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3시 파주 소재 무건리훈련장 내에서 '무건리리 대책위' 등 단체 회원들이 모여 '전쟁훈련RSOI중단 무건리훈련장확장저지 투쟁대회'를 열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한미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무건리훈련장에서 경기북부 시민사회단체가 집회를 가지고 한미연합 RSOI/FE(전시증원연습/독수리연습)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오후 3시 파주시 법원읍 소재 무건리훈련장 내에서 '무건리훈련장백지화대책위(무건리 대책위, 위원장 주병준)', '(준)경기북부평화연대(준비위원장, 윤한탁)'가 각 단체 회원 및 주민 6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전쟁훈련RSOI중단 무건리훈련장확장저지 투쟁대회'를 열었다.

경기북부지역은 무건리훈련장 외에도 로드리게스, 다그마노스 훈련장, 스토리 사격장 등 주한미군 주요 훈련장이 밀집해 있어 25일부터 시작된 RSOI/FE의 기동.사격훈련 등의 실질 훈련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지난 18일 대구 K2기지에 도착한 '스트라이커 부대'도 로드리게스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주한미군 19지원사령부 메이슨 사령관도 밝힌 바 있다.

집회가 열린 직천리 인근의 훈련장에는 군 장비나 병력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장갑차 운반 군용 차량 수 대가 훈련장 사이로 난 도로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했다.

▲ 이들은 이날 오전 훈련중인 탱크가 목격됐다고 전했으나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훈련 병력이 빠져있다. 훈련장 안에는 탱크가 여러번 지나다닌  흔적이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탱크 수송차량이 훈련장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지역 주민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장갑차 수십 대가 이곳에서 훈련 중이었으나, 오후가 되자 인근 산 너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오현리에 거주중인 이용남 사진작가는 "어제(26일) 오후 탱크와 훈련차량 20여대가 오현리 마을 앞을 지나 훈련장으로 진입했다"고 전하면서 "인근 영평 로드리게스와 이곳이 한 섹터이기 때문에 여기서 기동훈련을 하고 로드리게스에서 사격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 발언에 나선 평통사 정동석 부장은 "내일(28일) 오전 경북 왜관의 캠프캐롤에서 RSOI 훈련을 위해 대규모 전쟁비축물자들이 경기북부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내일이 지나면 무건리와 연평 로드리게스에 미군들이 대규모 들어와 군사훈련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6997부대는 오현2리 홍기호 이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오는 29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대대전술훈련평가를 위해 "직천리 훈련장에서 무건리 지역으로 포탄 사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훈련이 RSOI/FE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미군시설 증축, "경기북부 현지인 정서, 미군들 나갈 생각 없다는 것"

▲ '전쟁훈련RSOI중단 무건리훈련장확장저지 투쟁대회'에 참가한 주민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집회에서 한미공동훈련장인 무건리훈련장의 확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무건리 대책위 주병준 위원장은 "2002년 LPP(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에서 무건리훈련장을 주한미군과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협정을 체결한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방부는 훈련장의 확장목적이 국가안보라고 하지만, 소수의 주민이 왜 국가안보를 다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무건리훈련장은 82년 직천리, 무건리 250여 세대의 주민을 쫓아내고 86년 350만평으로 조성됐다가 현재 550만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97년부터 총 1,100만평 규모의 확장계획을 세우고 토지매수에 착수해, 주민들은 10년째 고향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기북부평화연대 윤한탁 준비위원장은 이곳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차량에 의해 효순이.미선이 여중생이 압사 당한 일을 상기하며 "이제 평화로운 봄날이 오고 있는데, 여기서는 계속 전쟁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주한미군기지 재배치로 한미연합훈련센터가 조성되는 경기북부에는 새로운 미군시설이 증축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동두천시위원회 홍재웅 위원장은 "미군기지인 캠프호비 내에 최근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이 지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LPP협정에 의해 포천에 미군부대가 이전할 것이라는 내용도 이번 MP(시설종합계획)발표시 확인됐다.

민주노동당 양주시위원회 한현호 사무국장은 '무건리훈련장 확장', '포천의 미군기지', '대규모 미군식당 건설'등을 두고 "미군이나 정부는 훈련장을 반환하고 축소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경기북부 현지인들이 느끼는 정서는 미군은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며, 평택기지확장의 명분을 위해 연막을 피우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자들은 오후 3시 40분 훈련장 진입로에 'RSOI/FE 훈련 중단하라',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 등의 글귀가 적힌 말뚝을 3개를 박기도 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