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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 원장 고영구)이 드디어 스스로의 '진실고백'을 선언했다.
이른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 이하 국정원발전위)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오충일 위원장은 "나는 다만 진실을 말하는 새 세상을 만들고 싶지 누구도 정죄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국가정보원 내 국가정보관 3층 강당에서 국정원발전위는 본격활동에 앞서 민간위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활동경과와 사건조사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7가지 우선조사 대상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충일 위원장을 비롯해 안병욱 간사위원, 김만복 기조실장(국정원측 간사위원), 곽한왕, 이창호, 박용일, 문장식, 한홍구 위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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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 현대사를 바로 세워나감은 물론 과거의 인권침해 및 월권과 탈법행위 등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 봉사기관'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발전위는 작년 11월 2일 출범, 미래 12차 회의를 개최해 오충일 목사를 위원장으로,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와 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을 간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또한 작년 연말에 민간조사관 10명, 민간조사지원팀 2명을 선발하여 국정원 계약직 직원으로 임용하였고, 이들과 국정원 직원 10명으로 조사팀 구성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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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선 조사대상 선정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의혹사건 가운데 사회적으로 의혹이 큰 사건, 시민.사회단체 및 유가족 등 사건 관련자들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사건으로서 향후 진실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건을 우선 조사키로 결정하였다"고 밝히고, 7건을 우선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우선조사 대상 7건 |
부일장학회강제헌납 및 경향신문 강제매각사건, 동백림 간첩단 사건, 1,2차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 KAL 858기 실종사건,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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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7건중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및 경향신문 강제매각사건'은 '정수장학회' 관련 사건이다.
국정원발전위는 이어 우선조사대상 7건 선정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우선조사대상 7건 선정이유 |
인권탄압 사건이면서 반정부 활동에 대해서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을 내세워 탄압한 전형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국내의 정치적 탄압이 국제 사회에 어떤 파동을 일으켰는가라는 부분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며, 따라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안에서의 독재정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이야기 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5. 김형욱 실종사건 |
안병욱 민간조사위원 간사의 우선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조사위원들은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국정원발전위가 이날 7건의 우선조사 사건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게 돼 앞으로의 조사결과가 주목되고 있으며, 이 기구는 1차로 2년간 조사활동을 벌이게 되고 시한이 경과할 경우 추가로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모저모> "나도 '신세진 사람'" | ||||||
'기억에 남는 일' 서울시청 인근 프레스센터 앞에서 버스로 출발한 기자일행이 서초구 내곡동에 자리한 국정원에 도착하자 개별적으로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우루루 버스에 올랐다. 이때 함께 승차한 국정원 공보담당 관계자가 "여러분을 환영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되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첫 인사를 건네왔다. '기억에 남는 일'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어서 이 말을 되뇌이고 있는 순간 바로 '기억에 남는 일'이 벌어졌다. 버스가 정문 승차지점 10여m 앞 현관에 멈춰 기자들이 내리게 된 것. 뒤늦게 버스에 승차한 기자들 왈 "가장 짧은 버스여행이었다. 확실히 기억에 남을 일이다". '터널을 뚫어야 하나' 고민하는 국정원 직원들의 마음씀씀이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이런 기자회견은 처음' 20여명 안쪽의 주요일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첩단 사건 발표 정도로 이용됐던 국가정보관 2층이 비좁아 3층 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도 "이런 기자회견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긴급가설한 인터넷 회선연결을 직원들이 도와주었고, 기사전송을 위한 전화와 팩스도 설치돼 있어 기자들이 현장에서 속보를 바로 전할 수 있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2층에서 중국요리로 점심까지 얻어먹은 기자들, "세상 많이 좋아졌네". '조선, 문화와는 말 안한다' 이날 기자회견은 자리가 자리인 만큼 독특한 장면들도 많았다. 인터넷 매체들중 오마이뉴스와 통일뉴스가 취재에 나섰고 특히 지난 1월 28일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5가지 우선조사 대상을 보도했던 통일뉴스 기자에게는 조사위원들과 국정원 직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어디서 알았느냐?". '신세진 사람'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끝나고 마무리 발언에 나선 오충일 위원장이 "저도 그동안 안기부에 밥도 먹고 잠도 잔, '신세진 사람'인 데 이번에 와서보니까 이미 국정원은 많이 달라져있었다"고 말해 기자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조사위원중 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을 제외한 조사위원들이 대체로 민주화운동 경력자들. 캐보면 '신세진 사람'이 더 있을 법. 평소 KAL858기 사건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도 국정원 입구쪽에서 집회나 시위를 벌인 KAL858 가족회나 대책위를 취재한 적은 있어도 국정원 기자회견에서 공식 질문을 할 기회가 올 줄 몰랐다. 급한 마음에 별렀던 질문을 던졌으나 돌아온 대답은 "김현희 소재는 국정원에서 모르고 있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경우에는 수소문하여 위치를 파악하여 필요한 진술에 응할 수 있게끔 하겠다. 그리고 가능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정원도 모르는 일, 알려고 하지도 않는 일이 있기는 있는 모양. |
KAL858기가 도대체 어디로 증발됐는지, 또 김현희가 어디 있는지 누구의 관리하에 있는지도 맞춰내리라 기대합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