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은 (대자보 편집장)

《통일뉴스》는 최근 등장한 뉴라이트에 대해 자세히 조망하는 '<뉴라이트 기획Ⅰ> 뉴라이트 들여다보기'와 <뉴라이트 기획Ⅱ> 내가 본 뉴라이트', '<뉴라이트 기획Ⅲ> 현장취재, 뉴라이트'를 연속해서 싣는다.

아직 뉴라이트 스스로 자기 정립이 덜 되었고, 이 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나 취재가 많지 않아 미흡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 가능한 한도에서 총정리한다는 입장에서 아래와 같이 첫 번째 기획 연재를 먼저 시작한다.

<뉴라이트 기획Ⅰ> 뉴라이트 들여다보기

1. 뉴라이트, 어떻게 볼 것인가?(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2. 뉴라이트 등장의 사회역사적 배경(임영태, 통일뉴스 전문기자)
3. 뉴라이트, 그들은 누구인가?(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4. 확장일로의 뉴라이트 조직(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5. 자유주의의 본질과 역사(이나미, 한신대 강사)
6. 박세일의 공동체자유주의(민경우, 통일뉴스 전문기자)
7. 뉴라이트, 역사바로세우기와 반북(민경우, 통일뉴스 전문기자)
8. 뉴라이트의 배후, 조선일보의 언론조작(양문석, EBS 정책위원)
9. 뉴라이트, 인터넷 전쟁중(이창은, 대자보 편집장)
10. 2007년 대선과 뉴라이트(한선범, FTA공대위 조사팀원)



5.31 지방선거는 예상을 뛰어넘어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사상 최악의 참패’,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나라당 압승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 것이고, 선거 초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은 압승을 이끈 기폭제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누리꾼들은 선거 분석에 여념이 없다. 대체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운영과 열린우리당의 무능에 반해 두 번의 대선패배를 겪은 한나라당의 결집력이 승부를 갈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른바 개혁을 표방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거듭된 실정과 보수언론의 집요한 흠집내기로 ‘개혁피로’가 누적되면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간 반면, 한나라당 지지세력은 과거와 달리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총동원, 결집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정치적 분석은 대체적으로 맞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바로 인터넷의 판도변화이다.

한나라당 압승의 숨어있는 1인치는 인터넷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그리고 2004년 4.15 총선에서 탄핵당한 노대통령을 구하고 열린우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 인터넷조차 이제 더 이상 정부여당의 진지 역할을 못하고 보수세력의 공세에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승리의 가장 큰 의의를 찾으라면 바로 인터넷에서 보수세력이 이른바 진보개혁 세력과의 대결에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과 이같은 흐름을 2007년 대선에서도 이어갈 기틀을 마련한데 있다고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등장과 더불어 진보적 의제를 설정하면서 정부여당의 절대적 지지세력을 자임한 인터넷이 무력해진 것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도 있지만, 그동안 보수세력의 대반격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2004년 후반기부터 시작된 뉴라이트의 등장은, 노 정부의 실정에 기댄 것이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등 남북교류부터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이른바 ‘노무현 패러다임’에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등 사상과 이론에서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이른바 ‘보수’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2002년 대선부터 2004년 총선, 그리고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의 인터넷의 흐름을 되짚어 보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인터넷의 지원이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의 공세, 각종 보수단체의 벽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전사들의 유목전이었으며, 이들의 자발적 헌신성으로 인해 대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누리꾼들의 노무현 지지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이같은 시대정신의 해석과 적용이 인터넷 여론과 담론을 주도, 조중동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2002년 대선구도를 살펴보면 이회창 측의 한나라당-조선일보 동맹에 맞서 노무현 후보측은 한겨레-MBC-오마이뉴스(서프라이즈 등 진보 개혁매체) 등 삼각동맹 체제로 압도했다. 인터넷 여론의 장악, 이를 통해 온.오프, 방송까지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이 뉴라이트 키워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대북송금 특검수용과 민주당과의 분당, 미국 방문시 친미굴종적인 발언, 이라크 파병으로 인해 시민사회단체와의 대립 등 <서프라이즈>를 중심으로 한 친노 매체의 분열이 일어났다. 그 결과 친노를 표방하는 <서프>와 이에 반발하면서 민주당과 민노당 지지성향의 동프라이즈(이후 폴리티즌으로 개명), 여기서 민주당 지지를 천명하며 분화된 남프라이즈 등이 생겼고, 이후 각 정치웹진은 당과 인물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한다.

한편 노무현 정부의 등장은 보수우익 세력에게도 위기감을 증폭, 2002년 7월 <독립신문>이, 2003년 8월에는 중도를 표방하는 <업코리아>가 속속 창간됐다. 이외 조갑제 홈페이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등이 반북친미 성향을 드러내며, 이때만 해도 보수우익 자체의 목소리보다는 노무현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주로 견지하면서 친미반북의 극우적 시각만 드러낼 뿐이었다.

