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혁 기자(bhsuh@tongilnews.com)


미국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 입장이 표명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유럽연합과 미사일문제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2일, 이틀간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웨덴을 방문한 북한 외교부 최수헌 부부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미사일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뜻을 분명히 했지만, 미국의 새 정부가 대화를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부장은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북한과 대화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이면서, 북한의 미사일은 국가 위엄과 자주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유럽연합과 미사일 대화 용의

그의 발언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북한을 겨냥한 많은 미사일과 핵무기가 배치돼 있고 북한은 어떤 종류의 공격에도 반격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98년 자체의 기술로 (서방에선 대포동미사일로 알려진)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텔레콤 위성이나 정찰위성과 같은 위성을 발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현재 인공위성과 위성 이동수단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수헌 부부장의 설명이다.

한편, 미국내에서 부시 정부의 대북 대화 기피와 강경 입장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핵합의를 이끌어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도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AP와 로이터통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부시 정부가 제네바 합의 변화를 검토하는 것은 옳지만,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먼저 한국, 일본과 협의해야 한다고 22일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부시 정부는 북한에게 제네바 협정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또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대신할) 화석연료를 처음부터 제공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북한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클린턴 정부때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로 일한 할퍼린도, 북한이 오랫동안 "도발적인" 행동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얻을 방법을 시위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부시 정부가 북한과 관계를 갖지 않으면 북한은 또다른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의 그런 조치는 북한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 행정부내 공화당 인사들과 의회로부터 부정적인 반작용을 야기할 것이라 우려했다.

미사일협상 기피는 미사일방어망 구축때문

부시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관련 기술의 수출문제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이같은 점을 클린턴 정부때와 같이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려고 하기보다는 미사일방어망 구축의 명분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 21일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우리의 위성 발사가 순수 평화적 목적의 과학기술 개발에 지나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래도 "위성발사가 미국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면 대리발사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미사일 수출은 외화벌이를 위한 것이므로 그에 해당한 외화보상이 담보(보장)된다면 수출을 중지할 수도 있다는 타당한 제안도 여러 차례 미국측에 제기한 바 있다"고 재확인했다.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담당 실무급 인사들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문제를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여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시 정부는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대한반도정책의 불안정성을 둘러싸고 이미 민주당과 정책연구집단의 비판과 지적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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