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이면 고 박종철 열사 20주기입니다.

우리 현대사의 가장 빛나는 장의 하나였던 87년 6월항쟁은 박종철이란 이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고문치사, 은폐와 거짓말, 분노, 그리고 민주의 함성으로 폭발했던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박종철열사기념사업회와 '6월 민주항쟁 20년 사업 추진위원회' 등은 14일 오후 꽃다운 그가 쓰러져갔던 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6월항쟁 20년 개막 선포식'을 개최합니다.

말도 안되는 폭압의 시대,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남았던 이들이 지난 20년을 잘 살았는지 궁금합니다.

아래는 그해 온 국민을 울렸던 김중배 선생의 칼럼입니다.

하늘이여, 땅이여, 사람들이여. 저 죽음을 응시해주기 바란다. 저 죽음을 끝내 지켜주기 바란다. 저 죽음을 다시 죽이지 말아주기 바란다.

태양과 죽음은 차마 마주볼 수 없다는 명언이 있다는 건 나도 안다. 태양은 그 찬란한 눈부심으로, 죽음은 그 참담한 눈물줄기로, 살아있는 자의 눈을 가린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군, 스물한 살의 젊은 나이에 채 피어나지도 못한 꽃봉오리로 떨어져간 그의 죽음은 우리의 응시를 요구한다. 우리의 엄호와 죽음뒤에 살아나는 영생의 가꿈을 기대한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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