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는 최근 등장한 뉴라이트에 대해 자세히 조망하는 '<뉴라이트 기획Ⅰ> 뉴라이트 들여다보기'와 <뉴라이트 기획Ⅱ> 내가 본 뉴라이트', '<뉴라이트 기획Ⅲ> 현장취재, 뉴라이트'를 연속해서 싣는다.

아직 뉴라이트 스스로 자기 정립이 덜 되었고, 이 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나 취재가 많지 않아 미흡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 가능한 한도에서 총정리한다는 입장에서 아래와 같이 첫 번째 기획 연재를 먼저 시작한다.

<뉴라이트 기획Ⅰ> 뉴라이트 들여다보기

1. 뉴라이트, 어떻게 볼 것인가?(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2. 뉴라이트 등장의 사회역사적 배경(임영태, 통일뉴스 전문기자)
3. 뉴라이트, 그들은 누구인가?(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4. 확장일로의 뉴라이트 조직(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5. 자유주의의 본질과 역사(이나미, 한신대 강사)
6. 박세일의 공동체자유주의(민경우 통일뉴스 전문기자)
7. 역사바로세우기와 반북(민경우 통일뉴스 전문기자)
8. 아직도 냉전중인 조중동(양문석, EBS 정책위원)
9. 뉴라이트, 인터넷 전쟁중(이창은, 대자보 편집장)
10. 2007년 대선과 뉴라이트(한선범, FTA공대위 조사팀원)



뉴라이트를 기치로 내걸고 나선 인물과 세력은 대체로 '주사파에서 전향한 386'을 핵심축으로 '시민운동에서 전향한 목사'가 상층을 이루고 '전향한 학자'가 가세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주사파 전향386, 김영환과 '시대정신 그룹'

<북한인권운동과 함께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사상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통절히 느끼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한때 주사파의 '강철'로 하여금 뉴라이트운동에 뛰어들게 만들고 지난주에 출범한 뉴라이트재단에 적극 참여하게 된 이유이다.>

주사파(주체사상파)의 원조격인 '강철' 김영환이 5월 3일자 조선일보에 시론 <다시 '5월의 노래' 부르며> 를 통해 마침내 뉴라이트 운동가로 공식 데뷔했다. 99년 10월 4일자 '반성문' 전문이 조선일보에 실린지 7년 만에 역시 조선일보를 통해서다.

그는 99년 '반성문'에서 △운동권 전반에 걸쳐 친북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킨 것 △북한의 대남전략에 말려들었다는 것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남한 사회 및 국제 사회의 관심이 늦어지도록 한 것이라고 반성하고 "만약 앞으로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북한의 비참한 인권실상을 국내외에 알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며 좀 더 나아가서 김정일체제를 무너뜨리고 북한을 민주화시키기 위해 모든 힘을 바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물론 그의 사상전향은 이보다 빠른 95년 4월 월간  말 지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공개된 바 있었다.

7년이 지나 김영환은 다시 '북한인권운동'과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사상운동'을 주창하며 '뉴라이트운동에 뛰어들게'되었다고 공개 선언했으며, 지난 4월 26일 뉴라이트재단 설립추진 기자회견장에 공식 참여해 카메라 프래쉬를 받았다. 그 전부터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기관지인 격월간  시대정신 이나 인터넷신문  데일리NK 에 기고하는 등 공개적인 문필활동을 했지만 뉴라이트 운동가로서 자신을 커밍아웃하고 공개적인 장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자유총연맹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수구보수세력과의 차별성을 선언하며 등장한 뉴라이트의 핵심에 김영환을 필두로 하는 '전향한 주사파 386'이 위치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이번 김영환의 커밍아웃은 그간 배후에 머물러 있던 그가 보다 공개적인 활동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82학번인 김영환은 주체사상을 최초로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구학련(구국학생연맹), 반제청년동맹,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등 주요한 주사파 조직을 사실상 지도했을 뿐만 아니라 사상 전향을 거친 뒤에도 꾸준히 이른바 '북한혁명'(북한민주화)을 주창해온 핵심인물이다.

