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은 24일 북측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고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명예회장 조문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 장관급회담의 서영교(徐永敎) 남측 대표는 이날 송 단장을 비롯해 북측 대표단이 잠시 머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송 단장을 조우, 연기되고 있는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미국의 대북정책 등 남북현안과 관련된 남측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 대표는 이에 대해 `북측 대표단에 대한 경호 등 정부가 책임지는 안전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라고 밝혔을 뿐 북측 대표단과의 만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대표단이 오늘 오후 1시 조금 넘어 신라호텔에서 도착한 뒤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과 면식이 있는 정부 고위당국자간 사이에 인사 정도만 나누는 수준의 자연스런 조우만 잠시 이뤄졌다`면서 `양측 사이에 깊이있는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날 남측 관계자와 송 단장간의 만남에서 남북현안에 대해 비록 깊숙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지라도 우리측의 입장 등을 북측 지도자에 간접적으로 충분히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북측의 조문단 파견은 남북 분단사상 최초인데다가 조문단을 이끄는 송 단장이 지난해 제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성사시킨 중국 베이징(北京) 비밀협상의 북측 주역이어서 그의 짧은 체류일정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고려항공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 낮 11시10분께 입국한뒤 낮 12시23분께 서울 청운동에 마련된 정 전 현대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이어 오후 1시 조금 넘어 신라호텔로 이동, 간단한 식사와 휴식을 취한 후 오후 5시께 같은 비행기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장용훈기자 200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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