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낸 사실을 잇따라 전하는 가운데서도 미국이 남한에서 대북 압살을 위한 무력증강을 노골적으로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대미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날 오후 3시 평양.중앙방송에 이어 5시 중앙텔레비전 방송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정 전 명예회장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중앙방송은 그러나 "얼마 전 남조선에 대한 새 형의 전투기 도입을 기회로 침략적인 군사장비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제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됐다"며 미측의 남한에서의 군비증강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 미국의 대북 `무력압살 책동`을 비난했다.

이 방송은 △아파치 헬리콥터의 신형으로 교체 및 개량형 탱크.포.전투차량과 각종 비행기의 남한 배치 △지난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신형으로 교체 △오산 미공군기지에 B-1 폭격기 새로이 배치 △최근 특수작전용 헬기 증강 계획 발표 등을 사례로 든 뒤 "미제가 1989년부터 남조선 인민들의 피땀으로 이뤄진 미군 유지비로 각종 군사장비의 현대화와 미군 훈련장 꾸리기 등 100여개 대상에 들이민 돈은 지금까지 10억2천5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이미 남조선에 1천여개의 핵무기를 배치한 미제가 남조선 강점 미공군에 기총탄용으로 열화우라늄탄을 끌어 들인 것은 비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일련의 사실은 미제가 새작전계획 `5027-98`의 실현을 위한 침략무력증강에 얼마나 무분별하게 날뛰고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날 미국이 분열의 장본인이자 통일의 `극악한 원수`라는 등으로 격렬히 비난했다. (연합뉴스 정일용기자 2001/03/23)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