이 비보도를 전제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내부 민주주의, “거듭 사과, 말을 아끼는 것이 도리”

▲ 백낙청 상임대표는 6.15남측위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혔지만 6.15행사 파행과 관련한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6.15 공동행사 파행 과정에서 6.15남측위 내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백 대표는 “시스템 상으로 아직 미비한 점이 많다”며 운영위회의나 대표자회의, 공동집행위원장회의 등이 모두 회의체 성격에 머물고 있는 문제점과 평양에서 남측 대표단과의 원활한 연락수단이 없는 문제점 등을 요인으로 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행부에서 잘못한 것이 많이 있다. 나 자신이 대표단에 대해서 그때그때 충분한 설명과 보고를 못 드린 점에 대해서 거듭 사과했고, 집행위원장단도 1차 사과를 했지만, 좀 더 명백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전달하리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동집행위원장 중 한 명이 일부 소수 의견을 제출하는 대표단에게 “선동하지 말라”고 발언을 제지한데 대해서는 “개별적인 행동 중 바람직하지 못한 것 짚기 시작하면 그런 행동은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며 “발단 경위를 캐기 시작하면 서로가 할 말 많을 텐데, 나는 적어도 민족공동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의 한사람으로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도리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남측위의 중요한 몫은 남쪽 사회 내부에서 6.15정신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남측위 내부에서 더러 견해차를 낳기도 한다”며 6.15남측위 내의 두 가지 기류에 대해 설명했다.

즉 “우리 내부에서 나를 비롯한 상당수 사람들은 어떻게든 남쪽에 6.15정신에 동참하게 만들어야지 남측위도 굳건한 기반을 갖게 되고, 남북 당국 간의 접촉에서 지원할 땐 지원하고, 견제할 땐 견제하면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하는 입장”과 “반면에 다른 쪽에서 상당수의 인사들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좋지만, 6.15공동선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그 실천을 소리 높여 주창하는 이런 사람들이 계속 돌파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때로는 그런 돌파가 필요할 때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적어도 2000년 6월 이후로 넓어진 공간 속에서는 최대한 활용해서 6.15운동이 남측 사회에 튼튼히 뿌리내리는 것. 폭넓은 터전을 확보하는 것이 남측위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답방’은 5개 합의사항 아니다”

▲ 백낙청 상임대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개진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6.15 공동행사에 당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북쪽에서 오지 말라고 했다기 보다는 일정한 시점까지 오라는 소리가 없으니까, 우리 정부에서 안 가겠다 말한 것”이라며 “지난번에 쌀 지원을 하기로 해놓고 그것을 2.13합의와 연계시켜서 안 보냈다... 기본적 발상에서 남북관계를 6자회담에 종속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잘못된 것이었다”고 평했다.

또한 “북미관계에 비해서 남북관계가 반걸음 뒤쳐지는 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반걸음 앞서기도 하고, 반걸음 뒤서기도 하고, 나란히 가기도 하고, 이런 가운데 뒤쳐지는 것은 좋은데 ‘우리는 미국보다 반걸음 뒤로 가는 것이 맞다’ 만약에 이런 형식이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고 최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개진했다.

백 대표는 지난 7년간 6.15 공동선언의 이행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이행이 안 됐다고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것이 '답방'이다”며 “그것은 5개 합의사항에 들은 것이 아니고, 대개 국가 원수간에 공동성명 낼 때 끝에 가서 의례적으로 붙는 것처럼 돼 있다. 실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명백한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 답방이면 좋고, 아니더라도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그런 생각이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6.15 공동행사에 대해 “덥석 받았더라도 대회 자체가 반쪽 대회가 됐을 것이고, 남측에 와서는 엄청난 비난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대회가 완전 무산됐다면, 6.15남측위 일대 위기는 물론이고, 나는 당연히 물러나야 될 것”이라며 “양극단의 위험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 피했다는 것”을 평가하고 “북측에서 그쪽 인민들 앞에 놓고 사과한다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인가? 북측위가 많은 성의와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한다”고 북측의 유연한 태도와 노력에 의미를 부여했다.

