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열렸던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던 북측의 청년학생협력단이 5일 북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경기장 응원 외에 인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공연을 갖는 등 통일 '전령사'로서의 역할을 다 했다. 이들의 공연은 연일 순식간에 매진돼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을 정도였다.

▶환영만찬 중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리진혁(18세, 가운데)군.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협력단 중 유난히 이목을 끌었던 리진혁(18세)군. 북한의 예술 전문교육 기관으로 알려진 금성학원 대학반 2학년에 재학중이며, 타악기를 전공하고 있다. 그는 뛰어난 연주솜씨와 빼어난 용모로 가는 곳마다 인기를 모았다. 여성팬들은 그가 지나갈 때마다 '리진혁'을 연호하기도 했으며, 곳곳에서 플래쉬가 터졌다.

그의 이번 방문은 지난 2000년 6.15정상회담 직전 서울에서 열렸던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의 공연에 이어 두 번째이다. 당시 그가 부른 노래 '다시 만나요'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4일 밤 '겨레하나' 주최의 환영만찬 중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인터뷰는 '민족21', 겨레하나 홍보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인터뷰에서 그는 일부 언론이 금성학원을 영재 교육기관, 상류층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로 소개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금성학원에 대해 "신문을 통해 보면 우리 학원은 부잣집 자식들이나 다니는 학교로 나온다.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사실이다"고 잘라 말한 뒤, "학교에 오는 학생은 부잣집 자식들이 아니고, 재능이 있으면 추천해 국가에서 뽑아 받아들여서 공부를 시킨다"고 강조했다.

남쪽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에 대해 "아직 배우는 학생으로 그저 높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는데도, 그것을 칭찬해줬으니 앞으로 더 잘해달라는 기대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으며, "(남쪽 사람들과)함께 통일기를 휘두를 때는 정말 사기가 나서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노상 말하는 것, 입말로 외우는 것, 6.15의 기치 밑에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외세의 간섭없이 무조건 조국 통일을 이룩하자는 것 밖에 없다"고 말을 맺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질의자는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와 민족21 서유상 기자다.

금성학원, "부잣집 자식이나 다니는 학교 아니다"

▶"타악의 왕자가 되고 싶다"
[사진 - 민족21]
□ 질문 : 5년만에 다시 남쪽을 방문한 소감은.

■ 리진혁 : 인천에 와서 다시 한번 동포들을 만나 뜨거운 정을 받으니 반갑다.

□ 전공이 타악기인가. 다룰 수 있는 악기의 종류는.

■ 훌륭한 선생님들로부터 특수 타악기인 파쿠션(퍼쿠션) 종류의 타악기를 다 배우고 있다. 파쿠션 종류의 악기라면 탐버린(템버린), 마르카스, 콩가, 쉐이까(쉐이크) 등 시간이 적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타악기 종류의 악기를 다방면으로 모두 배우고 있다. 한 20가지 종류의 악기를 다룰 줄 안다.

□ 금성학원을 소개해 달라.

■ 신문을 통해 보면 우리 학원은 부잣집 자식들이나 다니는 학교로 나온다.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사실이다. 우선 나를 놓고 봐도 나의 아버지는 운전수다. 우리 학원은 생겨난지가 40여년이 되고,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다녀가신 영광스런 학교이다.

학교에 오는 학생은 부잣집 자식들이 아니고, 재능이 있으면 추천해서 국가에서 뽑아 받아들여서 공부를 시킨다. 농민의 자식이고, 노동자의 자식이고, 간부의 자식이고 상관없이 나라에서 데려다 키우는 교육기관이다. 학생수를 보자면 작은 수는 아니다.

□ 금성학원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교육 내용은?

■ 특별히 강조하기보다는 여느 대학에서 배워주는 것과 강의내용은 같고, 과외시간에 자기 전공으로 배우고 싶은 것을 자기가 택해 배운다. 특별히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없다.

□ 2000년 내려왔을 때의 소속은. 앞으로의 전공은. 좋아하는 노래는.

