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적이거나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더 비상한 구석이 있다.

라이스 장관의 비상능력이란 상관의 세계관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현실주의 처세라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4일 '콘돌리자 라이스를 다시 생각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라이스 장관이 미국내 정치에서 굳건한 위상을 구축하고 세계외교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배경을 분석하면서 내린 평가다.

라이스 장관이 지성과 침착성을 겸비한 여성으로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을 보여주는 팀 플레이어라고 여겨지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콘디(라이스 장관의 애칭)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지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수완이 탁월하지 않다는 게 FP의 분석이다.

대신 라이스가 국무장관 자리까지 오르게 된 비결은 자신의 상관이 누구이든 그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스가 그 자리를 떠나면 180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 자신의 상관들을 머리를 긁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뒤 라이스 장관이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나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FP는 충고했다. 현재는 이상주의자인 부시의 추종자이지만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또 라이스 장관은 실제로는 그렇게 영리하지도 않다는 게 FP의 분석이다.

FP는 브렌트 스코크로포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라이스 장관을 스탠퍼드 대학에서 만났을 때 말한 내용보다 말하는 방식, 즉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의 강점은 목표달성과 발표력, 연관성이 없는 개별적인 사실들과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기 쉽게 정제하는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압도할 정도의 라이스 장관의 성과도 독창적으로 사고하는 능력보다는 백악관에서의 개인적인 역량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FP는 라이스 장관의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 신의 뜻이 아니라면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행보는 신념과 기회가 만드는 자리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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