우선 이번 6.15 7돌 평양 대축전은 6월 15일에 예정된 민족단합대회가 제때 열리지 못하고 이틀 뒤에 열렸다. 그 과정에서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저를 포함한 남북해외의 위원장들이 단합대회장에서 사과를 한 바가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어제 남측위 운영위원회를 하면서 남측 관련자들에게 남측 단장으로서의 사과를 거듭 드렸다.

파행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밝혀둘 것은 아직까지는 이게 6.15남측위의 전체 공식평가가 아니고 개인적인 평가다. 우리가 지금 각 단위로부터 평가 의견을 받고 있는 중이고, 제대로 수집이 되면 그걸 바탕으로 한번 모여서 솔직한 의견교환을 할 예정으로 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인데, 비록 파행이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 파행이었던 것만큼이나 두드러진 성과였다 이렇게 평가한다.

왜냐하면, 첫째 파행하는 과정에서 남과 북 사이의 깊은 대화가 오갔고, 서로를 그냥 원만하게 진행됐으면 알 수 없었을 그런 면까지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렇게 서로 깊은 속만 보고서 끝끝내 대회가 무산됐다면 성과라고 볼 수 없고, 실패라고 봐야겠지만, 비록 제때에는 못했지만 이틀 뒤에 원만하게 단합대회를 치렀다는 점에서 이번에 성과가 컸고, 이것은 우리 남측위 뿐만 아니라, 북측위를 포함한 6.15민족공동위가 자랑해도 좋을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남측위 내부에서 많은 의견들이 있고, 이것을 종합하고 서로 조절하고 하는 과정이 꽤 복잡하지 않을까 싶지만, 개인의 생각은 그렇다.

이번 6.15가 그런 파행을 겪었기 때문에 8월 대회, 광복절 기념 부산 축전이 제대로 될까하고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이번 경험으로 볼 때 여러가지 부담되는 사항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첫째는 지금 큰틀에서 북미관계가 잘 풀려가고 있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있고, 남북당국관계도 이제 회복단계로 들어갔기 때문에 이번 8월에는 제가 속단할 일은 아니지만, 남쪽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쪽 당국을 초청하는 가운데 8.15행사가 벌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예측한다.

사실은 이 민간행사에 당국이 끼어들면 여러가지 복잡한 일이 많지만, 남북관계의 진전에서는 통일 대축전에 당국이 끼어드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고, 그것을 위해 다소의 불편을 감수할 용의가 돼 있다.

큰틀에서 그렇게 잘 풀려가고 있기 때문에 8.15행사가 잘 성사가 될 것 같고. 부담되는 사항이 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서로가 어떤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고, 어떤 문제는 절충되고 어떤 문제는 절충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바가 있기 때문에 미리 미리 협의를 해서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이번 평양 행사의 파행에 대해서 우리 남측위에서는 결국 북측이 받아들일 수없는 조처를 취했기 때문에 이 사태가 벌어졌다고 이렇게 평가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 이후에 이것을 어떻게든지 수습하기 위해서 북측위에서 많은 성의있는 노력을 했고, 그래서 대회가 결국 잘 치러지는데 북측위가 기여를 많이 했다고 평가를 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질문 답변>

□ 질문 : 6.15 7년이 됐는데, 전문 분야인 문학에서 6.15전과 후에 변화가 있는지?

■ 백낙청 : 문학평론가이기는 하지만, 북한 문학에 대해서 아는 것이 참 적다. 북의 문단과 관련해서 문학작품이라기 보다도 남북교류 차원에서 작년에 6.15민족문학인협회가 구성됐다. 그래서 ‘통일문학’이라는 잡지를 공동으로 내기로 했는데, 지금 진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남쪽에서 읽은 북쪽 작품들 중에서 우리가 추천하는 작품을 선정하고, 북쪽 사람들이 남쪽 작품들 중에서 추천한다. 그게 예비리스트가 돼서 그걸 놓고서 양쪽에서 공동 선발해서 싣게 돼 있다. 남북이 서로 받아들일 수없는 작품은 처음부터 제외가 된다. 이번에 평양 가서 아마 남쪽에서 선정한 작품을 북에 통보를 해주고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에는 꽤 괜찮은 작품이 있다고 들었다.

