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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지의 운명공동체를 위하여-정도상기획입국과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에 반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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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8.08  2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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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상(통일맞이 사무처장)


1. 기획입국의 검은 유령이 대지의 운명공동체 위를 떠돌고 있다

우리 역사 속에는 대지의 운명공동체가 존재해왔다. 비록 지도상으로는 국경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대지와 함께 하는 인간의 삶 속에서는 국경이란 큰 의미가 없었다.

옛 고구려 시절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만주와 두만강 압록강 지역은 대지의 운명공동체로 묶여 있었다. 종족도 달랐고 언어와 문화도 달랐지만 대지는 그 모든 것을 품어냈으며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도록 그 자락을 넓게 펼쳐 놓았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강을 건넜다. 그 강은 국경이었지만 대지의 차원에서 보자면 국경이 아니었다. 강을 건넌 사람들은 그곳에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렸고 아이를 낳았으며 문화를 형성했었다. 그리고 또 아이가 자라면 강을 건너 시집과 장가를 보냈다. 그들의 가족은 강을 사이에 두고 오고 갔으며 그리움과 깊은 정을 나누었다. 그것이 바로 대지의 운명공동체였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삶의 온전성을 지키기 위해 울고 웃었다. 때때로 삶의 온전성에 위험이 닥쳐오면 유랑민이 되어 대지를 떠돌기도 했었다. 그 대지 위에서 삶을 지키기 위해 격렬하게 투쟁하기도 했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대홍수가 있었고, 대기근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강을 건넜다. 친척집이나 혹은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일을 해주고 식량을 구한 사람들은 다시 강을 건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왔으니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한 불순한 세력들이 있었다. 최초에는 남측 정보기관이 대지의 운명공동체를 유랑하는 사람들 중에서 정보 가치가 있는 인물들만 특별히 선별해 남측으로 입국시키면서 대대적으로 정치선전을 해댔다. 그들의 정치선전은 북측에 대한 증오를 키웠고 남측의 정치정세에 변화를 가져오곤 했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인간을 품어왔던 대지의 운명공동체가 정치선전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강을 건너왔던 사람들을 싹쓸이로 체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체포를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비극이 잉태되기 시작했다. 대지의 운명공동체가 허용했던 삶의 온전성이 균형을 잃고 흔들리며 파괴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대지의 운명공동체는 남과 북의 평화공존보다는 분단에 기생하여 정치적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반통일세력들에 의해 악의적인 왜곡과 '기획입국'으로 인해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대지의 운명공동체를 파괴하면서 그들은 그것을 '인권운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은 인권운동이 아니라 조직적인 '범죄'였다. 강을 건너온 '대지의 운명공동체에 속했던 사람'들을 자신들의 정치적이며 종교적인 목적을 위해 '탈북자'라고 함부로 불렀다. 범죄자들의 가슴 속에는 사랑보다는 증오가 깊었다. 삶의 온전성을 보호하여 인권의 참된 가치를 실현하기 보다는 눈앞의 정치적 목적과 종교적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기획입국이었다.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북경에 있는 외국대사관이나 영사관 밖에 방송사와 통신사를 불러놓고 마치 영화를 촬영하듯이 연출자의 신호에 의해 '탈북자'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사람들은 담장을 뛰어올랐다.
 
그렇게 치밀하게 준비되고 연출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획입국'되었다. 인권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붙어 있었지만 기획입국은 결국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주요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갔다. 분단체제에 기생하는 세력들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이었다.

분단체제에 기생하는 세력들에게 대지의 운명공동체는 안중에도 없었다. 자신들의 목적 즉, 북을 증오하고 붕괴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주의 국경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 선교회들의 태도와 자세를 보면, 선교사들을 앞세운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게 해주고 있다. 20세기 이전, 제국주의자들은 군대를 보내기 전에 반드시 십자가와 성경을 든 선교사들을 먼저 파견했었다.

선교사들은 복음전도의 사명이라는 신성한 의무감에 미지의 땅으로 갔으나, 결국엔 제국주의 침략군의 선봉대 역할을 하고 말았다.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와 롤랑조페 감독의 『The Mission』을 보면 복음을 앞세운 선교사들이 대지의 운명공동체를 얼마나 참혹하게 파괴했는지 잘 표현되어 있다. 

기획입국의 검은 유령이 북간도의 대지 위를 떠돌고 있는 한 남북의 평화적 공존과 통일은 크게 위협받을 것이 분명하다. 검은 유령은 이제 날개를 접어야만 한다.

2. 이라크 소년은 베트남 소녀를 기억하고 있다  

2004년, 현재 인권유린으로 세계와 인류를 깊은 절망으로 빠트린 국가는 어떤 국가인가? 이라크, 보스니아, 리비아? 그것도 아니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가? 이들 국가 때문에 세계와 인류는 절망하지 않았다.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미국과 미군들에게 있어 이라크 포로는 인간이 아니었고, 애완동물보다도 못한 존재에 불과했다. 또한 우리는 자유와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된 팔루자 학살의 주범도 미국이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 기억은 나치의 아우슈비츠 학살을 떠올리게 했다. 나치와 미국의 공화당이 내세운 논리는 표현은 다르지만 내용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결과는 피비린내의 대량학살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닮은꼴이었다. 

베트남 소녀가 있었다. 벌거벗은 채 두 팔을 벌리고 울며 걷는 소녀의 뒤에는 거대한 폭격이 자행되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이며 언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친구들 모두 미군의 폭격에 죽었다. 홀로 남은 소녀를 미국은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보호했다. 가족과 친구를 몽땅 학살한 뒤에, 겨우 학살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에게 엄청난 관심을 쏟아 붓는 것이 과연 인권이고 휴머니즘인가?

미군의 폭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소년을 치료해주고 있는 영국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학살 범죄에 동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반인권의 범죄에 인류는 깊은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미국은 얼마 전 하원에서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북핵 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북측을 영원히 고립시키고 붕괴시키겠다는 노골적인 침략행위의 신호탄이었다.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때를 대비하여 미리 준비한 야비한 술책이었다.

'북한인권법안'은 증오에 기초해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소위 탈북자의 인권과 삶의 온전성을 생각한다면, 혹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사랑한다면, 그들을 대지의 운명공동체 안으로 고스란히 돌려보내는 법안을 마련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지의 운명공동체를 파괴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다. 인권이라는 지고한 가치 뒤에 숨어 제국주의 침략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대지의 운명공동체를 파괴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미군의 군화와 탱크와 전투기가 가는 곳마다 인권유린과 대량학살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세계와 인류는 인간의 삶이 온전하게 보호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라크 사람들에 대한 사담 후세인의 인권유린보다 더 지독한 인권유린이 미국에 의해 자행되었다. 그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범죄행위였다. 심지어 초가삼간 속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미국의 눈에는 빈대만 보였고 초가삼간 속에 사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은 초가삼간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함께 불태우며 '인권'을 외쳤다. 여기에 대해 인류는 절망했다.

미국은 인류의 절망에 대해 대답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테러의 위협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다. 미국은 인류의 영원한 적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친구로 남을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한다. 인류의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북한인권법안'을 당장 철회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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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독자 () 2004-08-11 15:49:00
맞습니다.. 뭔가 더 깊은 논거가 있었으면 하는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여튼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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