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 민족적인 관심과 환영 속에 진행된 경의선.동해선 철도 시험운행 과정에서 유엔군통합사령부(유엔사)가 기자들의 현장 취재를 제한한 사실이 밝혀졌다.

통일부는 열차 시험운행을 취재하고자 하는 기자들 중 군사분계선(MDL)에서 기차의 통과 순간을 취재하려는 기자 10여명으로 'MDL 풀(공동취재단)'을 구성하고 국방부 측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에게 "(MDL에) 들어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국방부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최종 승인이 안 났다"며 "방송사 인터넷 등 10여명으로 풀을 짰었다"고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9일 전화통화에서 "민통선 안에서 취재 가능 지역을 알려달라고 해서 도라산OP(전방초소)와 757OP, 2통문, 금강통문에서 경의선 동해선 쪽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지점을 선정해드렸다"며 "헬기 요청도 했는데 비행금지구역(No Fly Zone)이 있어 부주의에 의한 월경방지를 위해 군용헬기를 양측에 한 대씩 지원해줬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문제의 군사분계선 지역 취재에 대해 문의하자 "그 지역은 군사정전위 소관이다. 양측의 비무장을 보장하는 거니까 거기서 승인해줘야 한다"며 "MDL에서의 가능여부를 물었는데 그것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곳(MDL)에서 예기치 않은 분쟁같은 것을 염려해서 자제해달라는 입장이었다"고 전하고 "협의 채널은 국방부지만 작전성 평가는 합참에서 하기 때문에 합참과 군사정전위가 협의를 통해서 결정한 것이다"고 밝혔다.

유엔사 관계자는 21일 전화통화에서 "기차 시험운행과 관련 도라산OP, 남방한계선 들어가는 문(통문) 여기서 취재를 허용했고, 그러나 MDL(군사분계선) 부근에서는 Security Concern(안전 우려) 이유 때문에 불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해선과 개성-문산간 관리권은 한국군으로 넘겨줬지만 관할권은 유엔사가 가지고 있다"며 "인원통보는 전부 유엔사 쪽으로 하게 돼 있다"고 유엔사의 관할권 사항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호 국방대 교수는 "행정적 편의를 위해 통행하는 것과 같은 행정권인 관리권을 위임받았지만 마지막 사인하는 관할권은 여전히 유엔사가 가지고 있다"며 "정전협정에 따른 유엔사의 30여 가지의 권한 중 이양받은 것이 10여 건 정도이고 순차적으로 받아나갈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분단의 현장을 가로지르는 역사적인 열차 시험운행에서 기자단의 근접 취재조차 유엔사에 의해 가로막혀 유엔사의 관할권 문제가 다시 한번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