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남북한 종교교류가 새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7대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27일부터 사흘간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와 접촉을 갖고 6.15 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 공동개최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을 위한 세미나도 개최한다.

불교계의 경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실무대표단이 이달 말 또는 내달초 북한을 방문, 조선불교도연맹과 회담을 갖고 5월말 금강산에서 `남북 불교지도자 통일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조계종은 지난 4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기원 법회를 계기로 연내 신계사 복원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북한측과 물밑접촉을 계속중이며, 5월 1일 부처님 오신날에 남북 공동법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또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인 송월주 전 총무원장과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등 불교계 인사 4명도 20일부터 북한을 방문, 남북한 불교교류 문제를 논의할 계획.

개신교의 경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8월 15일을 전후해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 행사를 적극 추진중이며, 조국통일기도동지협의회는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초청으로 피종진 목사 등 대표단 7명이 4월 10일부터 17일까지 평양을 방문, 봉수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볼 계획이다.

천주교는 신성국 신부 등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5명이 대북 지원물품의 분배 상황을 돌아보기 위해 13일 북한 조선가톨릭교협회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 16일 장충성당에서 남북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방북중인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 등과 만나 지난해부터 추진됐던 7대 종단 지도자의 북한 방문 문제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인적 교류와 함께 종교계의 대북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불교종단협의회는 지난 8일 외투 700벌, 자전거 60대 등 5천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북한에 지원했고,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도 최근 양말 10만켤레 등 5억원 상당의 물품을 북한에 보냈으며, KNCC는 북한의 가정교회에 TV와 VCR 겸용제품인 TVCR 300대를 지원하기로 하고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발한 교류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종교지도자들이 남한 방문 초청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고, 종교간 대화와 협력이라는 `염불`보다 대북 지원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6.15 공동선언 이후 종교계의 남북교류는 한 차원 높은 단계로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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