남북교류가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옛날과 다른 점이고, 또 작품내용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들은 것이지만, 내용적으로 괜찮은 작품들이 더러 있다. 그것이 몇 년 전보다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전부터 늘 그 정도의 좋은 작품이 있었던 것인지, 여기에 대해서는 잘 판단을 못하겠다.

□ 이번에 북측에서 추천한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 남측 것만 전달받고, 북측 것은 전달받지 않았다. 남측 작품을 북에서 읽고서 좋은 것 통보를 해주는데 그것이 아직 안 왔다. 그것이 와도 남쪽에서 제외할 수도 있는 것이다. 1차적으로 예비명단을 각자가 나누는 것이고, 최종 수록작품을 꼽는 것은 공동으로 하는 것이다.

□ 최종작품이 나오기 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 협회에는 직접 관여는 하고 있지 않아서 잘 모르고 있다.

□ 남측위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내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됐느냐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 사실은 남측위가 무슨 제왕적인 상임대표제라거나 그런 것은 결코 아닌데, 첫째는 시스템 상으로 아직 미비한 점이 많다. 그러니까 운영위원회니 대표자회의니 전부 회의기구들이다. 집행위원장 역시 5명이나 된다. 각기 다른 세력이랄까, 분야를 대표한다. 집행위원장단도 집행기구라기보다는 오히려 정무적인 성격이 강한 회의체다.

그러니까 결국은 집행에 직접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것은 상임대표와 사무처장이다. 단일 상임대표와 단일 사무처장 사이에 다른 누가 없는 것이다. 취임할 때부터 누가 있어야 되지 않느냐, 기구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수없이 요구했으나 합의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민주적 절차를 합의를 하려하는데 합의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따른 집행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 다음에 평양에 가서 급박한 상황을 만나는데, 그러면 거기에 휴대폰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메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조별로 나눠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연락하고. 그리고 협상이라는 것은 매번 회의를 해서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실행에 불가피하게 제약이 생기는 것이다.

두 가지 그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행부에서 잘못한 것이 많이 있다. 나 자신이 대표단에 대해서 그때그때 충분한 설명과 보고를 못 드린 점에 대해서 거듭 사과했고, 집행위원장단도 1차 사과를 했지만, 좀 더 명백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전달하리라고 믿고 있다.

나 자신은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또 시스템 상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행위원장들이 얼마나 동분서주하면서 고생한 것을 알기 때문에 최종 책임을 내가 지면 졌지, 그 사람들에게 어느 수준 이상의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집행위원장들 자신이 한번 이런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하니까.

□ 행사 파행의 계기가 박계동 의원 주석단 배치문제, 그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로 상임대표께서 말씀하시기를 “남측위가 정당과 종교, 단체로 조직된 조직이어서 배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했는데, 언론본부가 논평에서 “‘615공동선언을 실천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이룩하려는’ 부분을 빼고 말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 그 부분을 전제하고 한 얘기다. 6.15공동선언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당론을 가진 국회의원이라면 갈 수가 없다. 그렇지 않겠나? 당의 승인을 받아서 간 사람들인데. 각 당 원내대표실에 공문으로 의원추천을 의뢰해서 선임된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을 보낸다는 것은 일단 6.15행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의 표시고, 한나라당 의원들 자신도 강조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6.15합의 정신 자체를 부정이 아니라, 이행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그것을 나는 전제하고 말한 것이지. 빠진 게 6.15남측위 대표가 규약도 모르고, 함부로 떠들었다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언론본부 논평이라는 것은 형식이나 내용에 다 문제가 있다. 형식상에서는 지금 우리가 각 부문본부나 각 분야의 평가의견서를 접수하고 있는 중인데, 유독 언론본부만은 직접 논평을 냈는데, 언론이니까 이거는 6.15남측위 내부의 부문본부가 아니고 별도의 언론기관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점에 대해서 의견이 다르다. 논평은 언론인, 종교인 누구나 낼 수 있는 것이지만은 그래도 조직 내 본부라면 조직 내에서 의견표명을 먼저하고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고 결과를 봐서 필요하다면 논평을 내는 것이 수순이라고 본다.

