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망과 관련,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4명의 조문단 파견을 통보해옴에 따라 분단 사상 첫 남북간 조문이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이에앞서 지난 94년 7월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일성 주석 사망직후 당시 이부영(李富榮)의원이 국회에서 행한 고 김 주석 조문 발언으로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소위 이부영 조문파동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그해 7월 8일 김 주석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자 당시 민주당(서울 강동 갑) 소속이었던 이 의원(현 한나라당)이 같은 달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김일성 주석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고 17일로 예정된 추도대회에 조문사절단을 파견할 용의가 없느냐 "고 정부에 그 필요성을 제기한 것.

당시 이 의원의 발언은 당시 집권 여당인 민자당과 민주당간에 새로운 `색깔론`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민주당사에는 하루 종일 항의전화가 쇄도,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이 의원은 조문발언이 정치쟁점화 되자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김일성의 죽음을 애도한 것이 아니라 김일성 사후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일.중.러 등이 앞다퉈 북한과 관계개선을 이뤄려는 상황에서 가장 깊게 관계를 맺어야할 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은 현명치 못하기 때문에 신뢰구축의 방법으로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의 조문발언 파문과 관련, 당시 이홍구 통일 부총리가 12일 국회외무통일위에서 "일부 야당의원들의 조문단 파견요구는 국민적 합의가 아니다"면서 "북한에 조문단을 파견하거나 조의를 표명하는 것은 일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입장을 밝힘으로써 파문이 일단 가라앉았다. 그러나 당시 `조문발언`은 남측의 조문여부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합뉴스 김상환기자 200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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