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과 서울에서 이틀째 계속중인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고위급협상과 관련, 민주노동당은 20일 "여러차례 지적한 대로, 나라를 팔아먹는 심각한 협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 나선, 이영순 공보부대표는 "위임받지 않은 협상이며, 나라의 이익과 주권을 도둑질하는 협상"이라며 "한미 FTA 협상을 지금 즉시 중단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도 사는 길이고, 대한민국도 사는 길임을 밝혀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고위급 협상 취재단의 숙소를 협상장과 다른 호텔로 옮기도록 한 정부의 이례적 조치와 관련, 이영순 의원은 "국민, 국회, 언론을 완벽하게 따돌리고 이루어지는 협상장에서 도대체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주장대로, 그리고 정부의 주장대로, 나라를 위한 일이며, 당당한 신념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면 신념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해야 할 것"인 바, "왜 말은 신념을 가진 군자처럼 하고 행동은 숨어다니는 양상군자처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찔릴 것이 없고, 부끄럽지 않다면 왜 이리저리 국민과 국회, 언론을 따돌리고 협상하는가 묻고자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19일부터 워싱턴에서는 양국 수석대표와 원산지와 지적재산권 등 7개 분야 분과장이 참여하는 '2+2 회의'가 사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섬유분과에서 우리측 산업자원부 이재훈 차관과 미국 상무부 데이비스 섬유담당 차관보가 협상 중이다.

또 정부 과천청사에서는 농업분과 절충을 위해 양국 차관보가 만나 쇠고기와 쌀 등 민감 품목 관세 철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편,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지난 8차협상과 이번 고위급 협상에 반발하는 한미FT저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들의 단식농성이 12일째 계속되고 있다. 19일 오후부터는 단식농성단이 1백여명 규모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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