내용에서도 세세히 따질 생각은 없지만, 더군다나 언론계 취재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사실관계 확인이라든가 절차를 거쳐서 의견을 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 강재섭 (한나라당)대표가 대표단이 갔다와서 박계동 의원도 위원회 회의도 들어가고, “이번에 간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표단 형태로 간 것이 아니고, 개인차원에서 간 것이다”고 강 대표가 직접 확인을 해줬다.

사실관계라 하는 것은 저희 논평이 예들 들어 남측위가 무조건 잘못했다가 아니고, 남측 집행부의 협동사무처장, 북측의 여러 가지 얘기들을 종합해 보고, 또 중론의 입장에서 논란이 있기에 이 부분에서 남측위 집행위나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기를 한 것이다.

북쪽 사람들은 그런 거다. 자신들은 박계동 의원을 배제할 생각도 없었고, 언론에서 마치 의도적으로 배제를 하고, 마치 12월 대선에서 북과 한나라 대결인 양 몰아가고 확대 보도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러워하며 “우리는 전혀 그런 의도 없었다”하면서, 발단 부분은 좁게 좁히자면 단상배치 부분이라고 얘기를 했고, 그 부분은 남측위 집행위 간부, 협동 사무처장 차원에서 확인을 해줬다.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고 했다는 것은 대표님이 잘못 알고 계시거나 동의하지 않으시는 차원의 문제이다.

왜 당일 날 발표를 할 때, 상임대표도 그렇고, 인사말을 하면서 북측이 박계동 의원 주석단 참여를 배제했기 때문에 남측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기 때문에 대회가 무산이 됐다 이렇게 발표를 했지 않는가?

■ 각자가 아는 것이 다른데, 나대로 종합해서 보고를 받지 않는가. 실무진이 아니라도 내가 좀 다양하게 여러 면으로 아는 것이 있고, 안경호 위원장하고 나하고 오간 사이에 얘기는 내가 잘 알지 않나? 단둘이 밀담은 한 것은 없다. 배석하고 얘기하니까. 내말을 좀 신용을 하라는 뜻으로 한 얘기다.

말을 다 안하는 이유는 지금 그래도 이렇게 원만하게 수습이 됐고, 북측위가 성의를 보였고, 어떻게 보면 남측위 이상으로 북측위도 상처를 받았을지 모르는데, 이걸 까발려 가지고 민족공동위 전체 입장을 난처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다.

□ 현장에 있을 때, 그런 일이 벌어지고, 그 얘기를 처음 들은 대표단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부분이고, 어쨌든 이구동성으로 대회는 성사돼야 된다는 부분은 같았던 것 같다. 그런 취지로 설명도 하고 말씀도 하고, 몇 분은 또 중요한 제안도 하셨는데, 유감스럽게도 공동집행위장 중의 한분께서, 대표단 일부의, 소수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부분을 “선동하지 말라”는 표현을 하면서 발언을 제지했다.

■ 개별적인 행동 중 바람직하지 못한 것 짚기 시작하면 그런 행동은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 발단 경위를 캐기 시작하면 서로가 할 말 많을 텐데, 나는 적어도 민족공동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의 한사람으로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도리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

□ 어쨌든 참여한 대표들 입장에서는 공동위집행위원장은 남측위의 중요한 실무를 총괄하고, 대표단위에서 선출돼서 그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그런 발언들이 거기 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줬다. 그런 부분들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상처받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까 서로가 자기하고 입장이 다른 사람들의 경우만 문제 삼기 시작하면 상처가 오히려 깊어진다는 생각이다.

□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사실관계도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 게 있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것 같고, 외부에서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왜 그런지 내막을 알고 싶은데 충분히 명쾌하게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나름대로 언론본부 측에서 최대한으로 정보를 취합한 거지만, 전체를 이해하기엔 부족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6.15민족단합대회가 이틀동안 파행을 겪은 것에 대해서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를 최대한 공개해 주시길 바란다.

■ 순안공항에서 나하고 안 위원장하고 주고받은 대화가 있었다. 안 위원장은 얘기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고, 나는 남측의 사정상 얘기 안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적절한 수위에서 조절하겠다 했는데, 내가 상임대표로서 말하는 적절한 수위가 있을 것이고, 집행부가 대응하는 적절한 수위가 있을 것이고 하니까 그런 수준에서 대응하겠다.

