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단체와 노동자, 청년학생, 지역단체에 이어 '평화를만드는여성회(상임대표 김정수)' 등 10개 여성단체가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연습(RSOI-FE, 3.25-31) 중단 촉구 대열에 가세했다.

이들 단체는 22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2.13합의 이후 북미관계정상화를 축으로 한 "동북아평화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며,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을 지속하는데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이 북한군 격멸과 북한정권 제거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바, "결국 작계 5027에 따른 RSOI/FE훈련과 같은 대규모 훈련은 북한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하여 한반도에서 불신과 군비경쟁을 초래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규모 군사훈련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작은 충돌이라도 언제든지 실전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평화의 이름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6자회담 합의에 따라 항구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남북한 경제협력, 사회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남북한 상호군축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한미군사훈련 비용의 사회복지비 전환 △동북아시아에서 다자안보협력구조를 형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대전여민회, 부산여성회, 수원여성회, 여성환경연대, 통일연대 여성위원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다음은 공동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여성들은 한미연합전시증원(RSOI)/독수리 군사연습(FE)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한미연합사는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 군사연습을 3월25일부터 4월1일까지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연습에는 주한미군을 포함해 모두 2만9천여 명의 미군병력이 참가하고 일본에 임시 배치된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한반도에 배치된 F-117 스텔스 전폭기 1개 대대도 참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작전계획 5027에 따른 미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절차를 익히는 연습이다.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연습은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6개국은 2005년 9월 19일 합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북미관계정상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 형성을 추구하기로 약속하였다. 또 2007년 2월 13일 ‘9.19공동성명이행을 위한 초기조치’ 합의이후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동북아평화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며,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을 지속하는데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국방부는 작전계획 5027이 북한의 남한 공격을 가상하여 만들어진 철저한 방어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권영길 의원이 기자회견(2005.10.10)을 통해서 밝힌 자료(한미연합사의 작전기획을 위한 대한민국 국방장관과 미합중국 국방장관의 군사위원회에 대한 전략기획지침)에 따르면, 유엔사/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은 ‘북한군 격멸’과 ‘북한정권 제거’를 포함하고 있다. 결국 작계 5027에 따른 RSOI/FE훈련과 같은 대규모 훈련은 북한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하여 한반도에서 불신과 군비경쟁을 초래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욱이 대규모 군사훈련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작은 충돌이라도 언제든지 실전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평화의 이름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적 억지력에 기반을 둔 안보위주의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항상 대규모 군사훈련을 정당화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공동안보’나 ‘협력안보’를 지향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 대결과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여성들은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RSOI/FE 한미군사훈련 실시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반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해야한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수립은 군사적인 수단과 방법이 아니라 보다 대승적인 정치적 해결을 통해 가능하다. 9.19합의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적대적 대립 청산과 한반도 핵문제 해결이 군사적인 방법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과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별도의 포럼을 구성하자고 합의하고 다른 한편에서 한국 사회 곳곳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한반도평화체제 형성에 대한 한국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6자회담 합의에 따라 항구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남북한 경제협력, 사회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남북한 상호군축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한미군사훈련 비용을 사회복지비로 전환해야 한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연습과 을지포커스렌스 훈련에 한국이 미국에 지불한 비용은 130억원에 달하고 있다.(한미연합연습 역사와 연습비용 관련 임종인 의원 질의에 대한 합참작전본부 답변자료, 2005.8.25) 국방부는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 훈련시 전시지원협정상의 계획소요의 실제동원훈련인 FTX 및 미계획 소요 지원연습을 통해 미국이 요청한 소요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비용을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동북아시아에서 다자안보협력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한반도평화체제 정착은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과의 군사적인 관계를 재조정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 국가의 상호공존을 제도화하는 것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력구조는 한반도 내 군축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국제적 제도이다. 우리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군비증강과 군 현대화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통해 평화문화를 확산하는 다자안보협력구조를 형성하는데 6자회담이 그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우리 여성들은 한반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없는 평화체제 수립과 동북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이 없는 다자안보협력구조 형성을 향해 전진해 갈 것이다.

2007.3.22

대전여민회, 부산여성회, 수원여성회, 여성환경연대, 통일연대 여성위원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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