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17일 입국한 미국 대표단에 '코메리칸'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차석대표를 맡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과 성 김(한국명 김성용) 국무부 한국과장, 유리 김(한국명 김유리) 북한 팀장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대표단에 포함돼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를 들락날락하게 된 것이다.

각국 대표단이 자리잡는 회담장 6각 테이블의 ⅓을 남북한 대표단이 차지하는데다 미국 대표단 안에도 한국계가 3명이나 포함됨에 따라 댜오위타이(釣魚臺)는 '범 코리안'들로 북적거릴 전망이다.

이들 3명은 한국 문제에 정통하고 한국어도 잘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 김씨와 유리 김씨는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북한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하는 미국 대표단에 한국계 인사들이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협상 방향이 달라질 리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 국적자들로, 오직 미 정부 훈령에 따라 협상에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빅터 차 보좌관의 경우 한국계로서 한반도 정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직에 앉았지만 특별히 한국계임을 의식하지 않고 직무를 처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북한과 양자회동 등에서 이들이 영어통역없이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통역의 약점을 보완하고 미측 입장을 정확한 표현으로 북측에 전달하는데는 이들 한국계 3인방이 더없이 적격이란 것이다.

이번 5차 회담 2단계 회의가 끝나는 날 이들 3인방이 어떤 표정으로 북측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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