그리고 내가 지금 언론회견을 하면서 언론본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발언을 한 것이 대단히 서투른 전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본부와 언론취재단하고는 전혀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 하나는 사실관계를 밝혀달라는 말씀이었고, 다른 하나는 6.15남측위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회에 참여시키려고 노력하고, 뿐만 아니라 주석단 앞자리, 만찬사에 세우려 한 것이 남측 정세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과연 북측을 제대로 읽고 있었는가? 주최측이나 집행부, 대표가 이런 상황들을 예상을 했는지?

■ 다소간에 어려움은 예상했지만 단합대회, 주석단 문제까지 어쨌든 합의가 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 북측의 기류에 대해서는 기류가 결코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 일각에서 기류를 잘못 읽은 문제지만, 과도하게 앞열이냐 뒷열이냐까지, 만찬사까지 쉽게 말해 북측의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하는 제기를 하는데.

■ 앞열, 뒷열 문제는 주석단 입장 시점에서 해결이 됐던 문제이고, 그것은 지엽적 문제이고. 왜 이런 사태가 발생 했을까에 대해서 남측위가 충분한 판단력을 발휘했는가 이런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대회 자체에 대해서는 큰 차원에서 봐야 한다. 큰 차원에서, “얼마나 그때 화가 났냐?” 이런 것도 얘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크게 봐서 이번 대회가 파행을 겪으면서도 성사된 것이 그 나름으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은가 이런 차원으로 봐야 될 것 같은데. 나는 모두에서도 얘기 했듯이 큰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 처리가 잘못됐다면 책임지겠다 얘기했다. 나는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남측위 내부의 전체적 평가가 “아니다” 그러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나의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야겠다.

□ 좀 더 나아간 질문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을 여과 없이 말하자면, '6.15남측위 일부가 한나라당 원내 대표를 초청 하려고 했었고, 상당히 많은 수의 한나라당 의원을 데려가려 했고, 본 대회 주석단 앞열에 세우려 했고, 만찬장의 연설자로 세우려 했었고, 이런 것이 과도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의 한나라당이 해온 역할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 하나는 정세를 잘못 읽은 것이 있고, 또 하나는 지나친 과욕을 부리다가 집행부 일부가 한나라당 대표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과도한 것이 북측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 것 아닌가?' 이런 지적이 있다.

■ 차원이 다른 문제들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 한나라당 의원을 데려가느냐 마느냐 하는 기본적 문제가 있고 몇 명을 어떤 위상 있는 분들을 데리고 가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그 다음에 일단 데려간 이상 제1당으로서의 기본적 예우를 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가 있고. 그 다음에 예우를 하는 방법이 1열이냐 2열이냐하는 것은 낮은 차원의 문제이다. 이것을 뭉뚱그려서 집행부의 어느 특정인물이나 특정세력이 한나라당에게 너무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았냐 이런 제기는 생산적 논의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한나라당 의원을 이번에 포함시키자 하는 것은 나의 결정이다. 집행부 일부의 결정이 아니고. 그리고 김형오 의원이 갈 의향이 있으면, 한번 데려가 보는 것도 생각해보자는 것도 나의 생각이었는데, 그 문제는 내가 나중에 생각을 바꾸었다. 북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데려오는 것을 처음에는 올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심사숙고해라 이렇게 말해서, 원내대표 급을 데려가는 것은 북, 남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결국 세 명만 포함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한나라당에서 6.15정신 그 자체를 당론으로 반대한다거나, 6.15선언 폐기를 일부 의원, 강경파 의원들의 돌출발언이 아니고, 6.15선언 폐기를 유력 대선후보라던가 책임 있는 당직자가 폐기를 주장하지 않고 가담할 생각이 있는 한, 가담하는 것이 오히려 6.15정신 실천에 부합된다는 내 나름의 6.15운동관, 615정신 해석에 따른 것이다. 이것은 집행위원장이나 일각의 책임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

□ 아까 모두에서 이번 경험으로 앞으로는 어떤 것은 절충할 수 있겠고, 어떤 것은 절충하기 어렵다는 깨달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 글쎄요(웃음). 한나라당 대표를 불러서 연설을 시킨다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 우리가 북하고 한번 결렬을 각오하고 싸우자는 식으로 갈텐데, 근데 만찬문제도 그것은 진행 중인 문제였고, 그것 때문에 행사가 파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본질적 문제가 아닙니다만, 만찬장에서도 건배사, 만찬사, 따로 인사 한마디 시키는 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그런 것은 아주 지엽적인 문제이고.

