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9~25일 진행될 한ㆍ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과 독수리연습에 대해 대북 침략훈련이라고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군사연습이 "침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공화국에 대해 '폭정의 전초기지'로 규정하고 우리와 절대 공존하지 않겠다는 것을 정책화한 미국이 대화와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침략적 본성을 다시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는 한ㆍ미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데 머물러 있지만 북한은 앞으로 각종 대남 관련 기구와 단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남한과 미국에 대한 비난과 압박 수위를 더욱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군사연습은 북한이 '2.10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이후 북ㆍ미관계가 첨예한 가운데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연습이 지난해 수준이라고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북핵문제 등이 얽혀있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앙통신이 이날 "군사연습 계획을 발표함에 있어서 호전광들은 기존의 상식을 깨뜨리고 전쟁전야로 바짝 접근했던 지난해 군사연습의 내용을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고 비난한 데서도 북한의 긴장감은 드러났다.

RSOI연습 등 한ㆍ미 군사연습이 방어훈련에 중점을 둔 연례적인 것이지만 북한은 한ㆍ미간 각종 군사연습에 대해 북침을 위한 '시험전쟁', '예비전쟁'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해 RSOI연습에 대해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등의 담화 및 성명과 언론매체를 통해 "대북 핵 선제 공격을 노린 북침 전쟁도발 책동"이라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해 나선다면 부득불 정당방위를 위한 강력한 자위적 조치를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 해병대원 8천여명이 참여하는 '프리덤 배너 04'로 명명된 대규모 훈련이 북한과 멀지 않은 경기도 평택에서 처음으로 실시돼 더욱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부대 대변인은 "평택은 우리의 기존 한반도 훈련지역보다 크게 북상하는 곳"이라며 "평택에서 훈련이 이뤄진 적이 없어 이번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1차 북핵위기가 조성됐던 1993년 3월 열린 팀스피리트 훈련과 관련, 같은달 8일 '김정일 최고사령관 명령 제0034호'를 통해 이 훈련을 '북침을 위한 예비전쟁ㆍ핵시험전쟁'이라며 전체 북한군 및 무장력에 대해 준전시(準戰時)상태를 선포했다.

이어 12일에는 중앙인민위원회 제9기 7차회의에 팀스피리트 훈련과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사찰로 야기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문제를 의제로 상정, 1985년 가입했던 NPT 탈퇴를 전격 결정했다.

북핵문제와 군사연습을 둘러싼 북ㆍ미간 갈등과 한반도 긴장상태는 당시와 올해가 매우 비슷하다.

올해 군사연습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최고인민회의 제11기 3차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연기된 시점에서 나온 데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의 강경한 입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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