김영환과 오랫동안 궤적을 같이해온 조혁, 한기홍, 홍진표 등은 '푸른사람들'(1995년)이라는 공개단체를 거쳐 '북한민주화네트워크'(1999년)를 결성하고 격월간《시대정신》(1998년)이라는 기관지를 통해 자신들의 바뀐 사상을 공표하고 실천해왔다.

《시대정신》은 한기홍을 발행인으로 김영환, 홍진표, 이숭규, 조혁 등이 편집위원이나 주요 필진으로 활약했으며, 여기에 황장엽이 주요 필진으로 가세했고 손광주(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곽대중(전 전남대총학생회장), 이춘근(자유기업원 부원장), 복거일(소설가) 등도 글을 실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시대정신 그룹'이라고 자칭할 정도로 《시대정신》은 이들을 묶어주고 이론적 논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홍진표, 『지성과 반(反)지성』)

'시대정신 그룹'의 실천조직에 해당하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조혁을 이사장으로 출범해 이후 황장엽이 상임고문을, 한기홍이 대표(운영위원장)를 맡고 있다. 또한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The DailyNK'는 동아일보 출신의 손광주가 편집인이다.

김영환을 필두로 하는 전향한 주사파 386그룹의 대표격인 '시대정신 그룹'은 이후 신지호, 류근일 등과 손잡고 '자유주의연대'라는 보다 큰 틀의 조직을 만들었으며, 결국 뉴라이트 조직들의 연대체인  '뉴라이트네트워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기홍은 연세대 81학번으로 '푸른사람들' 시절부터 김영환과 관계를 맺고 《시대정신》발행인이자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로서 '시대정신 그룹'의 간판 역할을 맡고 있다.

홍진표는 서울대 82학번으로 전민련과 범민련, 민족회의, 전국회의 등 전통 재야단체에서 통일문제를 담당했고 김영환과 사상적 편력을 같이해왔다. 현재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과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을 담당하는 등 뉴라이트 진영의 실무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류근일 조선일보 주필과 대담 형식으로 『지성과 반지성의 대화』라는 책을 내고 자신의 사상적 편력과 생각들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이들 386세대보다 후배그룹으로는 최홍재(고려대 87학번) 자유주의연대 조직국장,  '시대정신 그룹'의 영향권으로 포섭된 전북지역 학생운동권 출신인 허현준(전북대 88학번) 자유주의연대 청년국장, 이광백(원광대 89학번)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원과 곽대중(전남대 92학번) '데일리엔케이' 논설위원 등이 있다.

이외에도 뉴라이트 조직에 직접 이름을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푸른사람들 초대회장이었던 구해우는 고려대 84학번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적도 있고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몸담았던 '미래전략연구원'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바른 한미FTA실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반미청년회 의장이었던 고려대 82학번 일명 '조국' 조혁은 '푸른사람들'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초대 대표를 맡았으나 이후는 공개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전향386이 뉴라이트운동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대해 "언론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전향한 우파들은 과거 운동권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헌신성과 전투성에 기초해서 기성 우파들에 비해 훨씬 세련되게 좌파 운동권과 대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는 자체 분석은 어느 정도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김수영, 시대정신, 2004.겨울)

그러나 "'권력 386'이 1990년대에 정치로 입문한 자유주의자들이라면, 뉴라이트는 2000년대에 정치입문을 꾀하는 자유주의자일 뿐"이라는 비판도 있다.(이종태, 데일리서프라이즈, 2005.4.28)

무엇보다도 주체사상의 가장 열렬한 신봉자였던 그들이 국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기소유보 및 공소보류 처분을 받은 뒤 가장 극단적인 반북주의자로 변신한 대목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미국 CIA(중앙정보국)의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NED(민주주의를 위한 전국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고, 이들이 주최한 북한인권대회에도 NED에서 거액이 지원되고 있다는 대목이 이들의 '원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뉴라이트의 전사, 신지호와 류근일

'시대정신 그룹'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전향386의 대표주자로서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가 '뉴라이트 전사'로 일선에 나서고 있다.