지금 질문에 대해서는 북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해서는 안 되고, 북은 북대로 남쪽 부산에서 (8.15행사)개최가 되는데, 부산시장이 한나라당 출신 아닌가? 한나라당 자치단체장 없는 곳 하려면 전주, 제주 밖에 없다. 북에서도 사실상 “부산시장 한나라당이니까 하지 말라”이러면 행사가 어려운 것인데, 그런 정도는 서로 이해하고 행사하지 않겠는가?

□ 민간통일운동이 남북관계가 경색이 됐을 때, 추동하는 역할 했는데, 민간통일운동이 그런 역할도 하지만, 2005년부터 정부당국이 참여를 했는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정부라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데 민간통일운동의 앞으로의 과제는?

■ 남북관계에서 직접적 결정은 당국 아닌가? 특히 북의 경우 그렇다. 남쪽에서는 민간 쪽에서 여론을 통해서라든가, 언론인, 여러 기관을 통해서 당국을 움직이는 길이 그나마 열려 있지만, 어쨌든 남쪽에서도 북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은 당국이고, 북에서는 그야말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결정적 결단은 당국이 내리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남북의 직접적 만남의 현장이나 이런 것은 정부가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불가피가 아니라, 당연하기도 하다.

그러나 가령, 경제협력이라면, 정부 승인과 협력을 얻어야 하지만, 그 뒤는 기업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사회문화교류 영역에서도 밑으로 내려올수록 얼만큼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남측위의 중요한 몫은 남쪽 사회 내부에서 6.15정신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남측위 내부에서 더러 견해차를 낳기도 한다. 우리 내부에서 나를 비롯한 상당수 사람들은 어떻게든 남쪽에 6.15정신에 동참하게 만들어야지 남측위도 굳건한 기반을 갖게 되고, 남북 당국 간의 접촉에서 지원할 땐 지원하고, 견제할 땐 견제하면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하는 입장이고, 반면에 다른 쪽에서 상당수의 인사들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좋지만, 6.15공동선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그 실천을 소리 높여 주창하는 이런 사람들이 계속 돌파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내 경우에도 물론 그쪽의 주장을 전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돌파가 필요할 때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적어도 2000년 6월 이후로 넓어진 공간 속에서는 최대한 활용해서 6.15운동이 남측 사회에 튼튼히 뿌리내리는 것. 폭넓은 터전을 확보하는 것이 남측위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남북교류 자체만 본다면, 역시 정부에 대해서 종속적 위치를 벗어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지 않겠는가?

□ 이번에 남측 정부가 참여를 안 한 것은?

■ 북쪽에서 오지 말라고 했다기 보다는 일정한 시점까지 오라는 소리가 없으니까, 우리 정부에서 안 가겠다 말한 것인데, 그 뭐 왜 그렇게 됐는가는 뻔 한 것 아닌가? 지난번에 쌀 지원을 하기로 해놓고 그것을 2.13합의와 연계시켜서 안 보냈다. 이것은 정부에서 말로는 안 준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주겠다 했지만, 언제부터 주겠다 하고 기일을 안 지켰으니 약속위반이고, 기본적 발상에서 남북관계를 6자회담에 종속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잘못된 것이었다.

