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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주기로 열리는 이 회의에서는 군사주의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는 여성들이 어떻게 그에 대항하고 군사주의에 맞서 평화문화를 일구어 가는지 서로 공유하고 공동의 행동을 조직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21일 도착한 필리핀은 한여름 날씨였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푹푹 찌는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나는 각 지역의 여성들과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눈다. 2002년 서울에서 열린 4차 회의 후 다시 만난 사람들도 있고 새롭게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회의는 한국에서 준비한 여신제로 첫 시작을 알렸다. 6명의 여사제들이 순조로운 행사 진행을 염원하는 기원문을 낭독하고 평화의 꽃씨를 뿌리며 회의장 가득 평화바람을 불러온 것이다.
다음 날 현장방문, 3일간의 소그룹 회의, 그리고 공개회의와 연대의 밤 등 7일간의 필리핀 여성회의 여정은 고통스런 현장의 목소리와 그 속에서 딛고 일어서는 희망이 되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들이 만들어 가는 평화문화를 느끼고 행동하게 만들었다.
군사주의로 인한 필리핀의 고통스런 현장과 그 안의 희망
- 전쟁, 성매매, 환경오염 그리고 여성들
22일 군사주의로 인한 필리핀의 피해 현장 4곳을 나누어 방문하였다.
필리핀 루손섬 북부 마파니크 지역은 2차 세계대전 후반기인 1944년 11월 23일 퇴각하던 일본군이 마을 남성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나이에 관계없이 여성들을 집단으로 강간, 마을 전체 주민들의 삶을 통째로 유린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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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손섬 중북부 올롱가포시와 안헬레스시는 각각 미해군과 미공군이 주둔했던 지역이다. 1992년 기지협정이 만료되어 주둔 미군이 철수한 후에도 방문군의 형태로 미군들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각 지역은 모두 미군 기지촌과 성매매, 환경오염으로 심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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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미공군기지 주둔지였던 안헬레스시 또한 환경오염에 따른 주민피해가 심각하다. 미군이 철수하면서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고 매립한 땅 위에 주민들을 거주하게 하여 소아암, 백혈병, 유산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미국 정부나 필리핀 정부 모두 그들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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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는 주둔하는 미군은 없다. 대신 훈련을 위해, 테러전쟁을 위해 방문하는 미군들이 많다.
필리핀 한 여성활동가는 한국이나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 반대운동이 심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필리핀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미국의 군사훈련, 실험장 : 하와이, 비에케스
필리핀 현장뿐만 아니라 하와이, 미국, 비에케스에서 참가한 여성들의 증언들은 다른 지역과 비슷한 고통과 행동을 벌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하와이 여성들은 미국의 식민지를 인정하지 않았던 선조들이 미국 정부에 보낸 저항서를 100년이 넘은 후에 미국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유명한 관광지로만 알고 있던 하와이가 미 육군, 해군, 해병대, 공군의 무기 실험장으로 게다가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이 위치한 엄청난 규모의 전쟁 연습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스트라이커 부대 훈련장을 하와이에 건설하려는 계획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작년 8월 스트라이커 부대가 훈련차 들어온 경험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nohohewa.com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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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는 천연자연보호구역이라는 명분으로 접근.개발 금지구역을 설정하여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구역은 오염상태가 너무 심각하여 더 이상 군사시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금지시키고 있다.
그들에게 앞으로 남은 일은 '깨끗한' 비에케스를 '돌려받는' 일이다. 환경 정화도 문제이지만 돈이 많은 미국 본토 사람들이 비에케스 땅을 사서 별장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들과 경쟁하기에는 비에케스 사람들은 너무 가난하다.
비에케스, 하와이, 필리핀 여성들은 대규모 미군기지를 반환받게 되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모두 환경정화문제를 언급했다. 미국이 자신들의 돈을 들여 완전하게 정화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미군을 돌려보내지 말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여성들의 공감(共感)과 공동행동
회의장 한 켠을 장식한 퀼트는 비에케스 여성들이 준비한 것이다.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여성들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신들의 삶을 하나의 천조각에 표현하고 그것들을 이어 만든 퀼트 작품은 그 자체가 여성들의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회의 기간 내내 전사(warrior)라 불리운 하와이 여성이 마지막 연대의 밤에 보여준 민속춤은 무엇을 위해 그들이 싸우는지 언어를 통하지 않고서도 알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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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리'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성매매 여성생존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쓰이는 그림그리기는 자신을 표현하고 바라보게 한다. 이 행위의 공통점은 모두 참가하고 기뻐하고 서로와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폭력을 대신할 평화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마지막 연대의 밤, 여성회의 기간동안 느끼고 소망한 것을 담은 재현극이 펼쳐졌다. 전투기와 무기들이 병원이나 학교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참가자의 소망을 배우들은 스스로 해체하는 전투기가 자신의 잔해를 병원과 학교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회의 기간 내내 언어 스트레스 때문에 변비에 걸렸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적 연대를 만들고 싶다는 참가자에게는 그림, 노래, 극을 보여주며 화장실 다녀온 시원한 표정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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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공동행동이 어우러질 때, 군사폭력을 지운 자리를 메꾸어 평화의 문화가 생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 여성이 한국의 촛불시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이번 회의를 통해 공동의 촛불행사를 제안했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평화의 촛불이 켜질 때 우리는 다시한번 공감과 공동행동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어머니의 눈물
예전에는 김치담는 것이 정말 고된 일이었습니다.
한접, 두접 단위로 김장을 했지요. 요즘 아이들
한접이 뭔지 잘 모를겁니다. 배추 100포기를 한접이라고 하지요.
추운 겨울날 꽁꽁 얼어붇은 냇가에서 배추를 다듬고
소금에 저리는 일부터 고난의 시작이였지요,
양이 너무 많아서 주변에 친구, 친척들을 다 동원해서 함께 했답니다.
저린 배추를 씻고 또 씻어내고,
너무 손이 시려서 따뜻한 물에 잠시 손을 담갔다가,
준비한 양념을 배추 한꺼풀 한꺼풀 일일이 바르는동안
얼어붙은 고무신은 움질일때마다 찌적 찌적 소리를 내었지요.
힘들게 만든 김치를 독에다 묻고나면 얼은 발이 너무 시려서
아랫목에 이불을 둘러쓰시고 한동안 꼼작도 못할 만큼
힘든 일이었습니다.
김장 하시는 도중에 김치 한보쌈 싸서 입에 넣어주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것은
어머님의 피와 땀이었습니다.
때로는 짜다고 때로는 싱겁다고 신경질도 내고 짜증도 냈습니다.
경솔했지요, 맛없다고 남긴 김치를 지짐으로 찌게로 전으로
아주 다양하게 요리해 주셨지요,
그것들은 손맛이라기보다 어머님의 눈물 이였습니다.
이제 그 눈물을 우리가 대신 하겠습니다.
집에서 만든 것과 똑같이 온갖 정성을 다 들여서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인터넷 주소창에 “김치” 딱! 두글자로 접속됩니다.
이가락김치 www.okim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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