연세대 81학번인 신지호는 이른바 'PD(민중민주주의) 계열'로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한국사회주의노동당과 한국노동당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시도했으나 92년 월간《길》에 전향글을 발표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NL 주사파계열'보다 전향의 시점이 좀더 빨랐고 그만큼 사회 적응도 빨라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등 주로 학계에서 북한에 관해 공부했으며, 현재는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이다.

신지호는 토론회에 단골 연사로 등장하고 언론에도 활발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으며,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으로 대표적인 뉴라이트 주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신지호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2005.12.9)에 출연해 자신의 주장을 강변하다 사회자의 제지를 여러차례 받고 마이크가 꺼지는 해프닝을 빚었으며, 인터넷에서는 신지호 대표에 대한 항의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이들 386세대와는 다른 또 한 명의 뉴라이트 전사는 다름아닌 자유주의연대 상임고문인 류근일(68)이다.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 56학번으로 이승만과 박정희시대에 민주화운동으로 3차례 옥고를 치렀고 이후 전향해 조선일보에서 보수적 필봉을 휘날렸다.

조선일보를 퇴직했던 그는 다시 '류근일칼럼'으로 조선일보에 복귀했으며, 홍진표와의 시국대담을 통해 우파 기성세대와 전향386세대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뉴라이트 '전사'로 앞장서고 있다.

류근일과 김대중 조선일보 전 주필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의 뉴라이트 참여는 단순한 한 개인의 가담이라기 보다는 수구보수언론의 대명사인 조선일보와 뉴라이트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대목으로 읽힌다.

시민운동 출신의 김진홍.서경석 목사

전향386 그룹이 뉴라이트의 중심적 한 축을 이룬다면 다른 한 축은 주로 상층부에서 김진홍, 서경석 등 시민운동가 출신의 전향한 개신교 목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김진홍(65) 목사는 일찍이 빈민선교에 투신해 두레공동체를 일궈오는 등 진보적 활동을 해왔으나 우파로 사상전향해 지금은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으로서 뉴라이트 운동의 일각을 이끌고 있다.

그는 "나도 1970년대에 민주화운동의 말석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우리가 당연히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근년에 이르러 이런 믿음이 흔들린다. 이러다간 선진국은커녕 지금의 자리도 지켜 나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감을 품은 이웃들이 연대해 뉴라이트 운동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동아일보, 2004.12.19)

지난해 11월 7일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대회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그가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을 맡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원래 자신이 몸담았던 '기독교사회책임'이 '뉴라이트네트워크'에 불참을 결정하자 기독교사회책임에서 빠져나와 뉴라이트네트워크에 몸담았으며, 뉴라이트네트워크가 뉴라이트전국연합에 불참하자 다시 이곳을 빠져나와야 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결성과정에서도 뉴라이트전국연대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향386 뉴라이트의 결집체인 자유주의연대로부터 "물론 김진홍 목사와는 한 때 뜻을 같이 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김 목사는 낙선 정치인들과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존 뉴라이트 단체들의 충정어린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쨌든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뉴라이트의 전국화, 대중화를 표방하며 수구보수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공동대표는 강혜련(이대) 김성이(사회복지사협회 회장) 김진영(강원대) 남지우(안양대) 유석춘(연세대) 이주천(원광대) 제성호(중앙대, 대변인 겸직) 최병일(이화여대) 서경규(한국외대) 등 주로 교수들이 맡고 있다.

김진홍 목사는 매일 아침 12만 5천여 명에게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하고 있고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뉴라이트의 전도사로서 선두에 서 있다.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 출범에 즈음해 PBC라디오 '열린세상, 장성민입니다'에서 김진홍을 인터뷰한 장성민은 인터뷰 소감을 통해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나 비전,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출범했다"면서 "(김 목사의) 주먹구구식 발표는 마치 대학생 찌라시를 읽는 기분"이라고 혹평했다.

서경석(58) 목사는 본격적인 시민운동단체의 비조격이라 할 수 있는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창설한 장본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경험도 있긴 하지만 재야 시민운동가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경실련 출범 당시부터 기존 민중운동과의 차별성을 명백히 하고 합법주의적 경향을 고수해와 참여연대 류의 시민운동과는 구분되기도 했다.

