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언어학자의 사전편찬 사업을 지원하는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회법'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에 따르면 사단법인으로 운영되던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사장 고 은)가 특수법인으로 전환되고 정부는 2013년까지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사업회는 이번 법 제정에 대해 "남북 교류사업을 독자적으로 지원하는 첫 법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법 통과로 사전편찬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고(故) 문익환 목사가 1989년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에게 통일국어대사전 편찬을 제안한 데서 비롯돼 2005년 2월 금강산에서 남북 공동편찬위원회가 결성됐다.

남북 각 10명의 언어학자로 구성된 편찬위원회는 2005년 7월 30만개 어휘를 공동으로 집대성한다는 편찬요강에 합의하고 지난해 11월까지 8차례 편찬회의를 개최했다.

남측은 또 권재일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단일어문규범위원회까지 결성했으며 북측은 사회과학원을 중심으로 50여 명의 연구원이 전문용어.지역어.현장어 등을 수집하고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일지>

정부가 2일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회법'을 제정함에 따라 앞으로 7년 간 겨레말 집대성이라는 학술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됐다.

이번 법 통과로 남북 언어학자들은 새어휘 발굴, 뜻풀이, 단일어문규범 마련 등의 작업에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했다.

1989년 고 문익환 목사가 평양 방문 당시 김일성 주석에 제안하면서 시작된 공동 사전편찬 사업 일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989년 3월= 문익환 목사 평양 방문, 김일성 주석에 '통일국어대사전' 남북 공동편찬 제안하고 김 주석 동의

▲2003년 8월= 문성근 통일맞이 이사 평양 방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에 사전편찬 문제 제기

◇2004년

▲1월= 박용길 장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보내는 친서에서 '통일국어대사전' 편찬 요청, 김 위원장 사업 승인
▲4월5일= 남측 통일맞이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사전편찬에 관한 의향서 체결. 사전 명칭을 '겨레말큰사전'으로 결정
▲12월11일= '겨레말큰사전' 남측 편찬위원회 구성. 남북공동편찬위원회 상임위원장에 고 은 시인, 남측 공동위원장에 홍윤표 연세대 교수, 집행위원장에 정도상 통일맞이 집행위원장과 편찬위원 위촉
▲12월13일= 금강산에서 남북 편찬위원회 실무 접촉, 편찬 합의서와 부속합의서 체결

◇2005년

▲2월 19~21일= 금강산 공동편찬위 결성식 및 1차 정기회의 ▲7월 9~12일= 평양 2차 정기회의 개최, 공동편찬요강 마련
▲8월 14~16일= 서울 3차 정기회의 개최
▲9월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평양)서 겨레말큰사전 편찬 지원 합의 ▲10월11일=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11월 24~26일= 개성 4차 정기회의, 세부작업요강 합의 ◇2006년
▲1월18일=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창립총회
▲3월 17~21일= 중국 베이징 5차 정기회의 개최, 올림말 선정 방법 합의, 조사어휘 500개 교환
▲5월 27~30일= 금강산 6차 정기회의 개최, 'ㄱ' 부분 올림말 선별, 조사어휘 500개 교환
▲7월5일= 서울 제1회 학술회의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방향과 역사적 과제' 개최
▲9월 20~23일= 평양 7차 정기회의 개최, 'ㄴ~ㄹ' 올림말 선별, 조사어휘 500개 교환
▲11월 27~30일= 베이징 8차 정기회의 개최

◇2007년

▲2월6일= 국제학술회의 '세계 사전 편찬 경험과 만나다' 개최
▲4월2일= 국회 본회의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통과
▲4월 27~30일= 베이징 9차 정기회의 개최 예정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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