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 이강호 기자 (tongil@tongilnews.com)

 

▶스피어헤드함에 한국군 병사들이 승선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강원도 동해시 해군 1함대 군함부두에서 미 육군의 초고속전장지원함(Theater Support Vessel)함인 스피어헤드호(TSV-1X)의 병력 및 장비 수송 시범이 열렸다.

초고속전장지원함은 유사시 분쟁지역에 미군이 신속하게 병력과 장비을 이동시키기 위해 운용하고 있으며, 스피어헤드함의 경우는 전장 98m에 배수량 1,800t의 수송선으로 병력 300명, 화물 700t을 탑재하고 최대 속력 42노트(약 76km/h)로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군 탱크를 탑재하고 있는 스피어헤드함.[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미연합사 공보관은 한미연합 전시증원의 관건은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수송하는 것이며, 스피어헤드함 1척이 C-130 수송기 19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시간 또한 일본 오키나와에서 24시간만에 한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스피어헤드함은 지난 18일 동해항에 입항 해군 1함대와 함께 19일부터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스피어헤드의 함장인 패트릭 메이(Patrick S. May) 준위는 이 수송함이 8명의 장교와 23명의 병사로 운용되고 있으며 지난 해 5월 미 버지니아주를 출발 쿠웨이트와 호주를 거쳤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는 오키나와와 괌에서 미군 병력을 태우고 전남 광양에서 미군 병력을 내린 뒤 동해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어헤드함 내에는 한국군 탱크 1대, 장갑차 2대, 지프 1대, 사격지휘차량 1대, 지게
차 1대가 전부였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날 훈련은 한국군 1개 중대 병력과 1개 포대의 장비를 스피어헤드함에 실고 22일 새벽 동해를 떠나 진주로 입항하는 내용이었으며 훈련 목적은 유사시 신속한 후방지원이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군 병력과 장비가 수송됐지만 원래는 주한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수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병 장비를 운용한 11사단의 한 장교는 "미군이 후방으로 상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군이 대체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피어헤드함에 승선해 있는 한국군 병사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번 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단순 수송한다는 사실만이 강조됐다. 훈련 공개 행사가 '보여주기'식으로만 진행되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또한 미군의 훈련에 한국군을 동원해 '구색' 맞추기라는 인상이 짙었다. 이러한 모습은 20일 스트라이커 부대 훈련 참관행사도 마찬가지였다.

스피어헤드함에 승선했던 12사단의 한 부사관은 이번 훈련에 대해 "전투 장비와 병력 등 물자 수송에 참가해 단지 느껴본다는 방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어헤드함에서 내리는 한국군 병사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편, 미국은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수송함의 경우 민간 회사에서 임대 형식으로 이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송함 곳곳에 붙어있는 'www.incat.com.au'라는 제조회사 표식이 이를 잘 증명해 주었다.

기자가 이 수송함에 탑승해 본 결과 군함이라기 보다는 대형 주차장을 갖춘 여객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수송함 2층에는 객실과 바(bar)도 마련돼 있었다. 이 수송함을 운용하는 미군의 경우도 한 켠에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환영현수막이 을씨년스럽게 걸려있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틀 간 참관하며 기자는 이 훈련이 정말로 군사적 필요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들 눈을 피해 다른 어느 곳에서 정말로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이 훈련 자체가 전시용이거나 다른 정치적 의도를 지닌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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