우리 남측위는 대변인 성명 내는 정도로 했고, 다른 경로를 통해서 그런 의견이 충분히 전달이 됐다. 내가 알기로는 통일부 자체의 입장은 수량을 줄여서라도 일단 보내놓고 시간을 끌어보자 였는데, 정부 안에서 그런 통일부 견해가 관철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를 놓고 보면, 6.15를 앞두고 정부에서 쌀 주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지 않는 한, 설혹 평양에 갔더라도 쌀 못주겠다는 얘기를 할 것이면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피차가 필요 없는 것이고. 지나간 얘기지만 만약 쌀을 다만 몇 천 톤 보내놓고, 북이 6.15때 초청했다면, 우리 대표단이 갔을 무렵 BDA 문제가 해결됐고, 또 힐의 방북 같은 것은 그때쯤은 대개 합의되고 진행 중이지 않았겠나? 그런 좋은 상황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 수 있었는데, 정부로서 대단히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 6.15 행사가 어렵게 끝났고, 한나라당 문제로 말썽을 빚어졌는데. 8.15를 한나라당의 아성이랄 수 있는 부산에서 대선을 코앞에 두고 8.15를 치러야 할 입장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 이번에는 북측과 충분히 협의를 하고, 우리가 서로 겪은 것이 있으니까 심도 있는 대화가 아주 쉽게 가능해진다. 그래서 우리쪽은 우리쪽 대로 사정이 있는 것이고, 북은 북쪽 대로 사정이 있는 것인데 이런 것을 감안해서 미리미리 지난번과 같은 불상사가 안 일어나도록 대비해야 될 텐데, 이것이 꼭 그렇게 어렵다고만 보지 않는 것이 전체적인 국면이 풀려가고 있으니까, 당국관계가 잘 풀리면, 민간 쪽에서도 일이 쉬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있다. 당국간의 관계는 8월까지 지금보다 훨씬 좋아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에 모처럼 다가온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겠는가?

□ 일각에서는 8.15 행사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일각에서는 부산 개최가 북측, 해외측과 협의되지 않은 남측 내부만의 결정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 북측에서는 남쪽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고, 남측에서 정한 것을 통보받고 그것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 그러면 마지막 폐막사에서 '부산에서 만납시다' 이런 대목들을 왜 제외했나?

■ 문건팀에서 고쳐줘서 고쳐 읽었다.
북에서 양해한 상태지 납북해외가 공식합의를 안 했다는 얘기다. 이번에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회의를 한번 하기는 했는데, 거기서 “다음번 개최는 부산서 한다” 이런 것도 합의하고 해야 하는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15일 저녁에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네 명이 모여서, 안경호 위원장 제의에 따라서 합의하기를 “오늘 행사는 불가능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해법을 찾아봅시다”하면서 합의한 이외에 다른 얘기가 없었다. 부산에서 하는 것은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

□ 어제 정세현 전 장관이 현재 남측 정부 대북정책이 최근 1년여에 걸쳐서 상당히 잘못됐고, 역사적으로도 좋지 않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최근 북미 관계는 앞서 나가고 있는데, 남북 관계는 뒤처진 구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 북미관계에 비해서 남북관계가 반걸음 뒤쳐지는 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반걸음 앞서기도 하고, 반걸음 뒤서기도 하고, 나란히 가기도 하고, 이런 가운데 뒤쳐지는 것은 좋은데 “우리는 미국보다 반걸음 뒤로 가는 것이 맞다” 만약에 이런 형식이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최근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연계시켜서 쌀 안 보낸 것은 사실 정세현 전 장관한테 그런 비판을 받음직하다. 정부의 반론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 7주년 됐는데, 6.15공동선언에서 합의 이행되고 있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은?

■ 6.15 공동선언에서 지금 이행이 안 됐다고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것이 '답방'이다, 그것은 5개 합의사항에 들은 것이 아니고, 대개 국가 원수간에 공동성명 낼 때 끝에 가서 의례적으로 붙는 것처럼 돼 있다. 실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명백한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 답방이면 좋고, 아니더라도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그런 생각이다.

1,2,3,4,5항 중에서 명백히 이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없다. 북에서는 제1항 중에서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을 따서 이것을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이라고 까지 격상시켜 일반화해서, 이게 실현이 안 되고 있다. 주로 남쪽에서 안 되고 있고 미국 때문에 실현이 안 되고 있다는 주장인데, 우리의 자주성이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1항의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을 문맥에서 걷어내서 모든 일에 우리 민족끼리만 해야 한다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제2항의 경우도 지금 실행은 안 되고 있다. 남측의 연합제 안이든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든 구체적 작업이 당국간 되고 있지 않다. 실현은 안 되고 있지만, 그 원칙을 파괴했다든가 그런 것은 아니고, 특히 내가 주장하는 '시민참여형 통일'이라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3,4,5항의 실천이 유기적으로 돼서 충분한 사회적 기반이 이뤄졌을 때, 남북 당국자가 얘기해서 연방제든 연합이든 선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거기에 대한 명시적 조치가 없다는 것은 6.15공동선언 2항이 위반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남쪽이든 북쪽이든 2항의 중요성에 대해서 좀 더 연구하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

