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전 총리가 10일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 위원장 자격으로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이 전 총리는 9박10일의 방미 기간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리는 6.10 항쟁 2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또 워싱턴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에니 팔레오마베가 하원 아.태소위원장 등과 면담을 갖고 존 햄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주최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그는 방미기간 6자회담 진행상황을 비롯해 북핵, 남북관계 등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문제 전반에 걸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의 면담도 검토됐으나 라이스 장관의 유럽 출장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카란 바티아 USTR(미 무역대표부) 부대표, 맥스 보거스 상원 재무위원장 등 미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도 만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 이후의 후속상황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는 이어 뉴욕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할 계획이다.

그이 미국 방문에는 동북아평화위 소속 김태년, 정의용, 최철국 의원 등이 동행한다.

특히 이 전 총리가 그동안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 남북미중 4개국 정상회담체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 조야와의 접촉에서 4개국 정상회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양방문을 통해 느낀 북한의 인식을 전달하고 북미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지 않겠느냐"며 "4개국 정상회담 개최를 설득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3월초 북한.중국 방문, 4월 일본 비공개 방문, 이번 방미에 이어 다음달께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도 검토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외교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내지 4개국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향후 대선 행보와 연결 짓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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