■ 금성학원 예술반 성악전공이었다. 그 때는 기본 타악기였고 노래도 배웠다. 당시 남에 내려와서 노래도 3곡 불렀다.

지금 전공이 타악기인만큼 앞으로 타악기의 왕자가 될 꿈을 가지고 그를 향해 달리고 있다. 노래도 그에 못지않게 놓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서부터 장군님의 사랑, 당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장군님에 대한 노래, 당에 대한 노래 외에 더 좋아하는 노래가 없다.

□ 얼마전 조용필 공연을 혹시 봤나.

■ 우리 공연 준비하느라 그 공연은 보지 못하고 왔다고는 들었다. 이제야 돌아가서 볼 수 있다.

□ 얼마만큼 공연을 준비했나.

■ 한 보름 정도 하고 왔다.

□ 짧은 시간 동안 호흡이 잘 맞는 이유는?

■ 일심단결이란 말이 다른게 있나. 다 생활의 연장이다.

□ 좋아하는 남쪽 노래는.

■ 남쪽 노래까지는 아직 없다. 이번에 와서 부른 노래 '감격시대'가 있다. 이 노래를 어떤 사람들은 남쪽 노래로 알고 있는데, 이 노래는 계몽기 가요다. 남이나 북이나 다 부를 수 있는 노래다.

□ 하루에 연습량이 정해져 있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 한 주에 기본 강의와 전공을 따로 배우고 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한다. 하루는 전공연습하고, 하루는 기본강의를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기본강의는 여느 대학에서 배워주는 강의를 받는다.

"남측 학생들과 주로 '통일 6.15'에 대해 대화했다"

▶진혁군은 어디에서나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 2000년에 만난 학생 중에 이번에 다시 만난 학생이 있나?

■ 학생들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이번에 통일부 차관 선생님이 부인과 함께 만나러 오셨다. 당시는 어릴 때라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처음에 잘 몰랐는데 얘기 들어보고 생각해보니 '그 때 만났던 선생님이로구나' 알게 됐다.

□ 남쪽 학생들과 얘기를 나눴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많이 이야기하지 못했다.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합시다', '통일 6.15'에 대해 주로 대화했다.

□ 가장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남쪽 사람들의 환호에 대해서 기분은 어땠는지.

■ 남쪽 청년학생들고 그렇고 시민들도 그렇고 리진혁이라고 불러줬다. 아직 배우는 학생으로 그저 높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는데도, 그것을 칭찬해줬으니 앞으로 더 잘해달라는 기대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

▶겨레하나와의 연환모임을 마치고 나오는 리진혁군이 남측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 청년학생협력단으로 불러달라했는데 협력단의 의미는.

■ 부산아시안게임과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그저 응원단으로 왔었다. 이번에는 공연활동도 벌이고 응원활동도 벌이고 했기 때문에, 더 큰 범위에서 응원단이라는 것보다는 협력단이라 부르는 것이 더 좋다는 의미가 있었다.

□ 5년전 방문과 이번 방문의 차이는.

■ 같은 민족이 만나니 반가워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5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금이 더 분위기는 낫다.

□ 응원을 통해 남측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내용은.

■ 이번에 협력단이 민족의 화해와 협력를 위해 남측 인민들의 기대에 보답했다면 더 이상 기쁜 것이 없다. 열광적으로 박수를 쳐주고 재청도 보내줘서 고마웠다.

□ 그동안 남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 한민족, 한동포, 한혈육으로서 불편없이 대해줘서 인상이 깊었다. 함께 통일기를 휘두를 때는 정말 사기가 나서 응원하게 됐다.

□ 남쪽에서 통일운동을 열심히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다른 것 없다. 우리가 노상 말하는 것, 입말로 외우는 것, 6.15의 기치 밑에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외세의 간섭없이 무조건 조국 통일을 이룩하자는 것 밖에 없다. 외세를 남녘에서 몰아내고 우리 힘으로, 우리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자는 것 그 말 뿐이다. 통일의 그날까지 앓지 말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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