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제10차 북-일 수교협상이 양국이 기본입장을 서로 주장하는 가운데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일 제1차 회담을 가진 양국 협상단은 기존에 밝혀온 자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화 북한측 협상단장은 북한은 일본과 수교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위해 일본이 과거 식민통치 기간동안의 과거사에 대해 문서로 사죄하고 이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일본측은 북한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우며 일본의 안보와 직결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문제와 과거 70-80년대 일어난 일본인 납치의혹 문제 해결을 강조하였다.

일본인 납치의혹문제에 대해 일본측은 최소 10여 명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북한측은 이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나서 이 문제가 양국간 수교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평행선을 그리자 양국 협상단의 일부는 어제 저녁 별도의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하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공식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경우 오늘 있을 제2차 회담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이 갖고 있는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입장을 좀더 살펴보면 그 가능성이 엿보인다. 먼저, 북한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 및 배상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대일 수교를 추구하는 대전제 아래 조정될 수도 있다.

즉 일본이 이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일 경우 일본의 주장을 검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교협상이 열리기 전 북한은 일본인 납치의혹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북한의 주장을 무조건 부정하기 어려운 입장이므로 북한이 일본인 납치의혹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 북한의 주장과 병행하여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 수교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국제적 고립의 완전 탈피와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로, 일본은 동북아의 질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라는 점에서 공통의 국가이익을 자리잡고 있다.

이번 협상으로 향후 수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협상의 향배는 오늘 제2차 회담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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