지금은 기독교사회책임의 공동대표와 선진화정책운동을 모태로 최근 결성된 선진화국민회의 공동대표로서 뉴라이트와는 한발짝 떨어진 채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있으며, 중도를 표방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를 창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서경석은 기독교사회책임 창립식에서 "'기독교사회책임'이 뉴라이트로 불리우는 것을 원치 않았던 이유도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넘어서서 무엇이 옳은 길인가를 찾아 의연하게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기독교사회책임'은 이 시대의 제일 중요한 과제가 체제내의 진보가 아닌 체제 밖 좌파세력에 대해 결연히 맞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뉴스앤조이, 2005.11.24)

그러나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중도라는 표명과는 달리 뉴라이트와 조직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평택사태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와 국가공권력 수호 비상국민회의'를 조직해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스 앞에서 '미군기지 환영궐기대회'와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공권력수호 비상국민회의' 개최를 준비하는가 하면 '바른 FTA 실현 국민운동본부' 결성에도 적극 관여했다. 물론 이들 조직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 내 보수진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나는 그동안 남북나눔운동을 통해 북한을 많이 도왔다. 때문에 친북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마냥 친북을 할 수는 없다"며 "이제 친북 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는가 하면 북한 봉수교회는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뉴스앤조이, 2005.5.23)

경실련 사무총장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도 서경석 목사와 행보를 같이해 '선진화국민회의'에 참여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법조인 모임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와 헌법포럼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행정수도이전반대' 위헌소송을 대리한 바 있다. 

개혁적 시민운동에 앞장섰던 두 개신교 목사에 대해 "중도를 표방하는 서경석 목사, 뉴라이트를 신봉하는 김진홍 목사 등을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 기독교세력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미국 복음주의를 본받아 급부상했다"는 분석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소란, 뉴스앤조이 2006.3.31)

안병직과 일군의 전향학자들

전향386과 전향목사 그룹이 뉴라이트 운동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들에게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그룹은 역시 전향한 일군의 학자들이다.

뉴라이트네트워크의 사상적 자원을 제공한 그룹은 자유주의연대 소속 지식인들과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종석 홍익대 교수 등 중진학자들로 구성된 뉴라이트싱크넷 소속 학자들이 있으며, 뉴라이크재단이 창설되면서 안병직 교수가 참여해 안 교수가 설립한 낙성대경제연구소 출신의 이대근, 이영훈 교수 등이 동참하게 된 것이다.(동아일보, 2006.4.27)

이들중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은 뉴라이트 진영의 싱크탱크를 자처하며 지난 4월 26일 발족한 뉴라이트재단의 이사장 안병직(70) 서울대 명예교수이다.

뉴라이트재단 창립행사에 참여한 뉴라이트 계열의 주요 인사로는 안병직을 비롯해 이대근(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영호(성신여대 교수, 뉴라이트싱크넷 운영위원장), 김종석(홍익대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 하진오(시대정신 운영위원장), 한기홍, 김영환, 홍진표 등이다.

안병직은 원래 학계에서 학현학파로 불리는 진보적 경제학자 진영으로 분류됐고, '식민지반봉건사회론'을 주창하며 진보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진보운동진영에 막강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중진자본주의론'을 내놓으면서부터 오른편으로 선회했다. 84년 일본 나카무라 사토루 교수의 '근대 세계사상의 재검토'라는 논문을 읽고서 "연옥(煉獄)을 통과하는 지적 고뇌 끝에" 전향했다고 한다. 전향의 시점이 빠른 편이었다.

이후 85년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던 안 교수는 귀국해 '낙성대경제연구소'를 개설해 일제 식민지 시절 한반도의 경제가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창했다.

