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탁구계의 원로인 정길화(70)씨가 최근 탁구기술과 관련한 책을 펴냈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정씨가 펴낸 책은 '탁구지식 300가지'와 '탁구전서'(제1권) 등 2권으로 북한 체육계에서 "국보적 가치를 갖는 귀중한 재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10년전 탁구계를 떠난 그는 북한의 탁구 발전에 기여하려는 뜻에서 책을 발행했으며 앞으로 '탁구전서'의 연속편을 펴낼 계획이다.

북송교포 출신인 정씨는 12세 때 탁구를 시작해 평생을 탁구와 함께 살아왔다.

정씨는 어릴 때부터 세계탁구선수권 보유자를 이길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일본에서 국제경기에 나가려면 일본인으로 국적을 바꿔야만 가능했다.

"희망을 버릴지언정 민족의 넋은 버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탁구를 포기했던 정씨는 1960년 북한으로 간 뒤 다시 탁구채를 잡았다는 것.

이어 1960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1회 인민체육대회 탁구개인 단식에서 우승해 고(故) 김일성 주석의 표창을 받았으며 그후 세계선수권대회 등 많은 국제경기에서 북한 탁구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또 1980년대에 선수생활을 은퇴한 이후 평양시체육선수단 탁구감독으로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후배들을 육성했다.

중앙통신은 정씨가 펴낸 책에는 "공화국 공민의 의무를 다하면서 애국의 삶을 이어온 정씨의 고결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며 "그가 비록 육체적으로 노쇠했지만 나라의 탁구발전을 위해 애쓰는 마음은 끝이 없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정씨는 1950년대 후반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할 당시 탁구 후진국이었던 남한 선수들에게 신기술을 알려주기도 해 국내 원로 탁구인들에게는 친근한 인물이다.

2000년 7월 평양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모란봉의 통일탁구대회 때 심판위원장을 맡았다.

정씨의 막내 아들인 광혁(28)씨도 탁구선수로 북한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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