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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6.15-8.15 경축행사를 성공리에 거행하려면 - 주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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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4.3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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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협의 주장에 대해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민족화합운동연합 대표의장)


 
`통일뉴스`는 4월18일 자 `통일운동단체 내부 논란`이란 제목 하에 정부의 관변단체인 `민화협`과의 관계를 둘러싸고 통일운동단체 내에서 민화협과 협력할 수 있다는 측과 협력할 수 없다는 측이 갈등을 빗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력할 수 없다는 측은 `6.15남북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통일연대(약칭 통일연대)` 소속단체 중 하나인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이다. `자통협`은 민노총, 전농 등 `민중연대` 소속 단체들로 구성되어 있어 가장 강력한 조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자통협`의 방침내용은 `정부, 민화협과 공동사업을 하는 단체들과는 통일사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자통협 이외에 일부 다른 재야 단체도 `6.15선언은 국가보안법 철폐나 주한미군 철수 등 민중의 요구를 외면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6.15선언 지지를 위해 정부와 협력 운운할 경우 민중운동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연대` 가입단체들 중 자통협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정부나 민화협과도 통일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에도 8.15경축행사를 민화협과 같이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싸고 비슷한 대립이 있었고, 이 때문에 경축행사가 두 갈레로 치러졌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은 가장 격렬하게 민화협과의 협력을 거부했던 `범민련`과 `한총련`이 금년에는 `민화협`과도 같이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문제에 관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자통협이 통일운동을 민화협과 같이할 수 없다고 보는 것 그 자체를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사실 김대중정권은 `6.15공동선언` 이후에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는 면이 지적되어 왔다. 미국의 NMD계획에 자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한미행정협정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했으며, 대북 `주적` 개념을 고수하고 있고, 국가보안법 개폐에 소극적이었고, 구속자 석방에도 미온적이라는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 말하자면 `6.15선언`에서 약속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합치되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다. 또 민중진영의 입장에서는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지배질서에 동조하여 개방농정, 정리해고 등으로 민중이익에 배치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따라서 김대중정부에 반대하는 민중진영이 정부주도로 조직되어 있는 `민화협`과 통일운동을 같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논리적 일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패권주의적 미국에 대한 한국정부의 자주적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필요한 면마저 있다. 다만 자통협이 6.15선언을 확실하게 지지하려고 한다면 민화협과도 협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역사상 어떤 개혁도 연대없이 성공한 예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그렇다 하더라도 자통협이 민화협에 협조하는 기타의 통일운동단체와 행동을 같이할 수 없다는 결정에는 문제가 있다. 물론 통일운동의 시각은 여러 가지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사상과 이념, 정당과 정파, 지방과 지역 등 모든 갈등 요인을 극복하고 민족대단결을 이루어내는 것이 6.15남북공동선언 이후의 새로운 통일운동의 대 원칙이다. 더구나 이 원칙을  자통협 자신이 누구보다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민화협이 정부의 외곽단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6.15공동선언의 실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할 자세를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민화협과 협조하는 여타 통일운동단체들을 한 묶음으로 매도하면서 이들과 연대할 수 없다고 한다는 것은 그들이 내세우는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배치되는 자가당착적 언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로 일부 통일운동단체들은 `6.15선언은 국가보안법 폐지나 주한미국철수 등 민중의 요구를 외면했다`고 비판하면서 심지어 `6.15선언 지지운동이 민중운동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이들 일부 재야세력들의 견해는 민중의 이익을 민족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계급투쟁 지상주의적 발상이 아니라면 6.15선언 그 자체를 파괴하려고 하는 불순한 동기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되는 견해이다. 민족의 자주와 자결권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외세에 의한 지배와 억압 대문에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민중생존권마저 침범 당하게 된다는 것은 그 동안 우리가 한국에서 직접 오랜 세월에 걸친 체험을 통해 뼈저리게 인식하게 된 사실이다. 따라서 민족자주권의 확립은 민주주의나 민중생존권 수호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어떤 사상과 이념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외치면서 남북연석회의에 나섰던 김구선생의 절규가 새삼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민족의 대단결에 의한 민족의 자주와 자결권의 회복이다. 따라서 계급투쟁에 의한 계급이익의 수호가 최고의 가치라고 보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견해이다.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6.15선언 지지운동이 민중운동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느니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은 6.15선언을 파탄시키려고 하는 분열주의자들의 불순한 말장난임을 경계해야 한다. 이런 분열주의적 말장난 때문에 헌법위반임이 분명한 국가보안법 철폐운동마저도 제대로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6.15선언으로 국내 통일운동단체가 우선 한국 내에서 `시민권을 획득할 의무가 생겼다`고 하는 서동만 상지대교수의 주장(통일뉴스 2001. 4. 16 참조)은 깊이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는 참여연대 부설 (사)참여사회연구소와 (사)평화를 만드는 여성회가 공동을 주최하고 (사)민족화합운동연합이 후원한 4월14일 통일문제 심포지엄 발표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6.15남복공동선언의 핵심은 남북이 서로 상대방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거기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어도 남북이 힘을 모으는 데 근본적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이해가 깔려 있다.

