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낮 12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07년 서울-워싱턴 포럼'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오찬 강연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과 미국 정부는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조율하는데 그 중요성을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낮 12시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07년 서울-워싱턴 포럼' 오찬연설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최근 '남북관계가 6자회담보다 반보 뒤에 와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그는 "2.13합의 이후에 한국의 관리들이 남북관계가 6자회담보다 반보 뒤에 있어야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다시 확인하고 "어떠한 단어와 문구를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관계'와 '6자회담'의 관계에 대해 "이 두 가지는 같은 목표를 공유했다고 생각을 하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버시바우 대사가 언급한 '같은 목표'란 '북핵문제 해결'을 두고 말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남북관계'가 '북핵문제해결'이라는 목표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미측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전날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북핵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 것은 6자의 공통된 과제"라며 "그런 의미에서 남북대화나 6자회담의 틀이나,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미 대사와 비슷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종전협상 올해 시작, 북미정상은 첫단계 참석 안 해"

▲ 오찬 맨 앞자리에는 (왼쪽부터)홍순영 전 외교부장관, 제임스 캘리 전 미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미대사, 잭 프리처드 전 미대북교섭담당대사 등 한미 주요인사가 자리 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버시바우 대사는 최근 논란이 있었던 '9월중 4자 정상회담' 발언과 관련해서도,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시키는 협상을 올해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첫 번째 단계부터 참석할 것 같지는 않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비핵화가 핵심이고,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합의.이행할 수 있다면 관계정상화나 영구적인 평화체제는 뒤따를 것"이라며 "순서를 거꾸로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올해 안에 평화 체제에 대한 논의가 별도로 있지 않겠나 싶다"며 "여기에는 남북한, 미국, 중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정상회담보다 낮은 수준의 4자 외교장관회담은 가능성은 열어놨다.

아울러 "여기서 말하는 평화체제 협상이라는 것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고 휴전협정을 대체하여, 국가간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제가 말한 평화협정이라는 것이 부시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언급한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똑같은 것"이라며 부시의 '종전선언' 발언은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 해결 단계와 관련해서 "2단계인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라는 큰 목표라는 것은 1단계가 이행된 이후 수개월 안에 진행될 수 있으며 2007년 안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3단계는 모든 핵시설의 해체와 플루토늄(신고)를 다뤄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 3단계를 부시 대통령의 임기 내에 끝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론 야심찬 계획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북한이 굉장히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기술적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수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해결책 명단의 우선순위 위에 있지도 않고, 그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배제했다.

이날 버시바우 대사는 30분간의 질의응답에 앞서, 모두 연설을 통해 한미FTA, 주한미군재배치,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동북아 새로운 메커니즘 건설 등 포괄적인 주제로 30여분간 오찬 강연을 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가운데)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버시바우 오찬 일문일답>

□ 질문 : 얼마 전 연설 중 남북관계가 6자회담보다 반 발짝 뒤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효과적 메커니즘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이 나서야 할 시기라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버시바우 :제가 한 말에 대한 반응을 보고 다소 흥미로웠다. 제가 했던 말은 한국의 정책 사항을 한국의 정부 관리들이 미국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통해 전달한 바를 그대로 인용했었던 것뿐이기 때문이다. 2.13합의 이후에 한국의 관리들이 남북관계가 6자회담보다 반보 뒤에 있어야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따라서 어떠한 단어나 문구를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한국이 합의한 원칙이라는 것은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조율시킨다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는 같은 목표를 공유했다고 생각을 하고,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레버리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회의에서 언급된 바 같이 북 핵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동북아 안정에 위협이고 북미.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데 방해되는 요소다. 제 생각에 2.13 초기조치 합의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얼마나 북한이 이를 이행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제공하는 경제 원조 에너지 원조의 각 단계는 북한이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는 의무를 얼마나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이런 비핵화를 이루지 않고 모든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놓은 진전은 수명을 길게 하지 않고 신기루 같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결국 한국과 북한이 결정해야할 문제이고, 미국은 남북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한미정부는 6자회담과 남북관계 조율하는데 중요성에 합의한 것 같다. 양국이 원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조율에 합의했다고 생각한다.