뉴라이트의 등장은 이같은 고식적인 내용이 아닌, 그야말로 나름대로 합리성과 자유시장주의에 대한 뚜렷한 이론 등을 들고 나와 인터넷 판을 흔들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누리꾼들에게 환영받은 것은 조갑제나 지만원 씨 등 일방적인 친미반북이 아닌 교과서포럼의 이영훈 교수와 같이 친일 또는 과거사청산을 나름대로 정교한 논리로 공격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공격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또한 청와대 386들의 ‘오만과 시행착오’가 조중동에 부풀려지는 대신, 이들은 조중동에 의해 이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 지성’들로 이미지 메이킹된다. 따라서 이들의 활동은 한나라당에 의해 확대되고 조중동에 의해 증폭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한나라당을 대체할 대안세력으로까지 각광받게 된다.

바로 이들이 보수우익의 입장에서 인터넷 여론과 담론을 주도하는 집단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황인태 서울디지털대학교 부총장(박근혜 디지털특보)은 2004년 5월 한나라당 특강에서 "종이신문 조중동이 700만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인터넷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노사모는 25억명 네티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노사모 회원은 5만명에 불과하지만 펌글과 댓글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5만명의 제곱수인 25억만명분의 활동을 한다"고 강조했다.

황 특보의 지적은 한나라당-조중동 동맹의 성격과 한계를 나름대로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우군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종래 한나라당-조중동 간의 ‘핑퐁게임’이 아닌 한나라당-조중동-인터넷 삼각동맹으로 인터넷 여론이 (장악이 아닌) 우호적으로 바뀐다면 대세장악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보수우익 매체의 성장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한-조중동의 지원이라는 이중의 토양속에서 나온 것이다.

총선 빅뱅 - 뉴라이트의 등장

2004년 4.15 총선은 탄핵이라는 돌발변수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원내 과반수 획득이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형성했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세력은 ‘뉴라이트’라는 정치조직으로 결집, 반격을 시도하며 분야별 우파매체의 발간을 통해 외연확대를 도모한다.

노무현 정부를 좌파로 규정하며 신보수주의를 주창하는 뉴라이트는 크게 우파 386세대를 주류로 하는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김진홍, 서경석 목사 등 우익시민운동을 주도한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으로 나뉘어진다. 이들은 각각 뉴라이트닷컴( www.new-right.com ), 프리존( www.freezone.co.kr ), 폴리즌( www.polizen.com ), 자유주의연대( www.486.or.kr ) 등으로 분화되며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때로는 함께 때로는 대립하면서 보수우익 담론을 주도해 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2004년 4월 본격 우파매체를 표방한 <데일리안>이 창간된다. <데일리안>은 이후 논조갈등 속에 구성원 일부가 <뉴데일리>로 분화된다. 이외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한 프리존뉴스( www.freezonenews.com ), 친한나라당을 표방하는 프런티어타임즈 등이 속속 발행됐다.

이외 6.15 공동선언을 부인하면서 북한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반북친미를 주류로 하는 데일리엔케이, 코나스 등이 있다. (이들의 인맥과 조직은 <통일뉴스> 기획시리즈 참조)

전체적으로 보면 보수정당 한나라당을 정점으로 조중동(과 문화일보, 그리고 경제지들) 등의 수구언론, 그리고 인터넷 각 분야로 포진되어 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분   류

사이트   이름

  극우반북(친미) 인사 주도사이트

  조갑제 홈페이지, 지만원 시스템클럽,
  김동길 홈페이지 등

  반북 북한인권강조 이념사이트

  데일리엔케이(www.dailynk.com), 코나스

  친한나라 보수 표방 언론사이트

  업코리아, 데일리안, 뉴데일리, 프런티어타임즈,
  프리존뉴스

  친한나라당 정치웹진

  독립신문, 뉴라이트닷컴, 프리존, 폴리즌


이를 친노매체와 웹진으로 비교한다면 <오마이뉴스>는 <데일리안>이나 <뉴데일리>가, 정치웹진 <서프라이즈>는 <뉴라이트닷컴>이나 <프리존> 등이 대항마로 설정되어 있는 등 나름대로 역할분담까지 이루어져 있다.

분열하는 우파매체, 퇴행하는 진보매체

보수우익 매체가 양적인 확산을 이루었지만, 질적으로 충실한 내용을 이끈다고 볼 수 없다.

보수우익 매체는 스크린쿼터 축소, 한미 FTA 체결을 강조하는 등 전반적으로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기저로 한미관계의 강화, 통일지향보다는 분단지향으로 신보수주의의 합리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가보안법이나 사학법 개정, 반(反)전교조 등 이념적으로 기존 한나라당의 입장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한편으로는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맞물려 한나라당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내부의 주도권 다툼이라기보다는 변화하는 대내외적 상황에 자신들의 이념적 편향성이 도전받고 있다는데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 예로 보수시민단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서경석 목사는 지난 3월, "북한인권운동과 햇볕정책의 접목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반북친미 단체로부터 호된 공격을 받았다.

결국 이들의 문제는 2007년 대선을 이끌 시대정신의 창출이 어렵다는데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남북한, 한미관계 등에서 패러다임을 제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 현재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한 보수우익 매체는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지난 3월 17일 한나라당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김형준 국민대 교수의 지적 “개혁론=>대세론=>수구보수화=>민심이반=>대선 필패법칙”이 작동중이라는 지적과 일치한다.