둘째 6.15선언으로 통일방안에서 서로의 접점을 찾았다 것은 통일방안에 관해서 남북 모두가 앞으로 변화를 수용한다는 뜻이다. 즉, `남측도...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여지가 생겼다`는 뜻이다.

셋째로 6.15선언은 `상대방의 합법적 존재를 인정했으므로 북의 연방제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일부 통일운동가나 단체를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이적단체로 간주한 정치적 판단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되었다.` 반면에 `한국의 통일운동단체도.....한국 내에서 "시민성"을 획득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한국정부가 대결적인 대북 정책을 견지하거나 민주적인 정당성이 결여되었을 시기에는 한국의 통일운동은 한국정부를 "반통일적", "반민족적"이라는 이유로 공화국정부를 제1차적 연대 대상으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 설정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는 공화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이란 국가, 이를 대표하는 정부라는 매개를 설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남북의 양 국가 내에서 정당-사회단체의 결집을 이루고 난 뒤, 북의 정당-사회단체와 만나는 순서를 밟아야 함을 뜻한다.,,,,이 점에서 민화협이 제안하고 있는 "정당-사회단체 공동회"는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통일운동단체들은 `우선 한국사회 내에서 다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의 내부에서 통일운동이 서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같은 서동만 교수의 주장은 나름대로 논리정연하다. 그러나 서교수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전제를 깔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것은 범민런이나 한총련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을 한국정부가 해제하고 이들에게 합법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전제이다. 다시 말한다면 서동만 교수의 견해는 그런 전제하에서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지난 3월 말 통일연대가 금년 6.15-815 공동경축행사를 협의하기 위해  북측과 금강산에서 만나는 것을 불허했다. 통일연대에 범민련과 한총련이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통일연대의 방북신청을 불허한 한국정부의 태도는 국가보안법 상 이적단체 규정이 범민련과 한총련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명백히 6.15선언 위반행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 경우 통일부가 방북을 신청한 통일연대에 대해 민화협과 다시 협의하여 공동으로 방북을 신청해 보라고 종용했는데도 불구하고 통일연대가 이를 거부했다면, 서동만 교수의 말대로 `통일연대`가 마땅히 부담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통일부는 그런 종용의 과정도 밟지 않고 덮어놓고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범민련과 한총련이 가입되어 있는 단체라는 이유로 통일연대의 방북을 불허하고 말았다. 이렇게 되니, 통일연대로서도 서동만 교수가 지적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경위야 어찌 되었던 간에 명분싸움 때문에 6.15공동선언 실현이 중대한 시련에 봉착하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해결 못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그 하나의 해결책은 서동만 교수의 의견대로 대북 접촉신청을 통일연대와 민화협이 공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당 사회단체 공동회`의 구성을 민화협이 제안하고 있다고 하니, 이 공동회가 주체가 되어 6.15-8.15 남북 공동축제를 진행시키면 어떻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범민련과 한총련도 남한 안에서 합법성을 인정받게 될 것임으로 자연스럽게 6.15-815 경축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땅의 냉전세력의 총공세를 막아내고 6.15남북공동선언으로 이룩한 민족 자주를 향한 민족대단결을 하루 속히 실현하는 일이다. 이런 판국에 부시 미국행정부의 등장으로 한층 고무되어있는 냉전세력들을 앞에 두고 그럴듯한 언동으로 민족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은 이적(利敵)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을 거듭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일부 극단론자들의 맹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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