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 훈련과 독수리 연습에 이라크 침공 주역으로 활약했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참가한 것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링컨호는 부시 대통령이 2003년 5월 헬기를 타고 착륙해 이라크 종전을 선언했던 항공모함으로 한반도 인접 해역에서 실시되는 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러한 상징성을 감안한 듯 링컨호의 참가를 지적하면서 연일 미국이 이번 한.미 합동훈련을 통해 최근 국가전략보고서(NSS)에서 재확인한 대북 선제공격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7일 개인필명 논평에서 이번 합동훈련을 '북침 핵공격 작전을 최종 완성하려는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이번 전쟁연습에 처음으로 핵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참가하고 있다는 점은 종전의 연습과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주목했다.

특히 "미제가 이라크 침공에 참가했던 핵항공모함을 조선 동해에 끌어 들여 전쟁소동을 벌이는 것은 조선반도에서 기어이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저들의 속셈을 버젓이 드러낸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이 신문은 29일에는 링컨호가 참가하고 있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에 대해 "미제의 침략적 대조선(대북) 정책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반발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평양방송도 같은날 방송한 기자 좌담회에서 "미국이 떠드는 연례적인 훈련이라는 것은 그 규모부터가 최근 연간에서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대의 것"이라며 링컨호의 등장을 과거 훈련과 구별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았다.

이어 "미국은 반테러전의 미명 아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나 이라크를 침략할 때나 먼저 주변 해역에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비롯한 타격 전단을 집결시키고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전투기와 폭격기로 공격의 서막을 열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런 반응들은 북한이 링컨호의 등장을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의례적 반발을 넘어서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브러햄 링컨호는 최첨단 전자전 장비를 갖춘 전투기와 헬기 등 총 85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핵잠수함 호놀룰루호에 유도미사일을 적재한 프리깃함 2척, 순양함 2척, 구축함 1척 등을 거느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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