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29일, 미 육군 1군단사령부를 개편한 '통합작전사령부'(UEX)를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자마(座間)기지로 이전하는 내용을 핵심 골자로 하는 주일미군 재편에 관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30일자)>는 양국이 이날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가하는 미일안보협의회를 열고 자위대의 역할 증대를 통한 미군과의 '일체화' 촉진에 초점을 맞춘 중간 보고서 '미일동맹, 미래를 위한 변혁과 재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자마기지에 자위대 기동운용부대를 통괄할 중앙즉응집단사령부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오키나와(沖繩) 기지의 주둔 미 해병병력(1만5천명)의 절반에 가까운 7천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감축병력의 경우 전력에 차질이 없도록 전투부대는 그대로 둔채 미군 코트니 기지에 있는 제3해병원정군사령부 요원과 후방 지원병력을 중심으로 뽑아내 괌 등으로 이전하되 이전 경비는 일본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또 중간보고에는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를 도쿄(東京)에 있는 미군 요코다(橫田)기지로 옮겨 미 제5공군사령부와 같이 자위대와 미군의 연대를 강화해 방위협력과 기지 공동사용, 공동훈련, 정보공유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이날 채택한 중간보고를 구체화해 내년 3월까지 최종보고서를 마련, 주일미군 재배치 실시 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이 중간보고서에 대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 오혜란 국장은 "미일동맹의 일체화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언제든지 미국과 일본은 연합군과 연합사령부를 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미동맹이 대중국 포위봉쇄와 대북 적대정책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이미 확인돼 왔던 것"이라며 "한미, 일미 군사동맹의 재조정 단계를 거쳐 주일미군을 매개로 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더 완성된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마기지로 이전될 '통합작전사령부'(UEX)는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주일 미 해병대와 공군 등에 대한 직접 지휘권을 갖는다고 알려지고 있다.

미국 당국은 당초 제1군단사령부를 자마기지로 이전해 극동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이르는 이른바 '불안정한 활'(arc of unstability)을 작전범위로 두어 광역사령부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일본 측이 주일미군의 활동범위를 '극동'에 한정한 '미.일 안보조약' 6조를 들어 작전 반경을 타이완 해협에서 일본까지 한정할 것을 요구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 재배치의 최대 쟁점으로 미국 측이 강력히 요청했던 UEX의 자마기지 이전을 받아들이기로 한 대신 작전반경의 축소라는 양보를 얻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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