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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핵심을 비껴간 NLL사격사건 합동조사 -장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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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7.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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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준(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


7월 23일 NLL 사격 사건의 합동조사 결과는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합동 조사단의 결과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관련자들의 판단 착오 또는 보고 태만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7월 14일 사격 사건의 진상과 원인을 밝히는 것이었다. 따라서 합동조사단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합조단이 간과한 핵심적 내용 두 가지

첫째, 남측의 해군이 북측 경비정의 송신 사실을 왜 숨겼는가 하는 점을 간과하였다. 애초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관련 당사자들은 북측의 송신 사실이 없었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북측이 8차례나 송신한 사실을 밝혀졌다. 또한 북측의 송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한라산, 백두산'이라고 교신 부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으나 이것 또한 거짓임이 확인되었다. 관련 당사자들은 이 사실과 관련하여 두 번씩이나 상부를 기만하고 국민을 속인 것이 된다.

'중국 어선이 남하하고 있다'는 북측 교신 내용을 '기만 통신'으로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 그 판단의 정확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 그 사실 자체를 '보고 과정'에서 생략하고, 북측의 적법한 교신 자체를 마치 없던 것으로 거짓말한 것에 대해 조사하고 그렇게 거짓말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밝혀야 했다.

둘째, 북측에서 송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측의 경고 사격이 가해진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간과하였다. 설령 북측의 '기만 통신'으로 판단했다 하더라도 그같은 기만 통신과 당시의 정황이 과연 '경고 사격'을 가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남측 해군의 교전 수칙에 의한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도 확인하였듯이 남과 북은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같은 사실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출동을 방지하기 위해 장성급 회담에서 여러 가지 통로의 통신 수단을 사용할 것에 대해 합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NLL 인근으로 북측 경비정이 접근했다는 것 자체가 '경고 사격' 요건이 될 수는 없으며, 북측이 이미 여러 차례 송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남측 해군의 '경고 사격'은 더욱 그 요건을 상실한 것이 된다. 따라서 남측 해군의 경고 사격이 교전 수칙에 의한 정당한 행위였다는 주장은 냉전적 논리와 남북 관계 발전을 무시한 무리한 적용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합동조사단 역시 "북측이 '한라산-백두산' 등 남북간에 합의된 호출부호를 사용했고 중국 어선이 부근에 위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만교신을 했다고 판단키 어렵다"고 함으로써 관련 당사자들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왜 그들이 '기만 통신'이라는 자의적 판단으로 '경고 사격'이라는 무리한 행동을 하였는가 하는 점을 조사해야 하는 것은 상식에 해당한다.

이번 사건의 본질 세 가지

첫째, 남북 관계 발전을 바라지 않는, 오히려 남북 관계의 경색을 바라는 일부 군 강경 세력들의 '의도적 군사 도발'이라는 점이다. 이는 합동조사단의 결과에서 확인된다. 7월 24일 조영길 국방장관은 국회 보고에서 해군작전사령관이 보고를 누락한 이유로, 북측의 기만 통신으로 판단되어 보고할 가치가 없었고 보고 시 사격금지 명령을 우려했고 언론에서 사격의 부당성을 지적할 것에 대한 우려였다고 밝혔다.

즉 남측의 사건 관련자들은 'NLL 인근의 북측 경비정(혹은 중국 어선)'에 대한 충분한 확인.검토 없이 '경고 사격'을 한 셈이 되며, 이것을 감추기 위해 즉 그들의 행동을 무마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아왔던 것이다.

특히 6월 3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합의한 "상대측 함정과 민간선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는 사항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행위는 결코 '근무 태만'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남북 합의 사항을 위반하고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기 위한 '의도적 군사 도발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통일을 원하지 않는 냉전 수구 세력들의 조직적 행위였다는 점이다. 물론 'NLL 인근의 북측 경비정(혹은 중국 어선)'에 대한 '경고 사격' 자체가 의도적으로 조직된 행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이후 특히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보여왔던 모습은 의도적이었건 결과론적이었건 이남 사회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 위한 조직적 행위로 나타났다.

남측 일부 군부 세력이 남북간에 충돌을 야기시키고, 일부 언론에서는 '북쪽의 호전성'을 선동하고, 반통일적 정치인들은 이같은 허위 사실을 갖고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국민들의 안보 심리를 자극하는 이른바 한치의 빈틈도 없이 진행된 '냉전 체제 부활의 삼각 체계'가 가동된 것이다.

셋째, 정부와 여당을 흔들기 위한 고도의 정치 군사적 행위였다. 냉전 수구세력들은 지난 3월 12일 의회 쿠데타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시도했다가 4.15 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총선 결과 소위 민주개혁 성향의 국회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냉전 수구세력들은 다시금 위기 의식을 느끼기 시작하였으며, 최근 남북 장성급 회담 등 남북 관계의 진전, 국가보안법 철폐의 움직임 등으로 인해 그들의 위기 의식은 더욱 커졌다.

여기서 다시 그들은 무언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꺼리'를 찾아야 했으며, 'NLL 인근의 중국어선(북측 경비정)'의 등장과 그에 따른 남측 해군의 사격 사건은 그들로서는 이번 사건이야말로 남북 관계 경색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압박 그리고 17대 국회의 민주개혁적 행보에 대한 제동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꺼리'였던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냉전수구세력과의 대결을 강화하는 것

분명 'NLL 사격 사건'은 '의도적인 군사 도발'이며, 이는 노무현 정부에 대상으로 한 '노골적인 도전'이었다. 또한 남북장성급 회담에서의 합의사항에 대한 '전면적 거부'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최근 급변하는 정세 변화를 역전시키기 위한 의도적 행위였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계속해서 조작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냉전수구세력과의 치열한 세력 대결일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대응은 그와 같은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조사 결과 역시 미흡하기 그지없고 문책의 범위나 수준은 상식 밖이다.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고 조국의 통일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냉전수구세력과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과 같은 현상은 결코 무마시키거나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정면 대결과 정면 돌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정부는 즉각 재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간과한 핵심적 내용을 다시 조사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의도적 사격' 명령을 내린 책임자와 이 사건을 축소.왜곡.은폐시킨 모든 관련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 관계를 보다 진전시켜야 한다. 그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냉전수구세력들의 방해를 제거하는 유일한 길이다. 조문 파동으로 인한 경색 국면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여 남북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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