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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한반도 긴장완화로 아시아 세력균형 변화 (9.03)
연합뉴스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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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9.04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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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한간 긴장완화로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간에 영향력 유지를 위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남북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던 중국과 일본이 중국 선박의 이른바 영해침범 문제로 마찰을 빚는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주중 일본을 방문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모스크바에서 회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잡지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간에 어색한 세력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이 지역에서 남북한의 긴장완화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급히 움직이게 만들었다`며 남북간 긴장완화가 이론상으로는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지만 실제로는 방심할 수 없는 어려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잡지는 또 `궁극적으로는 통일로 이어질 남북간 화해는 환영받을 일이지만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을 매우 동요시켜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문제를 재검토하게 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둘러싼 경쟁관계에 다시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역의 과거 적대관계는 서 유럽과는 달리 냉전시대에도 사라지지 않고 얼음판 밑에 잠복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소련이 모든 국가의 적으로 간주됐을 때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이 미국 주위에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의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도 적대관계를 억제할 수는 있었으나 결코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잡지는 말했다.

양국간 긴장은 `도서지방 영유권 문제와 영해 문제 뿐만 아니라 주변지역에 대한 영향력 경쟁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터져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이 대만(臺灣)과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력 시위를 하자 일본이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지역미사일방어망 구축을 위한 협력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중국측을 자극하기도 했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잡지는 이어 아시아지역 강대국들간의 이같은 불편한 균형은 앞으로 수개월간 더욱 다루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북한이 나름대로의 작은 파워게임을 하려고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해당국가들이 국내정치 문제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호 침몰사건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복구하는 일 외에도 국내가 너무 혼란스러워 해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일본의 경우도 총리가 지난 총선에서 겨우 이긴데다 스캔들과 정치개혁으로 자민당의 장기집권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잡지는 또 중국의 내부 권력다툼도 인접국들에게는 위험스러운 것으로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오는 2002년의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은퇴하기까지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군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하고 장 주석이 군부를 달래기 위해 올초 대만에 대해 통일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자고 요구하는 등 무력사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신임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며 신임 대통령의 첫번째 주요 의사결정은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구축 여부로 이는 자국의 핵억제력 잠식과 향후 대만과의 분쟁에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중국에게도 민감한 문제라고 잡지는 말했다.

또 한반도의 해빙이 없었더라도 신임 미국 대통령은 동아시아의 평화유지를 위해 10만명의 병력을 주둔시킬 필요성이 정말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잡지는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위기상황에서 미국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호주도 동티모르 파병을 통해 지원에 나섰으며 일본과 인도가 해적행위 소탕을 위한 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는 있으나 떠오르는 중국의 야망에 대응하는 문제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시키는 등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뒤로 물러나 미국에게만 떠맏기고 있다`고 말했다.

잡지는 앞으로 수개월간 동아시아에서는 국가원수들의 상대국 방문 등으로 화려한 행사가 펼쳐지겠지만 실제로 성취되는 것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200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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