그러나 ‘대선필패’라는 한나라당과 보수층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미FTA의 강행, 전략적 유연성과 평택미군기지 이전에서 보여준 노무현 정부의 ‘우경화’ 현상은 최후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게 하면서 인터넷에서의 친노전선의 분열과 붕괴를 초래했다.

참고로 지난 5월 10일 그동안 인터넷언론에 우호적이지 않던 <조선일보>는 인터넷정치연구회(회장 유석진 서강대 교수)의 연구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즉 보수 네티즌의 활동 증가로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보수성향 카페 숫자의 약진이 이루어져 2001년의 경우 보수 카페는 진보 카페(145개)의 2.7% 수준인 4개에 불과했으나 2006년에는 311개로 진보(234개)를 능가하게 됐으며, 진보 카페는 2002년 241개로 정점에 이른 뒤 퇴조를 보였으나 보수 카페는 줄곧 증가세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조사됐으며 “2002년 대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인터넷상의 새로운 패자(覇者) 자리를 박근혜 대표가 차지한 것 같다”고 평가한 인터넷정치연구회 조사결과를 크게 다루었다.

인터넷정치연구회 조사연구에서 주목되는 사실은 “2003년 3월 말 집계에선 박 대표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고 또 당시에는 박 대표 홈페이지 방문자의 64.7%가 20대였으나 2006년 3월 집계에선 50대 이상이 38.7%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2004년 탄핵 이후 인터넷에서 50대 이상 연령층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는 것과 일치한다.

물론 <조선일보>의 정치적 편향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인터넷 상에서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주의, 그리고 40-50대 누리꾼들의 대거 참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며, 이들이 인터넷 여론까지 장악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이른바 임수경 씨 아들 사망소식에 ‘악플’을 달았던 누리꾼들 대부분이 4-50대 중산층인 것과 일치한다).

개혁 실종 노 정부에 춤을 춘 친노매체의 퇴행

이와는 별도로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한 진보개혁적 매체는 퇴행현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정치담론의 산실이라던 <서프라이즈>는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함께 몰락하면서 ‘논문 사기극’으로 증명된 황우석 교수 지지사이트로 변신하는 등 몇몇 운영자에 의해 본질이 왜곡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외 노사모 등의 친노웹진 역시 노무현(만)의 논리에 추수, 안티조선 등 판에 박힌 논리로 더 이상 개혁적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의지 실종과 반비례한 ‘우경화’ 현상이다. 지난해 8월 한나라당과의 연정제안이 한나라당에 거부된 후 한미FTA 체결을 재임 최대 치적으로 삼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는 ‘신자유주의의 투항’이며, 그동안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재벌 등에 대한 개혁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은 노 정부의 일방적인 진행에 불만을 넘어 불신을 키웠다. 여기에 전략적 유연성과 함께 평택미군기지 이전에서 보여준 대추리, 도두리 사수 시위대에 보여준 폭력적 진압은 참여정부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부정한 것으로 지지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노무현(대통령과) 정부의 개혁의지 실종과 신자유주의에 투항은 참여정부 지지의 근간을 이룬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어렵게 하고 저항의 전선을 불명확하게 하면서, 이른바 보수언론의 양면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이로 인해 시민사회단체마저 노무현 정부와 수구기득권 세력 중간에 끼어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이들과 짝을 이뤄 인터넷 여론을 조성하던 언론매체와 정치웹진들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침잠하게 된다. 이른바 전형적인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5.31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인터넷매체 실명제 인증 또한 진보적 사이트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실명제 당위성은 차치하더라도 과거 실명제 논란은 인터넷에 불리한 한나라당이 제기했고, 이에 열린우리당과 시민단체, 인터넷 언론의 저항에 의해 무산됐다. 그러나 이제 열린우리당마저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는 법을 공동 추진한다는 것은 인터넷 지형도가 그만큼 바뀌었거나 열린우리당 스스로 인터넷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반증하는 또 다른 예일 뿐이다.

공룡포털 시대, 인터넷 여론의 향방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인터넷의 역할은 지난 대선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는 미디어의 진화방향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상태로 볼 때 어느 특정매체(논객들)가 인터넷 담론을 주도하기보단 포털사이트가 주도하는 등 과거와는 정반대 형식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민사회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건강한 시민논객의 퇴조, 정책이나 정당보단 인물 중심의 이미지 정치화 현상이 가속되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은 조중동이라는 신문시장 독과점 구조하에서 70%나 되는 오프라인 여론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에서 보수세력이 어느 정도 결집만 하면 진보진영은 오프라인의 절대적 열세로 인해 ‘의제설정’을 할 수가 없다.

인터넷 여론의 보수화는 한국 사회의 발전적인 방향에 비춰볼 때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리영희 선생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보수세력이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마저 장악한다면 한국 사회의 이념적 사상적 편향성은 더욱 철저해질 것이다.

개혁 진보세력이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인터넷을 탈환하기 위해 더욱 철저한 반성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한국적 시민담론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무늬만 진보와 개혁 등 현실 사회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무기력한 인터넷만 남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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