3,4,5항은 부분적으로 실천되고 있고, 특히 4항이 중요한데 경제협력과 사회문화교류라든가, 물론 우리 원하는 만큼 진행되고 있진 않지만, 6.15이전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북미관계가 풀린다면 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 정세현 전 장관이 만찬사에서 정상회담하자고 했다고 한다. 북측에서 언론보도에는 쓰지 말자고 했다는데. 북측에서는 남쪽에서 정상회담 의지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인가?

■ 글쎄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것에 대해서 내가 알 수가 없다. 왜 북에서 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는 모르겠다.

□ 대체적으로 얘기된 것은 ‘정상’이라는 용어 자체에 북은 거부반응이 있는 것이고, 남측이 연설문에 합의되지 않은, 연설문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낭독했기 때문이라고 기자단은 알고 있다.

□ 언론 송출. 송고가 안 돼 북측에 기자협회 회장과 함께 북측에 항의했다.

■ 나도 항의하고 그랬는데, 우리가 힘이 없지 않느냐. 언론 기자에게는 참 미안한 일인데 그렇고. 그리고 북측 인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기자들이 취재거부한다는 게 중대한 사태라는 인식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취재거부한다는 게 기사 안 쓰겠다는 것이 아닌데, 그게 충분히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

□ 얘기를 해보니까 관점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게 “이 행사를 개최하는데 좋게 보도해야지 파행된 것을 굳이 일찍 가서 보도하려고 하느냐?” 단순하더라.

■ 일찍 보도가 안 나가면 더 흉하게 나갈 수 있는데. 그래서 이튿날 크게 나고 또 ‘기자 억류’니 취재단에서 쓰지 않은 용어도 나가고, 북에서 조금 당황하지 않았나 싶다.

□ 상임대표 맡으신지 2년 반 정도 되셨는데, 결성식 때도 큰 고초를 당했고 이번에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심경을 담아서 마무리 발언을 해달라.

■ 초년 고생은 돈 주고 일부러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결성식하면서 경을 한번 쳤기 때문에 다소의 면역은 생긴 상태다. 그렇긴 했지만 이번은 그때보다 더 힘든 진통이었는데, 이런 진통을 겪고 어렵게 어렵게 일을 성사시킨 것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서 생각해 보면, 북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 참여를 배제하기로 했다 하는 그런 상태에서 내가 참여를 강행했다고 하면, 그 시점에서 그럴 경우 “나도 안 들어가겠다” 이런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안 들어가면 우리도 안 들어가겠다”는 사람 있고, “그들이 안 들어가면 우리도 제고해 봐야겠다”, 이런 연쇄현상이 일어나게 돼 있었다. 그러니까 덥석 받았더라도 대회 자체가 반쪽 대회가 됐을 것이고, 남측에 와서는 엄청난 비난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대회가 완전 무산됐다면, 6.15남측위 일대 위기는 물론이고, 나는 당연히 물러나야 될 것이고, 보수언론이라 한들 “북에 맞서서 남측 6.15운동 잘했다” 이렇게 칭찬했겠나? “멋모르고 날뛰더니 잘 됐다” 이랬을 것이고. 이런 양극단의 위험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 피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남쪽만이 잘해서 된 것이 아니다. 북측위에서 이것을 수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우리 공동위원장들이 사과를 했는데, 남측관행으로는 별거 아닌 것이지만 북측에서 그쪽 인민들 앞에 놓고 사과한다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인가? 북측위가 많은 성의와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한다.

비판적으로 보는 분들은 “상임대표가 평양 가서 죽을 쑤고 와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잘했다 그런다” 그럴지 모르지만, 나는 다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실수와 차질이 있는 가운데도 그래도 우리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것은 6.15민족공동위원회가 함께 거둔 성과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으로 마무리짓겠다.

<정리 - 통일뉴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