임대식 ≪역사비평≫ 주간은 "신우익의 주장과 조갑제 한승조의 주장에 크게 다른 점이 없다"며 다만 "친미반공과 독재의 역사를 적극 해석"했던 구우익에 더해 신우익은 "친일과 식민의 역사까지 적극 해석한다"고 정리했다.(역사비평, 2006.봄)

식민지근대화론과 중진자본주의론을 뼈대로 한 그의 이론은 이른바 '낙성대파'로 불리며 보수학계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이영훈.이대근 역시 그와 나란히 뉴라이트 진영의 학계 주자로 나서고 있다. 자유주의연대 대표인 신지호도 전향 과정에서 안병직의 이론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직은 참여정부를 '건달정부'라고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북한 정부는 완전히 희망이 없는, 종말에 직면한 정부"라고 단정하고 "다시 피가 끓는다"며 '치열한 사상전'을 예고했다.(조선일보, 2006.4.25)

그는 식민지근대화론을 내놓는데 그치지 않고 최근 독도문제에 대해 '조용한 대응'을 주장하고 나서 일부 네티즌의 강한 항의를 받았으며, 한상범 등은 그를 '친일학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현재도 일본 후쿠이현립대 대학원 특임교수이기도 하다.

안병직 교수의 제자이자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인 이영훈(55)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라이트네트워크 참가단체인 교과서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보수학계가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항해 내놓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편집위원으로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도 한때는 80년대 중반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아성으로 불렸던 한신대 경제학과 멤버였으나 안병직의 영향으로 식민지근대화론을 취했다.

이영훈은 2004년 MBC 100분토론 패널로 출연해 정신대가 조선총독부의 강제동원이 아니라 한국인의 자발적으로 참여로 이뤄진 상업적 공창이었다는 요지의 망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는가 하면 일제 토지수탈론은 왜곡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문제성 발언을 자주했다.(프레시안 2004.9.3)

박효종(59)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교과서포럼 상임대표로 2008년도부터 시작되는 제8차 교과과정에 개입해 중.고교 교과서를 개정하는 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뉴라이트의 단골 연사로 각종 토론회에 등장하는가 하면 동아일보 객원논설위원으로 현안들에 대해 보수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그는 이 단체에서 구성한 '과거사 진상규명 모니터링단' 단장을 맡고 있다.

제성호(48) 중앙대 법대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이자 대변인을 비롯해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 뉴라이트싱크넷 상임집행위원 등 다양한 직책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TV토론회 패널로도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외에도 김일영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교수나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 학계에서 뉴라이트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영어공용화론'을 제기했던 복거일과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은 ≪시대정신≫ 편집위원에 합류했다.

뉴라이트재단이 재창간하는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안병직을 비롯해 이대근, 복거일, 이영훈, 이상돈(중앙대 법학 교수), 이춘근, 최창규(명지대 경제학 교수), 홍성주(의료와사회포럼 정책위원장), 김영호, 신지호, 윤창현(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 홍성기(아주대 철학 겸임교수), 김영환, 김일영, 홍진표, 강규형(명지대 역사학 교수), 이광백 등 총 17명이다.

박세일과 세계화와 공동체자유주의 주창자들

학계 출신이지만 정계로 분류될 수 있는 박세일(58)과 이각범(58)은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사회복지수석 등을 역임하며 당시 '세계화'를 주창했으며, 이들은 지금 서경석 목사와 함께 선진화국민회의에 참여해 이론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박세일은 17대 국회의원으로 진출해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맡아 '공동체자유주의'를 한나라당의 이념으로 정착시켰으며,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의 공동체자유주의론은 자유주의연대의 공식 이념이기도 하다.

최근 자신의 공동체자유주의 이론을 체계화한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21세기북스, 2006)을 출간했으며, 출판기념회에는 정계인사들이 대거 몰려들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그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박세일은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추진하면서 "싱크탱크로서, 뉴라이트 단체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거나 대학교수들 가운데 (뉴라이트 성향의) 그런분들을 지원하기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연합뉴스, 2006.2.16)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는 '바른 한미FTA실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박세일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들 외에 뉴라이트전국연합에는 자민련과 한나라당 낙선자들이 적지 않아 향후 정치권으로의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운동권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도 주장하는 논지가 뉴라이트와의 친근성이 적지 않아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연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윤여준 전 의원은 중도를 표방하는 선진화포럼을 이끌고 있어 "뉴라이트 진영 등 외연확대 부분에서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동아닷컴, 2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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