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와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가 22일 고(故)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 유가족에게 각각 조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 두 단체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아태평화위의 송호경 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조문단이 정 전 명예회장을 애도하기 위해 24일 오전 특별기편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아태평화위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으로 지난 94년 10월에 창립됐으며 외부에는 `비정부 평화애호기구`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는 창립 목적을 "아촵태 지역에서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며 이 지역 사람들의 사회정치적, 경제적 발전에 유리한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적극 벌여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직구성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김용순 위원장 밑에 전금진, 리종혁, 송호경, 김형우 등이 부위원장으로 있고 강종훈 서기장이 사무총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간부급은 노동당의 부부장이나 내각 상과 부상급(우리의 장차관급에 해당)의 대우를 받으며 그 밑에 실무를 담당하는 참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아태평화위는 특히 대(對)남한 협상과 대일본 외교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현대와의 금강산 관광사업 북측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나 일본과의 수교 교섭의 주기관인 `조.일우호협회` 구성원 대부분이 이 단체의 구성원과 중복 편성돼 있는 점은 이를 반증한다.

이 단체는 최근 대남 부문 접촉 창구 역할을 민경련(회장 정운업)과 민족화해협의회(회장 김영대)로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민경련은 북한의 대남 민간부문 교류협력 가운데 경제협력 문제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단체다.

민경련은 지난 98년 6월 정주영 당시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했을 때 영접한 정운업씨가 이 단체의 회장 직함으로 나옴에 따라 실체가 확인됐으며 광명성경제련합회에서 지난 98년 5월께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됐다.

정무원 시절 대외경제위원회 산하 단체로 출발한 이 단체는 광명성총회사, 삼천리총회사, 개선무역회사,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고려상업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고려상업은행은 재미교포의 자본유치를 목적으로 재미교포들이 공동투자한 500만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99년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프로젝트 및 전자제품 임가공사업 등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세부 남북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한 북측 상대방도 이 단체 산하 개선무역회사였다. 이 회사는 스푼, 나이프, 포크 등 스테인리스제품의 수출입도 담당하고 있다.

또 삼천리총회사는 종합상사이고 광명성총회사는 납, 아연, 카드뮴 등 비철금속 및 가공제품, 화강암 등의 비금속광물, 농수산품 등의 수출입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철기자 2001/03/23)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