□ 시기와 순서와 관련, 비핵화, 북일.북미 정상화, 평화체제 등 다양한 프로세스가 동시에 진행중이다. 시기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현실적인 목표는?

■ 우리가 북한 문제를 다룰 때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접근을 하는데에는 9.19공동성명이 그 출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2.13합의는 9.19를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이고, 이 모든 것들이 병행관계에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북일,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은 이미 시작됐고, 에너지, 경제 원조 실무그룹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올해 안에 평화 체제에 대한 논의가 별도로 있지 않겠나 싶다. 여기에는 남북한 미국 중국이 참여할 것이다.


물론 단계별로 중간단계가 있을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비핵화나 관계 정상화나 영구적인 평화체제 이 모든 것이 같은 시기 즈음해서 완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서로 상호 연관되기 때문이다. 제 생각에 비핵화 없이는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비핵화 없이 관계정상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이 내용 면에 있어서 연관되어 있고 타임테이블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간 단계를 몇 개를 이미 찾아 놓았다. 중간단계는 예를 들자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시킨다든지, 대적성국 교역 금지법 적용을 중단시키는 것이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북이 2단계인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 핵무기를 신고하면 95만톤의 중유를 약속 받았다.

타임테이블은 협상가들이 결정해야겠지만, 저희들이 생각할 때 2단계에서 불능화나 신고라는 큰 목표라는 것은 1단계가 이행된 이후 수개월 안에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2007년 안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3단계로 넘어가면, 3단계는 어렵고도 중요한 단계로서 모든 핵시설의 해체와 플루토늄을 다뤄야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부분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이고, 따라서 3단계를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끝내길 바란다. 물론 야심찬 계획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북한이 굉장한 정치적 의지 있다면 기술적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핵화가 핵심이고, 만약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합의, 이행할 수 있다면 관계정상화나 영구적인 평화체제는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서를 거꾸로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비핵화를 이루지 않고 북한에 관계정상화나 평화체제를 수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게 되기 때문에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앞서서 연설문에서 인도 문제 잠시 언급했는데 북한에 있어서는 적용될 수 없는 모델이다.

□ 비핵화및 정상화 평화 체제 수립이 병행해서 가는 문제가 한편에 있고 액션 포 액션, 순차적으로 하나가 주어지면 하나가 되는, 이 두 가지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날짜별로 이날은 무엇이고, 그 다음날은 무엇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할 수 없고, 모든 상황들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루 이틀 늦어질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이러한 목표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물론 경제적인 문제관련해서 북한에 경제적인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나 북의 경제를 개혁하고 활력을 넣기 위해 북한을 도와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것을 이루는 방법과 형태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왜냐하면 북이 비핵화를 이행하려면 이런 것들이 중요한 인센티브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경수로문제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해결책 명단에 우선순위 위에 있지 않고 그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에너지 원조를 제공하는데는 다른 방법도 있고, 아무도 북한이 원하는 것을 모르지만 우리와 이러한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은 미국, 세계와의 전혀 다른 관계가 가능하다. 물론 이런 변화됨 관계에 대한 의지를 북한이 가지고 있는지 아니니, 저희들이 모르기 때문에 이것을 협상테이블에서 계속 논의해야 봐야 할 것이다.

□ 작년 11월 부시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 이것이 유보된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것인지. 진지한 제안이라면 진행되고 있는 회담에서 어떻게 실행이 되나.

■ 내가 말한 평화 협정이라는 것이 바로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전 종전선언과 똑같은 것이다. 내가 두 가지 다른 것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 체제 협상이라는 것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고 휴전협정으로 대체하여, 국가간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여타 국가와 같이 정상적인 국경을 두고 관계를 맺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바로 하노이에서 부시대통령이 말한 것과 같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이것이 비핵화를 이루는데 핵심적인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연유에서 이 모든 상황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고 같은 시기 안에서 병행되어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한국과 미국, 전세계를 위협하는 중에 평화협정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시키는 그런 협상을 올해 시작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부시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첫 번째 단계부터 참석할 것 같지는 않다.
(정리=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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